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도의 아침
이제 막 모를 내고 물이 가득한 다랑논이 붉은 아침노을을 반사하며 신비롭게 빛나고 있다. 모내기가 한창일 때만 볼 수 있는 귀한 광경이다. 묘도는 전남 광양과 여수 사이에 있는 작은 섬이다. 남북으로 광양과 여수를 잇는 대교가 있는데, 광양 쪽 이순신대교를 사이에 두고 하얀 연기를 내뿜는 광양제철소와 한적한 농촌 묘도의 풍경이 마주 보고 있다. 너른 들판 한 귀퉁이에서 꼴찌로 모내기를 하던 강일부 할아버지(81세)는 “모가 더디게 자라는 바람에 꼴등이 됐다”며 멋쩍게 웃었다. 물고기를 잡다가 산업단지가 들어서며 어항이 없어져 농부가 되었다는 할아버지는 “다랑논이 바다로 뻗어 가는 풍경도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덧붙였다. 이곳 바닷가 8만3000여 평 부지에 1조4000억원을 들여 LNG 저장 탱크와 전용 항만.수송 배관 등을 갖춘 동북아 LNG 허브가 들어설 예정이다. 글·사진=최영재 기자 choi.y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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