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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가계부채 관리에 주담대 갈아타기 ‘뚝’…두달 새 반토막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독과점 구조를 깨고, 금리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대환대출 이용실적이 최근 들어 급감했다. 정부가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는 과정에서 전체 대출 총량을 늘리지 않는 대환대출까지 제한한 것이 ‘정책 엇박자’를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주담대 갈아타기, 두 달 새 절반 밑 ‘뚝’
11일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 동안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갈아탄 금액은 총 1조6949억원(9167건)에 달했다. 하지만 이후 주담대 갈아타기의 금액과 건수는 계속 급감해 지난 4월에는 8021억(4490건)까지 떨어졌다. 2월과 비교해 두 달 새 갈아타기 금액의 약 52.6%가 감소한 것이다. 17일까지 실적만 집계한 지난해 주담대 갈아타기 금액은 2980억원(1597건)이었다. 현재 추세를 유지한다고 가정해 한 달 전체로 환산하면, 지난달 전체 주담대 갈아타기 금액은 지난 2월의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차준홍 기자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비대면으로 한 번에 금리를 비교하고, 대출 갈아타기까지 할 수 있는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는 금융당국의 대표적인 정책 성공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신용대출을 시작으로 올해 초에는 금액이 큰 주담대와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까지 도입되면서, 누적 기준 10조원이 넘는 ‘머니무브’가 이뤄졌다.

대출 총량 안 늘리는 대환대출까지 제한
이렇게 잘나가던 대출 갈아타기 기세가 꺾인 주요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과도한 가계부채 관리가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세를 막기 위해 올해 초 은행별로 목표 대출 증가율을 설정해 두고, 이를 지키도록 유도하고 있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각 은행의 대출 증가액 집계에 대환대출까지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대환대출은 다른 대출을 갚고 새로운 대출로 옮겨 타는 것이기 때문에 전체 가계부채 총량을 늘리진 않는다. 하지만 은행들이 대환대출까지 포함해 올해 신규 대출을 일정 수준 늘리지 못하게 압박받으면서, 대출 갈아타기를 적극적으로 유치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다만,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담대 대환대출 실적이 최근 줄어든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라면서 “서비스 출시 초반에 필요한 사람들이 상당수 대출을 이미 갈아타기를 했기 때문에 최근 들어서는 수요가 줄어든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銀 “가계대출 관리에 대환 금리 경쟁 어려워”
스마트폰 대출비교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금리 비교를 시작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송 의원이 확보한 대환대출 인프라 실적을 보면, 금액이 많지 않은 신용대출이나 전세대출 갈아타기 실적은 주담대와 달리 월별로 계속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금액이 큰 주담대 갈아타기만 유독 2월 이후 급감했다. 주담대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대출이다.

실제 올해 초 낮은 금리를 제시하며 갈아타기 열풍을 일으켰던 인터넷전문은행(인뱅)들도 주담대 가산금리를 1월 대비 지난 4월 모두 큰 폭으로 올렸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대환대출까지 포함해 대출 증가액을 관리해야 하다 보니, 금리 경쟁을 하며 적극적으로 대출 갈아타기를 유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정부가 금리경쟁 제한하는 꼴, ‘정책 엇박자’
가계대출 증가세를 금융당국이 억제할 필요는 있지만, 전체 가계대출 총량을 늘리지 않는 갈아타기까지 대출 증가액으로 포함한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로 인해 정부가 유도했던 대환대출 경쟁이 제한되면서, 금리 인하 경쟁이 무색해지는 등 ‘정책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점은 문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환대출은 이미 기존에 나간 대출과 동일한 것인데 이것을 신규 대출 증가분에 넣는 것은 대출 증가액을 두 번 집계한 것과 같다”면서 “가계 부채는 어느 정도 억제할 필요가 있지만, 반대로 대환대출은 오히려 더 활성화해 은행 간 경쟁을 일으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남준(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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