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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엇갈린 KDI 경기 진단…“내수 회복세 보이지 않아”

국책연구원이 정부와 반대되는 경제 진단을 내놨다. 내수를 놓고 정부는 “회복 조짐이 보인다”고 했지만, 불과 3주 만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수가 부진하다”고 부정적 의견을 내면서다.

엇갈린 경기 진단
11일 KDI는 6월 경제동향을 내놓고 “높은 수출 증가세에 따라 경기가 다소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내수는 회복세를 보이지 못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금리 기조가 유지됨에 따라 내수 회복세가 가시화되지 못 하고 부진이 장기화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김주원 기자

이는 지난달 17일 기획재정부가 경제동향(그린북)에서 내놓은 진단과 엇갈린다. 당시 기재부는 “관광객 증가, 서비스업 개선 등 내수 회복 조짐이 가세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를 비롯한 제조업 수출 증가세에 따라 경기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데선 정부와 KDI가 같은 판단을 내놨지만, 유독 내수를 놓고는 온도 차가 컸다.

1년 전과 비교해 내수 지표 마이너스(-)
참고하는 지표가 다른 건 아니다. 기재부와 KDI 모두 수출입동향과 산업활동동향 등 같은 지표를 기준으로 분석을 내놓는다. 다만 기재부는 주로 직전 달과 비교한 경제상황을 근거로, KDI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경제를 진단한다. 표현에 있어서도 기재부는 저점을 지났다면 회복이라고 보고, KDI는 경기 관련 지표가 상승해 일정 수준을 유지해야 올라가야 회복으로 평가한다. 기재부는 추세를, KDI는 추세에 더해 절대적인 수준을 따진다는 뜻이다.



KDI는 소매판매와 서비스업생산을 근거로 내수 부진 진단을 유지했다. 4월 소매판매(계절조정지수)는 전월보다 1.2%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2.6%가 줄었다. 전월 대비 소매판매지수는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전년 같은 달 대비로 하면 지난해 7월 이후로 올해 2월을 제외하곤 매달 감소세다.
김주원 기자

업태별로 보면 온라인 판매를 반영하는 무점포소매 판매액은 1년 전보다 9% 증가했지만, 백화점(-9.9%), 대형마트(-6%) 등 오프라인 판매는 부진한 모습이다. 서비스업 소비와 관련 있는 숙박ㆍ음식점업 생산(-2.4%)과 교육서비스업 생산(-1.1%)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동향총괄은 “소매판매지수가 2022년부터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온라인이나 면세점 소비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데 내수랑 밀접한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은 계속 감소해 내수가 반등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연체율도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가계 소비 여력 측면에서 여전히 위축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금리 영향이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물가보다 금리의 내수 영향 컸다
결국 이자 부담으로 인해 집마다 쓸 돈이 부족하다는 게 내수 부진의 본질적인 이유로 꼽힌다. 지난 1분기 가계 평균 처분가능소득은 404만6000원으로, 1년 전(399만1000원)보다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가 폭이 미미하다 보니 물가 영향을 고려한 실질 처분가능소득으로 따지면 1.6% 감소했다. 처분가능소득은 소득에서 이자비용 등을 제외한 것으로 가계 소비 여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당초 내수 부진의 두 가지 이유로 꼽힌 게 고물가와 고금리였다. 물가는 지난달까지 2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는 등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데도 내수 회복이 더디다는 건 금리 영향이 내수에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가구 평균 이자비용은 2021년 3분기(8만6611원)부터 최근까지 11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증가했다. 이 기간 증가율은 58.9%에 달한다. 지난 1분기 가구 평균 이자비용은 13만7598원으로 역대 최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내수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이라며 “수출은 양호하다지만 당장 내수 회복으로 이어질 만한 요인은 아니고, 금리 인하 외에는 내수가 살아날 만한 계기가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정진호(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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