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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 적시됐던 이재명 옥죈다…D-1 이화영 재판이 남긴 것

쌍방울 그룹의 800만 달러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된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1심 선고가 7일 내려진다.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그룹을 챙겨주며 8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하도록 했다는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가 인정될지가 관건이다. 대북송금의 주체가 쌍방울그룹을 넘어 이 전 부지사에까지 인정될 경우 경기도지사로서 대납 승인 주체로 지목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관여도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이화영 외국환거래법 선고, 이재명 제3자뇌물 구도는
2018년 7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집무실에서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에게 임용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6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법조계는 7일 수원지법에서 열리는 이 전 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뇌물·정치자금법, 외국환거래법 위반 재판 결과를 이재명 대표의 혐의 인정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두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이 대표를 이 전 부지사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공범으로 적시했다. 이 대표의 승인 하에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에 대납 요구를 했고, 쌍방울은 향후 경기도의 대북사업을 우선 추진할 실무자의 지위를 기대하고 조선노동당 및 북한 정찰총국 출신 공작원 리호남 등에게 800만 달러를 실제 대납했다는 게 검찰 수사의 기본구도다.

검찰은 지난 2022년 10월 첫 재판 이후 1년8개월간 이 전 부지사와 이 대표의 대북송금 관여 여부를 입증하려고 해왔다. 한국은행 총재에게 허가 받지 않고 800만 달러를 북측에 송금했다는 외국환거래법 위반이 표면적인 혐의지만, 이 대표가 자신의 방북 등 대북사업 치적을 쌓기 위해 민간기업인 쌍방울로 하여금 제3자인 북한에게 800만 달러를 뇌물 성격으로 주게 했다(제3자뇌물 혐의)는 게 검찰이 주안으로 보는 혐의다. 쌍방울과 이 대표 사이에는 대북사업이라는 공통된 현안이 있었고, 이에 관한 부정한 청탁(대북사업 우선 추진 기회 부여, 경기도 남북교류협력기금 지원 등) 혹은 적어도 묵시적 청탁이 오갔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1년8개월 재판…이화영-송명철 만남, 이재명 방북요청서 공개
2019년 1월17일 이화영(오른쪽에서 두번째)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송명철(가운데) 북한 조선아태위 부실장, 김성태(오른쪽 두번째) 전 쌍방울그룹 회장, 안부수(오른쪽 첫번째)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과 만찬장에서 양주를 마시고 있다. 독자제공.



구형을 포함해 60여차례에 걸친 이 전 부지사의 재판 과정에선 검찰이 제시한 실물 증거도 눈길을 끌었다. 이 전 부지사가 2019년 1월17일 중국 심양의 캠핀스키 호텔 회의실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안부수 회장 등과 함께 송명철 조선아태위 부실장을 만난 실물 사진이 대표적이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부지사가 ‘경기도가 해야할 일을 쌍방울이 잘해줘서 이런 합의가 생겼다. 경기도가 쌍방울과 같이 가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만큼 검찰은 경기도가 쌍방울의 대납을 매개로 대북사업을 추진하려 했다고 봤다. 이 만남 일주일 후인 2019년 1월24일 쌍방울은 중국 심양의 능라도 식당에서 송 부실장에게 200만 달러를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 김성태 전 회장이 2019년 5월 중국 단둥에서 북한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부회장을 만나 체결한 경제협력합의서와 2019년 11월 이 전 부지사가 전결해 김영철 조선아태위 위원장에게 보낸 경기도 대표단 초청 요청 공문 등 실물 문건들도 확인됐다. 경기도의 대북사업 추진에 대한 믿음 하에 실제 쌍방울과 북한 사이 ‘300조원 규모 6개사업, 효력50년’의 경협 합의가 이뤄졌고, 쌍방울이라는 스폰서에게 혜택을 준 대가로 이 대표가 정치적 치적을 쌓으려고 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이화영 대납요구 인정 여부 주목…이재명 승인 있었나
2019년 11월27일 시행된 '민족협력사업 협의와 우호 증진을 위한 경기도 대표단 초청 요청' 공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전결로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에게 보냈다는 공문이다. 독자 제공

법조계는 우선 7일 선고에서 2018년 10~11월 이 전 부지사의 두 차례에 걸친 대납 요구가 인정될지를 주목하고 있다. 이 전 부지사 측의 주장처럼 800만 달러 대북송금이 쌍방울의 인위적인 주가 부양이나 대북사업 같은 자체적인 목적 때문이라면 이 전 부지사는 물론 이 대표의 제3자뇌물·외국환거래법위반 혐의가 모두 부인될 수 있어서다. 수원지검은 현재 이 대표에 대한 기소를 앞두고 있다.

반대로 이 전 부지사의 대북송금 관여가 인정된다면 이 대표의 뇌물 혐의도 따져볼 수 있는 바탕이 된다는 게 법조계의 해석이다.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에 혜택을 주고 대납을 매개로 방북을 추진했다면 경기도지사의 승인이 필수적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대북송금 수사 상황을 잘 아는 전직 검찰 관계자는 “이 전 부지사가 중심이 된 일련의 소통과 사업 추진이 이 대표 모르게 진행됐다거나 이 전 부지사가 단순 개인 자격으로 이 같은 일을 벌였다는 건 현실적이지 않은 얘기”라고 말했다.

복잡한 제3자뇌물 법리…수사 조작 특검도 주목

그러나 이 전 부지사의 혐의가 인정된다 해도 부정한 청탁 등 제3자뇌물의 구성요건까지 모두 충족할지는 미지수다.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이 대표가 2019년 1월 김성태 회장에게 ‘김회장님, 좋은 일 해줘서 감사하다’고 전화 통화를 하는 등 대납의 대가로 쌍방울에 대북사업 지원 의사를 표시했다고 적시했지만 법원은 지난해 9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며 “피의자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고 했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6월 검찰에 북한에서 요구하는 의전 비용을 김성태 회장이 처리할 거라는 취지로 자백했다가 이를 검찰의 회유에 의한 것이라고 번복하기도 했다.

7일 선고가 민주당 주도로 3일 발의된 ‘대북송금 관련 검찰조작 특검법’ 추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민주당은 대북송금 수사와 관련해 술판 회유 의혹, 이정섭 전 수원지검 2차장 탄핵 등 수사 외적인 공세를 펼쳐왔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만에 하나 수사 과정상 잡음이 사실이라 해도, 있는 사실이 없던 것이 되거나 없던 사실이 있는 것으로 둔갑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3일 “수사 대상자가 검찰을 수사하는, 법치주의를 무너뜨리고 형사사법 제도를 공격하고 위협하는 형태의 특검이 발의된 것에 대해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정원(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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