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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정청래·과방위 최민희..."친명 배치" 전투력 높인 민주당

야당 단독으로 '반쪽' 개원한 22대 국회가 법제사법·운영위원장 등 주요 상임위원장까지 반쪽으로 선출하는 파행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0일 본회의를 열어 법사·운영위원장 등 자당 몫으로 설정한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고, 소수 여당인 국민의힘은 본회의 '보이콧' 방침을 세웠다.

박찬대, 정청래, 최민희(왼쪽부터 순서대로)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9일 “내일(10일) 국회의장에게 요청해 본회의를 열어서 11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7일 우원식 의장에게 상임위 명단을 제출했는데, 법사위(정청래ㆍ4선)ㆍ교육위(김영호ㆍ3선)ㆍ과방위(최민희ㆍ재선)ㆍ행안위(신정훈ㆍ3선)ㆍ문체위(전재수ㆍ3선)ㆍ농해수위(어기구ㆍ3선)ㆍ복지위(박주민ㆍ3선)ㆍ환노위(안호영ㆍ3선)ㆍ국토위(맹성규ㆍ3선)ㆍ운영위(박찬대ㆍ3선)ㆍ예결위(박정ㆍ3선) 등 11곳에 대해선 위원장 후보 명단도 함께 제출했다.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구성을 놓고 “친명 강경파가 배치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여당이 자당 몫으로 주장 중인 운영위ㆍ법사위ㆍ과방위에 민주당은 전투력을 집중했다. 4선의 정청래 의원의 경우 법사위원장 후보에 내정됐는데, 21대 국회에서 이미 과방위원장을 한 차례 역임한 바 있다. 과방위원장 시절 정 의원 주도로 방송3법(방송법ㆍ방송문화진흥회법ㆍ한국교육방송공사법)을 강행처리했던 만큼 각 상임위의 ‘상원’ 격인 법사위가 야당의 전진기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정 의원이 법사위원장이 되면 각종 탄핵안과 특검법안 등이 속전속결로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방위원장에 내정된 최민희 의원은 상임위원장 후보들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자 재선 의원이다. 최근 1호 법안으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 5인 중 국회 추천 몫 3인에 대해 대통령이 이를 추천받는 즉시 임명하도록 강제하는 ‘방통위설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는 등 방송분야 입법 드라이브를 세게 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 원내지도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방송3법 재처리를 공언한 가운데 박찬대 원내대표, 고민정 최고위원 등이 언급한 김홍일 방통위원장 등에 대한 탄핵 카드도 과방위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운영위에선 채상병 사건 등에 대한 대통령실 현안 질의를 벼르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이번 국회에선 상임위에서 할 수 있는 권한을 최대한 다 쓰겠다”(지도부 관계자)는 입장이다. 현행 국회법상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 요구가 있을 때는 특위나 상임위에서 국정조사를 할 수 있는데, 그간 관례상 여야 합의를 거쳐 국정조사특위가 구성되곤 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국회법에 따라 상임위별 청문회, 국정조사를 할 수 있다. 적극 활용하겠다”(4일 노종면 원내대변인)고 공언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국회법 상 상임위 의결로 가능한 ‘증인ㆍ감정인 또는 참고인의 출석 요구’(국회법 제129조)권도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청래 의원은 9일 통화에서 “국회법에 따라 필요한 경우라면 누구라도 상임위 의결로 증인 출석시켜서 추궁할 수 있다”며 “가령 수사 검사든 서울중앙지검장이든 다 증인으로 불러서 ‘왜 수사를 지연시키느냐’는 것도 물을 수 있다. 상임위 의결을 했는데도 안 나오면 동행명령장이 발부되고, 이를 피하면 고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당 일각에선 상임위원장 배정이 “일방적이고 편파적”이라는 불만도 감지된다. 특히 21대 국회에서 과방위원장을 지냈던 정 의원이 최고위원과 상임위원장을 또다시 겸직하는 걸 놓고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6월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당대표ㆍ원내대표ㆍ최고위원ㆍ사무총장ㆍ정책위의장 등 당직을 맡은 사람이나 장관 이상 고위 정무직과 원내대표를 지냈던 사람은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 3선 의원은 “그때 1년만 상임위원장을 하고 내려놨던 의원들은 말은 안 해도 부글대고 있다. 너무 기준이 안 맞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운영위와 법사위는 여당 몫”이라며 강하게 반발 중이다. 국회의장을 원내 제1당인 민주당 출신으로 선출한 만큼 법사위는 제2당이 맡는 관례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통상 여당이 위원장을 맡아 온 운영위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지연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9일 논평에서 “민주당이 여야 협치의 산물을 깨부수고 제2당이자 여당 몫인 법사위를 강탈하려는 이유는 단 하나”라며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덮어보겠다는 ‘철통 방탄’이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논평 직후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 운영위는 고수돼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해뒀고 입장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9일 여야 원내지도부는 별도 회동 없이 각자 비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민주당이 10일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단독 처리할 경우 국회 의사일정 자체를 전면 거부해야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앞서 당 정책위원회 산하에 15개의 특위를 설치한 만큼 국회가 파행을 빚으면 특위를 중심으로 현안을 챙기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핵심관계자는 “양당이 서로 입장 변화가 없다”며 “내일 (민주당이 단독 처리를 하면) 가서 보고 다시 대응법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지원(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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