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 건물에 ‘한국정부 비방’ 빔프로젝터 논란
5개월째 대통령 비난 글 올려
진보단체 ‘LA촛불행진’이 주도
일각서 “한국 망신”…중단 촉구
주민의회에 시위 반대 청원도
12일 저녁 버몬트 애비뉴와 6가 인근에 있는 11층 오피스 건물에는 ‘김건희 #디올백#뇌물 수수#주가 조작’이라는 문구가 대형 빔프로젝터 이미지로 띄워져 있었다.
이 밖에도 ‘윤석열 탄핵’, ‘김건희 구속’ 등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는 내용의 문구들이 지난해 말부터 시작되어 벌써 5개월 넘게 매일 같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눈살을 찌푸리는 모습이다.
루시아 정(70·LA한인타운)은 “이것을 본 미국인들이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겠냐. 멀리 떨어진 미국에서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국제적 망신이다”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정식으로 승인을 받고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본지 확인 결과 이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진보성향의 한인 단체인 ‘LA촛불행동’으로 밝혀졌다.
단체의 대표는 올리비아 김씨로, 약 80명의 회원이 소속 되어 LA한인타운에서 윤석열 정부 퇴진 운동 및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진보성향 시민단체 ‘촛불행동’이 모태인 LA촛불행동은 지난해 11월 창립총회를 열고 단체를 공식화했다.
주요 멤버 중 한 명으로 알려진 박신화 목사는 지난달 4일 한국에서 진행된 ‘88차 촛불대행진’ 행사에서 “윤석열 탄핵 이미지 빔을 위험을 무릅쓰고 LA 중심가 건물벽에 쏘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지난 2022년 10월 25일 LA총영사관 정문 앞에서 올리비아 김 대표가 나홀로 시위를 했던 것을 시작으로 수십명과 함께 지난주 토요일(4월 27일)까지 100차례 윤석열 퇴진 시위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이어 “민주정권을 지켜온 고국 민주시민들과 함께 해외동포로서 검찰 독재정권이 끝날 때까지 촛불을 활활 타오르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빔프로젝터 시위뿐만 아니라 매주 토요일마다 LA총영사관 앞에서 진행되는 LA촛불행동의 시위를 두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시위현장의 공공안전 문제를 지적하며 인근 주민과 업주 86명은 서명이 담긴 청원서를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WCKNC)에 제출했다.
시끄러운 스피커와 피켓으로 운전자들의 시선을 빼앗아 자칫 사고가 날 수 있고, 버스 차선으로 내려오는 시위자들로 위험하다는 내용이다.
시위 현장 인근을 자주 오간다는 주민 홍정수씨는 “좁은 거리를 막고 있어 주민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허가 없이 가로수에 배너를 걸어놓아 운전할때 사람이 잘 안 보여 위험하다”고 말했다.
WCKNC 새뮤얼 서 대의원은 “시위대가 유동인구가 많은 윌셔길에서 공공안전에 위협을 주고 있다며 주민들은 불만을 제기해왔다”며 “또한 보수, 진보를 떠나 우리의 얼굴인 영사관 앞에서 한나라의 대통령이 희화화되고 나쁘게 비치는 것에 대해 보기 좋지 않다는 의견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14일 LA촛불행동 김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시위에 관한 민원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시위할 때 반대 단체와 부딪히면 소란이 생기지만 경찰에게 '평화 시위를 해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받기도 할 만큼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 대부분 잘하고 있다며 격려해주시고 가시는 분들이 80~90%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당할 때까지 시위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장수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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