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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중의 아메리카 편지] 루비콘 강

김승중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성 추문 입막음 돈 지급’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가 줄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평결 이전 3%포인트에서 1%포인트로 줄었다. 하지만 오는 11월 대선까지 어떻게 전개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더구나 이번 일을 두고 공화당 후보를 끌어내리기 위한 여당의 정치적 모반이라는 설이 소셜미디어 곳곳에서 돌고 있어, 트럼프를 순교자로 만드는 역효과가 일어날 수도 있다.

정치적 적수를 선택적 법률 적용으로 타도하는 일은 인류 역사에서 수많은 예를 찾아볼 수 있지만, 고대 로마 시대만큼 정치적 모의로 가득한 경우도 드물다. 특히 로마가 공화국에서 제국으로 변환한 시기인 BC 1세기 중반은 그 어느 정치 스릴러 소설이나 액션 영화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흥미진진한 일들이 물밀듯 일어났다.

현재 미국의 상황을 고려할 때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전임자 격인 카틸리나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온다. BC 73년 여사제와 간통혐의를 받았던 카틸리나는 몇 년 후 법무관이 되었고, 그 뒤 몇 차례 로마 최고 관직인 집정관 출마에 실패했다. 카틸리나는 원로원에 불만을 품은 귀족들을 규합하고 가난한 대중들을 상대로 정치적인 영향력을 길렀고, 무장봉기를 일으켜 공화정을 전복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당시 집정관이었던 키케로가 원로원 회의에서 발표한 그 유명한 ‘카틸리나 탄핵’을 계기로 카틸리나는 로마를 떠났고, 이듬해 토벌군단에 의해 살해됐다. 그리고 로마에 남아있던 음모자 5명을 재판 없이 처형한 대가로 키케로는 결국 나중에 추방을 당했다. 카틸리나 모반은 결국 실패했지만, 10여 년 뒤에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루비콘 강을 건너와 독재자로 등극할 길을 텄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일로 로마 제국은 공화정으로부터 멀어지는,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걸었다.

김승중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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