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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 인사이트] 55년 1등 지킨 오뚜기 카레 롱런 비결은?

Editor's Note
‘갓뚜기’라는 별명으로 친숙해진 오뚜기가 창립 55주년을 맞았습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카레를 상품화하고, 3분 시리즈로 간편식 시장을 열었죠. 트렌드 변화가 빠른 식품업계에서 수십년간 롱런할 수 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일에 진심인 사람들을 위한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co)이 김현위 오뚜기 식문화원장을 만났습니다. 그는 1986년 입사해 오뚜기에서만 37년 근무한 전문가인데요. “무모한 모험을 시도한 것”이 역설적으로 한 조직에서 오래 일한 비결이라고요. 카레 55년 비하인드부터 커리어 롱런 비결까지, 김 원장의 목소리로 들어보시죠.
오뚜기 중앙연구소에서 만난 김현위 식문화원장. 사진 폴인, 최지훈


이토록 카레에 진심일 수 있을까
Q. 카레 하면 '3분카레'인데요.
국내 최초로 가정간편식HMR 시대를 연 대표 상품이죠. 1981년에 '3분' 시리즈를 출시했어요. 출시 8년 만에 매출 1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훌쩍 뛰었어요. 주말 여가문화가 활성화된 시기와 맞물리는데요. 당시 전자렌지가 보급되며 레토르트 제품이 본격적으로 도입됐어요. 방금 조리한 카레와 풍미 차이가 거의 없고 조리법이 간편하니 시장 반응도 뜨거웠죠.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이 21억개가 넘어요.

국내 분말카레 시장은 900억원 정도로 추정되는데요. 그중 오뚜기 시장점유율은 84.6%예요. 1등이 가지는 혜택도 물론 있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무겁죠. 거저 주어진 타이틀이 아니니까 이를 지키기 위한 더 많은 몇 배의 노력과 철저함이 있어야 해요.

Q. '3분카레' 이전에도 카레 제품이 있었나요?


요즘 고객들에겐 레토르트 제품이 익숙하지만, 사실 1969년에 분말 카레 형태로 처음 한국에 카레를 소개했어요. 당시엔 카레가 아주 낯선 음식이었어요. 카레의 고향은 인도지만, 일본을 통해 한국에 처음 소개됐죠. 일본이 고형 카레 위주라면, 우리나라는 오뚜기가 처음 소개한 형태인 분말카레가 더 대중화됐어요. 우리나라 주식인 쌀과 어울리고, 또 분말 타입이라 유통과 보관이 편하죠.

1969년 초기 소개된 오뚜기카레의 모습. 자료 오뚜기

카레에는 '순카레'라고 부르는 20~25가지 향신료가 들어가요. 낯선 음식을 한국인 입맛에 맞게 만들기 위해 '매운맛'에 중점을 뒀죠. 당시만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순한맛·약간 매운맛·매운맛 3종으로 커스터마이즈한 경우는 거의 없었죠.


매운맛을 좌우하는 요소가 고추와 후추인데요. 산지별, 품종별, 시즌별로 매운맛 정도를 데이터화해 과학적으로 관리하고 있어요. 특히, 최근에는 매운맛에 대한 선호가 강하잖아요. 사회 환경이나 기후 변화 요인이 커요. 그래서 트렌드를 반영한 한국인 고유의 친숙한 매운맛과 적정 강도 조정 등에 관한 연구도 병행하고 있죠.

Q. 지금껏 체감하기로, 고객 반응이 가장 폭발적인 제품은 뭐였나요?
백세카레입니다. 2003년 출시했는데 지금까지 1억 8000만개 팔렸어요. ①건강을 지향하는 '백세(100세)라는 네이밍 ②웰빙이라는 시대적 흐름 ③강황의 항산화 효과에 대한 인식 확산. 이렇게 3가지가 제품 속성으로 맞아 떨어지면서 성공적인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고 봐요.

실제로 삼성서울병원·대학들과 함께 향신료 건강 기능성에 대한 연구도 2000년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백세카레 인지도가 높아진 것도 핵심 원료인 강황의 효능이 밝혀지면서예요. 2008년부터는 ‘카레 및 향신료 국제 심포지엄’도 격년으로 후원하고 있어요. 이쯤이면 카레에 진심이라고 봐도 되겠죠?(웃음)

3박자가 맞아떨어진 백세카레는 지금까지 오뚜기의 히트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자료 오뚜기

Q. 카레 55년의 역사가 그냥 만들어진 건 아닌 것 같네요.
" 우리는 언제나 고객이 사용하기 쉽고 풍성하다고 느끼도록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Easy+Rich). "
선대 함태호 회장께서 자주 하신 말씀이에요.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불편을 감수하고 우리가 만든 제품이 부족하다고 느껴야 한다고 하셨지요. 고객이 100점이라고 하면 모를까, 저희가 스스로 '우리 100점이야' 라고 하면 절대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없다고요.

Q. 좋은 말씀이지만, 실천하기란 어려울 것 같은데요.
맞아요. 이런 'Easy+Rich'가 카레에 적용된 사례가 바로 2009년에 탄생한 '과립형 카레'예요. 그 전까지는 분말카레를 조리할 때 카레 가루를 따로 물에 풀어 넣었는데요. 카레가 잘 녹지 않는다는 불편함이 있었어요. 카레엔 소량의 밀가루가 들어가는데, 이게 물에 잘 풀리지 않았거든요.

연구소, 제조공장, 설비팀이 다 함께 모여 문제 해결 프로젝트에 들어갔죠. 원료를 대체도 해보고, 조리법도 바꿔보는 수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쳤어요. 결국엔 카레분말 입자 표면을 코팅해 잘 녹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죠. 제조공정과 공장 설비를 완전히 바꿔야 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여서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결국 성공했죠. 끓는 물에 바로 넣어도 뭉치지 않는 과립형 카레를 국내 최초로 출시하게 됐어요. 카레 전 제품에 적용해 편의성을 개선했죠.

또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카레의 위생적인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향신료의 잔류 농약과 이물 관리예요. 저희만의 안전성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서 운영하고 있어요. 현지 작황뿐 아니라 선적 전·통관 전 샘플링해서 안전성을 확인하고, 제조 전에도 다단계로 검증하고요.
55년 업력? 트렌드 반영 못하면 1등 못 지켜
카레 역사를 설명하는 김 원장의 모습. 사진 폴인, 최지훈

Q. 요즘 가장 집중하는 건 뭔가요?

농장부터 식탁까지 모든 과정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ESG경영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어요. 그래서, 원료부터 식사 이후 폐기까지 전 과정에 주목하고 있어요. 제조산업 환경이나 음식 문화의 패러다임이 많이 바뀌고 있으니까요. 원료공급·제조·소비 단계에 관여한 모든 분들과 그 환경을 보호하고 동반성장하기 위해 추진 중이에요.

특히 카레의 경우, 주 원료의 해외 수입 의존도가 높은 편이에요. 그래서 국내 생산을 다각도로 시도하고 있어요. 카레의 핵심 향신료가 강황인데요. 제주와 음성에서 각각 시험 재배를 해봤는데, 양적인 측면에서 기대만큼 생산이 이뤄지지 않았어요. 열대성 작물이라 우리가 원하는 품질 규격 수준의 커큐민 함량도 나오지 않았고요. 하지만 원료의 국내 수급 가능성을 위해 끊임없이 실험하고 있어요.

Q. K푸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어요. 체감하시나요?
요즘 컵밥 형태로 나온 한식풍 덮밥이나 냉동 피자의 반응도 뜨거워서 놀랐어요. 특히 피자는 한국이 원조가 아닌데도요. 불고기 피자나 콤비네이션 피자처럼 오히려 한국 스타일로 재해석한 피자가 글로벌한 인기를 얻고 있고요. 또 과거엔 쫄깃한 식감 때문에 외국인 선호가 떨어졌던 떡볶이도 마찬가지예요. K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면서 시장 반응이 좋아졌어요. 저희 입장에서는 해야 할 일이 많아졌으니 좋죠(웃음).

Q.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제품에 어떻게 녹이나요?

크게 2가지 부분에서 대응하고 있어요.
① 트렌디한 메뉴 개발: 오즈키친 브랜드 출시
집에서도 다양하고 고급화된 메뉴를 즐기려는 수요가 늘고 있어요. 기존 오뚜기 카레가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빠르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면, '오즈키친' 브랜드는 변화한 식생활 문화에 초점을 뒀어요. 인도식·태국식·일본식 현지화 카레 6종을 개발했죠.

태국, 일본, 인도 등 현지 카레 특성을 살린 오즈키친 브랜드. 자료 오뚜기

② 조리법 개발: 정수기마다 다른 끓는 물 온도 대응법

조리기구가 다양화되며, 이에 맞게 조리법도 달라질 필요가 있어요. 예를 들어 컵밥이나 라면 같은 편의제품 중 '끓는 물을 OO만큼 붓고, O초 또는 O분 경과 후 드세요'' 라는 안내문구가 표기돼 있는데요. 최근엔 가정과 편의점에 정수기가 보급돼 있는 경우가 많잖아요. 정수기마다 끓는 물 온도가 조금씩 달라서 최적의 조리법을 찾아내는 실험을 별도로 했어요. 제품개발에 있어서 다양한 조리기구의 등장을 고려한 입체적인 준비와 검증이 앞으로는 계속 더 필요할 것 같아요.

하루하루의 업무일지 쌓여 만든 37년

″저도 몰랐던 적극성이 숨어 있더라고요.″ 사진 폴인, 최지훈


Q. 여성으로, 늘 '최초'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녔을 것 같은데요.
자랑스럽지만, 책임감도 무거워요. 예전엔 여성이 과장직만 맡아도 눈에 띄었어요. 지금은 저희 연구소 절반이 여성 직원이에요. 사내엔 부서장도 많아요. 성별로 튀는 시대는 완전히 지났죠. 업무엔 남녀가 없잖아요.

다만 후배들에게 강조하는 건 있어요. 업무를 하다 보면 자기 앞에 놓인 숙제를 해결하는 데만 급급한데요. 적극적으로 새롭고 다양한 일에 부딪치고 안목을 키우라고요. 그러다보면 회사, 그리고 사회가 움직이는 큰 흐름을 보는 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라는 말처럼요.

Q. 37년. 요즘엔 드문 재직년수입니다(웃음).
그런데, 37년의 숫자만큼 실감이 나진 않아요. 처음엔 오뚜기 중앙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입사했어요. 막연하지만 전공을 살려서 연구소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에서 식품과학회 회원 명부를 뒤져, 지금은 고인이 되신 오뚜기 연구소장님께 무작정 편지를 썼는데요... (후략)
더 많은 콘텐트를 보고 싶다면?
아이덴티티를 지킬 것인가, 트렌드에 맞춰 변할 것인가. 모든 브랜드의 고민입니다. 그 답을 찾아, ‘요즘 감각을 탑재한’ 올드 브랜드를 만났습니다.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지만, 요즘 세대도 좋아할만한 제품과 콘텐트를 기획하고 만드는 비결을 들어봤습니다.

책보다 재미있다고? 유튜브 '민음사TV' 10만 구독자 비결 https://www.folin.co/article/2190
"어쩐지 요즘 라면 맛없더라" MZ 충격…'빌런' 미원이 준 반전 https://www.folin.co/article/2585

55년 1등 지킨 오뚜기 카레 롱런 비결은? https://www.folin.co/article/8545



▶지금 ‘ 폴인’에서 확인하세요.



폴인(folin@folin.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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