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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컵라면인데 990원? 이마트도 웃게했다, 역슈링크 돌풍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도시락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격은 그대로 두고 제품 용량을 슬그머니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이 꼼수 인상으로 비판받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같은 가격에 중량을 늘린 ‘역슈링크플레이션’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일정 부분 마진을 포기해야 하지만 ‘착한 가격’ 이미지를 챙기면서 고객 유인 효과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편의점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지난달 자체 브랜드(PB) 과자 ‘990 매콤 나쵸칩’과 ‘990 체다 치즈볼’을 출시했다. 990원, 최대 75g으로 다른 제조사 과자와 비교해 가격은 30% 낮추고 중량은 20%가량 늘렸다. CU 관계자는 “고물가 현상이 길어지고, 꼼수 인상 논란이 일면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다”며 “마진을 줄이더라도 소비자가 선호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 편의점 GS25가 지난해 11월 선보인 990원짜리 PB 컵라면 ‘면왕’은 지난달까지 80만 개 팔렸다. 이 제품은 기존 컵라면 제품 대비 중량을 22% 늘리면서도 가격은 기존 최저가 수준인 1000원보다 낮게 책정했다. CU가 기존 도시락·김밥·삼각김밥·샌드위치 등보다 중량을 늘린 ‘압도적 간편식’ 시리즈는 3개월 만에 500만 개 이상 판매됐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역시 중량을 늘린 우유, 과자, 삼각김밥 등을 내놓은 바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편의점이 비싸도 편리하니까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편의점에서 일상적으로 장을 보는 문화가 생겼다”며 “비싸지 않다는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심어줘 소비자 발길을 끌어당기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본업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대형마트도 역슈링크플레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마트는 분기마다 가격은 내리고, 양은 늘린 기획 상품 30여 개를 선정해 판매하고 있다. 해태 허니버터칩은 기존 120g·2720원에서 132g·2380원으로, 천하장사 더블링콰트로치즈는 400g·9980원에서 550g·6680원으로, 목우촌 주부9단라운드햄은 250*2·7980원에서 260*2·4980원으로 조정하는 식이다. 지난해 첫 연간 적자(469억원)를 낸 이 회사는 올 1분기 영업이익 471억원(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달 27일 서울 시내 한 햄버거 가게에 메뉴와 가격이 표시돼 있다. 뉴스1
슈링크플레이션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던 식품·외식업계도 나섰다. 농심켈로그는 컵시리얼 4종의 중량을 30g에서 40g에서 늘리면서 가격은 기존 1900원으로 유지했다. 농심은 지난 3월 컵라면 ‘누들핏 육개장사발면맛’ 등의 용량을 25% 늘렸다. 선양소주는 640mL 페트병 소주 ‘선양’을 출시하며 같은 양의 다른 소주보다 가격을 300원 저렴하게 정했다. 이랜드팜앤푸드는 ‘애슐리 핫도그’의 용량을 두 배로 늘리면서 가격은 38% 낮췄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역슈링크플레이션 제품이 물가 안정에 기여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뿐 아니라 다른 제품들을 함께 사게끔 유인해 전체 매출을 증가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며 “기업마다 전략이 다르지만 편의점은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품목을, 식품 제조사는 판매량이 아주 많지는 않은 중급 제품을 주로 기획 상품으로 선정한다”고 말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지난해부터 세계적 논란으로 떠올랐다. 캐나다 피자 브랜드 ‘피자피자’는 이런 관행에 대한 소비자 우려를 줄이기 위해 소형 사이즈보다 44% 큰 피자를 기존 가격에 ‘그로우플레이션’(Growflation) 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여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오는 8월 3일부터 기업이 제품 용량 축소 등의 정보를 소비자에게 공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표면적으로 소비자 혜택으로 돌아오는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소비자에게 동일한 조건일 때 가격 인하가 가장 체감적으로 크게 다가오는 혜택인 만큼 기업이 역슈링크플레이션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면 이를 가격 인하로 연결할 수는 없는지 살펴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최은경(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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