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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기준 바꾸자 국가·가계 부채 비율도 줄었다

한국은행의 통계 기준 변경에 따라 가계부채 비율과 국가채무 비율 등이 낮아지면서, 재정 건전성 정책이 느슨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경제학계에서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 5일 국민계정 통계를 개편했다. 기준 연도를 2015년에서 2020년으로 바꾸고 생산기술·산업구조 변화 등을 반영했다. 한은은 5년마다 통계의 현실 반영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국민계정 통계를 개편해오고 있다. 이번 개편 결과 2022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2162조원에서 2324조원으로 늘었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질 GDP의 연평균 성장률도 3.5%에서 3.6%로 올라갔다.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해 말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4%에서 100% 아래(93.5%) 수준으로 낮아졌다. 국가채무 비율은 50.4%에서 46.9%로 내려갔다.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도 하향(122.3%→113.9%) 조정됐다.

이를 두고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동안 가계부채 비율과 국가채무 비율 등이 과대 평가됐고 걱정을 지나치게 했다는 의미”라며 “국가신용도 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진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 교수는 “관련 수치들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고 경계했다.



그간 재정 건전성 등을 강조하던 목소리가 잦아들 것을 우려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우선 지난해 역대 최대 ‘세수 펑크(56조4000억원)’를 기록하고 국가채무가 1100조원을 넘은 상황에서 재정 지출을 늘릴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시 ‘전국민 지급’으로 돌아가게 할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는 국민 전체에게 1인당 25만원씩을 일괄적으로 지급하자는 정책을 제안해오다 “나라살림 부담만 키울 뿐 경제적 효과가 미미하다”는 비판을 받자 지난달 29일 ‘선별 지원’으로 방향을 조정했다.

또 기획재정부는 지난 1월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2027년까지 가계부채 비율을 100% 이내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런데 한은의 통계 개편에 따라 바로 목표를 달성한 게 됐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차후 대출 규제 강도를 완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 번에 수정된 규모가 너무 커 경제 주체들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무리한 재정 지출 확대 정책 등의 근거로 활용될 수도 있다”며 “통계 개편 주기를 5년에서 대폭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중(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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