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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거야, 패트 숙려기간도 없앴다...입법 독주용 법안 4건 발의

더불어민주당이 11개 국회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10일, 다른 한편에서 민주당은 입법 독주에 날개를 달아줄 국회법 개정안 4개를 발의했다. 171석 거야(巨野)가 마음만 먹으면 쟁점법안 처리 기간을 대폭 줄이거나, 정부 시행령을 사실상 사전 검열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예상된다.

11일 오전 국회 안팎은 묘하게 술렁댔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민주당 의원들이 전날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 4개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올라왔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신속하게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 개정안”이라고 설명했지만, 여당에서는 “민주당 입맛에 맞춰 국회법을 기괴하게 개조시킨 악법”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여야가 22대 국회 원 구성을 놓고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불참 속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야당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정책위의장인 진성준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 처리 단축 개정안’은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법안의 숙려 기간을 대폭 줄이도록 했다. 현행 국회법은 패스트트랙 지정 안건에 대해 상임위가 180일 이내에 심사를 마치고, 법사위 회부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체계·자구심사를 마쳐 본회의에 부의하도록 한다. 본회의 부의 뒤에도 최대 60일의 숙려 기간을 거쳐야 자동 상정돼 본회의 테이블에 오를 때까지 최장 330일이 소요된다.

하지만 개정안은 상임위 심사 기간을 180일→60일, 법사위 심사 기간을 90일→15일로 단축했다. 60일의 숙려 기간은 아예 없애버렸다. 이에 따라 상임위 재적위원 5분의 3만 확보하면, 아무리 민감한 법안이라도 발의한 지 75일 만에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할 수 있다. 민주당이 조국혁신당 등 군소 야당과 손잡으면 정보위를 제외한 17개 상임위에서 재적위원 5분의 3을 넘긴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의 ‘시행령 수정·변경 개정안’은 정부가 시행령을 개정할 때 입법 예고안을 국회에 의무적으로 제출하고, 상임위가 수정·변경을 요청할 수 있게 했다. 수정·변경을 요청하면 정부는 즉시 처리 계획 등을 상임위에 보고해야 한다. 여당 관계자는 “한마디로 사전검열”이라고 꼬집었다. 민 의원은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및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검찰 직접수사권 확대 등 행정 입법이 상위 법률의 취지를 왜곡하는 사례가 많다”며 “잘못된 행정 입법에 대한 상임위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10일 오후 국회의장실을 찾아 항의농성을 하고 있다. 뉴스1
황정아 의원의 ‘상임위 개의 규정 개정안’은 국회 상임위 개의 때 여야 간사 협의를 의무화한 규정을 무력화했다는 평가다. 현행 국회법은 ‘상임위원장은 위원회 의사일정과 개회 일시를 간사와 협의해 정한다’고 규정하는데, 개정안은 ‘상당한 노력에도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위원장은 국회의장에게 중간보고하고 의사일정과 개회 일시를 정할 수 있다’는 예외 문구를 뒀다.

김한규 의원의 ‘국회의장 임기 개정안’은 현행 ‘2년’으로 못 박은 국회의장 임기 조항을 ‘후임자가 선출될 때까지’로 확대했다. 후반기 원 구성 협상 때 국회의장 공백을 없애자는 명분이지만, 여권에서는 “원 구성 협상이 공전하면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의 임기를 무기한 연장하려는 꼼수”라는 반론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11일 통화에서 “핵심 상임위 독식도 모자라 국회법까지 거대 야당의 입맛대로 개정하려는 저의가 무엇이냐”며 “겉으로는 국회법을 지키라고 여당을 압박하면서, 뒤로는 다수 의석을 활용해 국회법을 입맛대로 뜯어고치고 있다. 이거야말로 의회 독재”라고 비판했다.



정용환.김정재.전민구.황수빈(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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