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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휴전지지 결의안 채택...美 블링컨 "네타냐후, 휴전안 확약"

6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인 한국의 황준국(앞줄 왼쪽) 주유엔 대사가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보리 긴급회의를 시작하며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유엔 안보리는 미국이 제안한 가자지구 3단계 휴전안에 대한 지지 결의안을 채택했다. EPA=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휴전을 이끌어내려는 미국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오는 11월 대선 전 어떻게든 전쟁을 종식시키고 나아가 중동의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유대 국가인 이스라엘 간 관계를 정상화해 외교 성과로 인정받으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구상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서 휴전안을 준수하겠다는 약속을 재차 받아냈다"고 밝혔다.

미국은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가자지구 휴전안 지지 결의를 이끌어내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에 휴전안 수용을 압박하고 나섰다. 6월 안보리 의장국인 한국의 황준국 주유엔 대사 주재로 열린 이날 긴급회의에서 미국이 제안한 가자지구 3단계 휴전안에 대한 지지 결의안이 채택됐다.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14개국이 찬성했고 러시아는 기권했다.

미국이 주도한 이번 결의안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말 공개한 3단계 휴전안의 수용을 하마스에 촉구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이 협상 내용을 지체하지 않고 조건 없이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3단계 휴전안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인구밀집지역에서 철수하고 6주 동안 정전 상태에 들어가며 여성ㆍ노약자 등 일부 인질을 석방하는 1단계 ▶모든 생존 인질을 교환하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는 2단계 ▶가자지구 재건이 시작되는 3단계로 이뤄져 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결의안 채택 후 “안보리는 하마스에 휴전 협상안을 받아들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스라엘은 협상안에 이미 찬성했고, 하마스도 찬성한다면 싸움은 오늘이라도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주도 결의안이 채택되면서 안보리는 이전에 세 차례의 휴전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던 미국에 외교적 승리를 안겨줬다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하마스 “안보리 결의안 환영”

가자지구 휴전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바이든 정부의 중동 외교전도 가동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11일 텔아비브에서 "어젯밤 네타냐후 총리와 만났고 휴전 제안 준수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유엔 안보리의 가자지구 3단계 휴전안 지지 결의를 하마스가 환영하고 수용하기로 한 것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하마스는 전날 성명을 통해 “이번 안보리 결의에 포함된 내용을 환영한다”며 “우리 주민과 저항운동의 요구 및 일관된 원칙들을 이행하기 위한 간접 협상에 관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마무드 아바스 수반 측도 환영 입장을 밝혔다. 아바스 수반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결의안 채택은 가자지구 제노사이드(대량학살)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이라고 했다.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 정부가 중동지역 긴장 완화를 목표로 이처럼 다방면에 걸친 외교전에 나선 것은 11월 대선이 조금씩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휴전 협상의 돌파구 마련이 시급해졌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상호방위조약 체결을 코앞에 두고 있다는 보도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나왔다. 중동 지역과 사우디 영토에서 상대국이 공격받으면 서로 군사적 지원을 약속하는 내용의 상호방위조약이 맺어지면 중동 질서가 이전과는 다른 차원에서 재편될 수 있다.

미ㆍ사우디 방위조약은 중동의 안정을 목표로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 관계 정상화라는 큰 그림을 그려온 바이든 정부 중동정책의 핵심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로 아랍국가들과 이스라엘 간 기류가 급랭하면서 관련 논의가 중단됐다가 최근 다시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사우디 국영 SPA 통신은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만나 양국 상호방위조약의 ‘확정 직전’ 단계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시간이 많지 않은 바이든 정부는 헛바퀴를 돌고 있는 휴전 협상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마침내 다방면의 압박 작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현지 외교 소식통은 “바이든 대통령이 예를 들면 대통령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무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불러 사우디ㆍ이스라엘 관계 정상화 협약을 인증한다면 중동 질서가 근본적으로 바뀌면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유의미한 외교 치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며 “적어도 네타냐후 총리의 미 상ㆍ하원 합동연설이 있을 7월 말 이전 가자지구 휴전을 누구보다 원할 사람은 바이든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김형구(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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