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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GNI 일본 꺾었지만…‘4만 달러’ 달성까진 먼길

10년째 ‘3만 달러’ 시대
한국은행은 지난 5일 한국의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6194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처음으로 일본(3만5793달러)을 제쳤다. 정부는 ‘1인당 GNI 4만 달러’를 임기 내 달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요한 건 국민의 실제 살림살이가 나아지느냐다.

GNI는 국민이 손에 쥐는 실제 소득과 괴리가 있다. 먼저 GNI 자체가 국내총생산(GDP)에 기반을 둔 통계다. GDP는 한 나라의 경제 규모를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하지만 국민의 평균적인 생활 수준을 알아보는 데는 부족하다.

1인당 GNI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은행]
1인당 GNI는 GDP에 국민의 해외 소득을 더하고 외국인의 국내 소득을 뺀 값을 인구수로 나눈 값이다. GDP에 기반을 둔 만큼 가계뿐 아니라 기업이나 정부가 번 돈까지 포함한 소득을 따진다.

따라서 1인당 GNI를 국민이 체감하는 실제 소득과 혼동해선 안 된다. 예를 들어 지난해 1인당 GNI를 달러당 원화 값 1300원을 적용해 환산하면 4700만원 수준이다. 4인 가구 기준 1억8800만원에 달한다. 통계청의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른 4인 가구 연평균 소득(6762만원)의 세배에 달한다. 소득 상위 10% 4인 가구 소득(1억1447만원)과도 차이가 있다.



고물가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올해 1분기 실질 GNI는 전기 대비 2.4%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실질 가계소득은 1.6% 줄었다. 물가상승률이 3%대를 기록한 탓이다. 일본과 비교하는 것도 착시를 조심해야 한다. 일본 엔화는 기록적인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달러 기준 GNI가 줄어든 것으로 보일 뿐이다.

1인당 GNI만 따진다면 이미 인구 5000만명이 넘는 국가 중에서 미국·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에 이어 여섯 번째로 높다. 소득만 놓고 봤을 때 주요 7개국(G7) 수준이다.

앞으로 과제는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1인당 GNI 4만 달러의 벽을 넘는 것이다. 이번 개편에 따라 1인당 GNI 3만 달러 달성 시점이 2017년에서 2014년으로 당겨지면서 한국은 10년째 ‘3만 달러’ 시대에 머물러 있다. 한국보다 3만 달러를 앞서 통과한 미국·독일·영국·프랑스 등이 평균 약 6년 만에 4만 달러를 넘은 것을 감안하면 발걸음이 느리다.

한국 경제는 최근 잠재성장률이 계속 하락하는 등 기존 수출 중심의 경제 성장 구조가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 감지된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5.0~5.2% ▶2019~2020년 2.5~2.6% ▶2021~2022년 2% 수준으로 내리막이다. 잠재성장률은 국가의 자본과 노동력·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투입해 물가 상승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 수준을 뜻한다. 여기에 세계 최악의 저출산·고령화까지 겹치면서 구조 개혁과 성장 동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출산·고령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노동·연금 등 구조개혁을 추진해 잠재성장률을 높이지 않는다면 국민소득 4만 달러도 빛이 바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와 통화 당국은 기대를 키우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우리 정부 내에서 1인당 GDP 4만 달러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도 한국의 1인당 GDP가 2025년 3만7700달러, 2026년에 4만5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기환(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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