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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프리즘] 5만8000건 역대급 하자…‘휜스테이트 논란’ 속 입주 시작

최경호 광주총국장
지난달 9일 오후 전남 무안군 오룡지구 내 힐스테이트 아파트 건설 현장. 12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전남도 아파트 품질점검단’이 단지 구석구석을 살펴봤다. ‘역대급 하자’ 논란을 빚은 ‘힐스테이트 오룡’의 하자를 종합 진단하는 절차였다. 무안군은 입주예정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전남도와 함께 품질점검단을 긴급 투입했다.

시공·구조·설비 전문가 등이 참여한 하자 점검 결과는 참담했다. 외관 공사가 끝난 아파트 외벽이 휜 게 대표적이었다. “집안 내부도 벽면의 수평이 맞지 않거나 천장 구조물이 휘어있다”는 주장도 사실로 확인됐다. 건물 창틀과 바닥에서는 타일이 깨지거나 틈새가 생긴 곳들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이를 두고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선 ‘휜스테이트’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전남 무안군 ‘힐스테이트 오룡’이 지난 4월 하자를 지적받을 당시 아파트 콘크리트 외벽이 휘어진 모습. [중앙포토]
‘힐스테이트 오룡’의 하자 문제는 입주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1차 사전점검 때 불거졌다. 입주예정자들은 지난 4월 26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사전점검 후 5만8000건의 하자를 제기했다. “830가구인 아파트에서 가구당 70건에 달하는 하자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온 배경이다.

입주예정자들은 인·허가권자인 무안군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무안군 누리집에 130개가 넘는 글을 올리며 ‘준공허가를 절대 해주지 말라’고 했다. 이들은 ‘아파트 무너져서 사람이 죽어야 말을 듣죠?’, ‘건설사의 횡포를 막아주세요’ 등의 글을 통해 무안군청을 압박했다.



논란이 커지자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 측이 사태 진화에 나섰다. 전남도의 하자 점검 당일 항의집회를 열 예정이던 입주예정자들을 상대로 즉각적인 하자 보수를 약속했다. 이튿날인 지난달 10일에는 홍현성 대표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공식 사과도 했다.

홍 대표의 사과 후 현대엔지니어링은 대대적인 하자 보수 끝에 지난달 30일 준공허가를 받아냈다. 하자보수 기간 하루 평균 600여 명이 투입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입주예정자들은 지난달 31일부터 입주를 시작해 이날 현재 50여 가구가 입주한 상태다.

입주민들은 진통 끝에 입주에 동의했으면서도 밝지만은 않은 표정이다. “대규모 하자가 발생한 아파트라는 오명이 단기간에 잊히긴 어렵다”라는 지적 때문이다. 일부 입주민 사이에선 “좋지 않은 소문 때문에 집값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크다. 입주민들은 “3개월간 하자보수팀 50명 이상을 남겨달라”고 시공사 측에 요청했다고 한다. 또 단순한 하자보수를 넘어서 아파트 브랜드의 신뢰를 회복할 정도의 품질 확보도 기대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이런 입주민들의 요청과 기대에 화답해야 한다. ‘1군 건설사’라는 이름값을 믿고 분양받은 아파트가 ‘휜스테이트’라는 말을 들어서야 되겠는가.





최경호(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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