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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휴진 첫날, 큰 혼란 없었지만…환자들 "불안해 내원"

17일 오전 환자가 1명도 없는 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 채혜선 기자

17일 오전 11시쯤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2동 암센터. 진료 간호사를 황급히 찾은 한 30대 부부는 “의료 파업 때문에 걱정돼 와봤는데 수술을 받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경기도 수원에서 왔다는 이 부부는 “다음 달 1일 유방암 수술을 앞두고 있는데 주변에서 보면 며칠 전 취소 문자가 갑자기 온다더라. 수술을 제때 받을 수 있을지 불안해 먼저 병원을 찾았다”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2동 뇌신경센터 접수처에서 만난 70대 A씨도 “뇌출혈 수술을 최근에 받았는데, 앞으로 진료가 가능할지 걱정됐다”며 대기석에 풀썩 주저 앉았다. 뇌종양 수술을 앞뒀다는 한 남성도 “취소 문자가 올까 봐 조마조마했다”라며 “오후 3시 진료인데 (진료가) 취소되진 않았지만 걱정돼 오전에 일찍 왔다”고 말했다.

휴진 방침에도 혼란 없다지만…환자들은 불안
서울대병원 일부 교수들이 무기한 집단 휴진에 들어간 첫날인 17일, 서울대·분당서울대·서울특별시보라매·강남센터 등 4개 병원에서는 우려했던 만큼 큰 혼란은 없었다. 진료 취소 안내를 받은 환자들이 병원을 찾지 않으면서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진료가 취소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병원을 찾는 환자가 적지 않았다. "환자들의 불안과 고통을 외면한다"는 불만도 터져나왔다.

17일 오전 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 교수 4명의 이름은 있는데 '진료 중' 표시는 없다. 채혜선 기자



이날 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 전광판에는 교수 4명의 이름이 떠 있었는데, ‘진료 중’으로 표시되는 교수는 한 명도 없었다. 진료실 앞은 대기 중인 환자도 없어 텅 비어있었다. 병원 관계자는 “월요일 근무가 맞는데 암센터 4명 교수 등이 진료를 보지 않았다. 휴진에 참여한 거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휴진을 불허한 원장 방침에 따라 교수들이 직접 외래 등 진료 변경을 했다. 이 때문에 병원 측은 “휴진율 파악이 당장은 어렵다”고 설명한다. 다만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진료과 전체가 휴진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병원 노동조합 관계자는 “휴진에 따라 외래·수술이 실제 변경됐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콜센터에 적잖게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17일 한산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남수현 기자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암 병동 혈액암센터는 대기 환자가 없어 조용한 분위기였다. 전광판에는 대기환자 ‘0명’이라는 안내가 떠 있었다. 암 병동 곳곳에는 ‘휴진을 시행하며 환자분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서울대 의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서울대 의대 비대위)의 대자보가 붙어있었다.

비대위 측은 대자보를 통해 “휴진으로 인해 큰 불편을 겪으시는 모든 분께 사과의 말씀 드린다”라며 “이번 휴진은 (교수로서의) 책무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절실한 외침이다. 이익을 지키거나 힘을 과시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서울대 의대 비대위에 도움을 주고 싶어 우리과는 자체적으로 일주일 휴진을 결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해당과 교수들은 외래를 한주 미루고, 급한 환자들은 지난주에 진료했다고 한다. 이 교수는 “교수 휴진 참여율이 그간 저조하다 보니 ‘이번에는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서울대병원의 휴진율은 20% 정도로 추산된다. 서울대 의대 비대위가 앞서 예고한 휴진 참여교수 비율(54.7%·529명)이나 예상 휴진율(40%)을 밑도는 수치다. 비대위 관계자는 “주 단위 집계라 휴진율은 매일매일 달라질 수 있다”라며 “휴진에 참여하는 교수 수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 비대위나 병원 측 모두 이날 “큰 혼란은 없다”고 설명한다. 응급·중증 환자에 대한 진료는 이뤄졌고 일정이 변경됐는지 모르고 병원에 온 환자에 대해서는 진료 안내를 정상적으로 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환자들은 혼란보다는 불안을 호소했다. 한 달 전쯤 암 수술을 받았다는 70대 여성은 “매주 월요일에 받던 방사선 진료 일정이 이날 휴진 때문인지 지난주로 당겨졌다”라며 “치료 기간 내내 이런 식으로 일정이 갑자기 변경될 거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뇌신경센터 앞에서 만난 70대 여성도 “뉴스에선 별문제 없다고 하지만 외래가 1시간씩 늦어지고 있다. 오늘도 교수님 2명이 안 계신다”고 한숨을 쉬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비대위는) 진료가 취소된 환자가 내원하면 진료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내부 시스템상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유방암환우회인 비너스회의 장선희 팀장은 “당장 응급 환자가 아니라고 해도 암 환자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중증환자가 되는 것”이라며 “(교수들이) ‘물에 빠진 사람에게 발이 닿고 있으니 괜찮다’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안타까워했다. 이날 환우회에는 유방암 환자 3명이 불편 민원을 접수하고 갔다고 한다. 장 팀장은 “아픈 사람이 진료받는 건 당연한 권리인데 지금은 다행이라고 말한다. 이게 정상인 사회냐”고 반문했다.

서울대 의대 비대위 언론 담당인 오승원 서울대병원강남센터 교수는 “문자를 통해 환자들의 진료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라며 “비대위 자체 서식으로 전날(16일) 기준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각각 환자 200명의 민원을 처리했다.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최대한 요구를 반영하려 한다”고 말했다.



채혜선.남수현(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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