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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근이 안전훼방" 국방부 조사본부도 처음엔 '범죄혐의' 적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4일 오전 경북 경산시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에서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22시간의 밤샘 조사를 받은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국방부 조사본부가 지난해 8월 14일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결과’를 재검토한 첫 보고서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범죄 혐의를 자세히 기재한 것으로 4일 파악됐다. 임 전 사단장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와 같은 결론을 냈던 것이다. 하지만 조사본부는 일주일 만에 판단을 뒤집고 임 전 사단장 등을 혐의자에서 제외하고 대대장 2명에게만 혐의를 적시해 사건을 경찰에 이첩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이나 국방부의 외압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조사 중이다.

중앙일보가 확보한 13페이지 분량의 ‘고 채수근 상병 사망사고 관계자별 사망의 원인이 되는 범죄의 단서가 되는 정황 판단’ 보고서에는 해병대 수사단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려 했던 총 8명의 혐의에 대한 조사본부 재검토 결과가 담겼다. 조사본부는 이 결과를 국방부 법무관리관실과 검찰단에 보내 의견을 물었다.


조사본부는 보고서 1쪽부터 3쪽에 걸쳐 임 전 사단장의 범죄 혐의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조사본부는 임 전 사단장에 대해 “실종자 수색작전 임무에 맞는 안전대책 수립 및 안전장비 준비 등을 할 수 없게 했다”거나 “채 상병이 장화를 신고 수중 실종자 수색을 하게끔 함으로써 안전한 수색 활동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채 상병이 벌방교회 앞 하천에서 무릎 높이까지 입수해 위험하게 수색 중인 걸 알았지만 ‘훌륭하게 공보업무를 했다’며 외적 군기에만 관심을 둘 뿐 안전한 수색을 위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담았다. 임 전 사단장이 장병들의 복장상태 등을 지적한 것과 관련해선 “외적 자세만 확인하게 함으로써 수색현장의 안전업무를 훼방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조사본부는 임 전 사단장과 함께 혐의자에서 제외된 해병대 7여단장 박모 대령에 대해서도 “수색작전 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 위험 상황을 대비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범죄 혐의가 있다고 봤다. 이와 함께 초급 간부 2명을 제외하고 혐의자 8명 중 임 전 사단장 등 6명을 경찰에 넘겨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조사본부는 이로부터 일주일 뒤인 지난해 8월 21일 이같은 판단을 뒤집고 대대장 2명에게만 혐의를 적시해 사건을 경찰에 재이첩했다. 이 과정에서 지휘부로 지목됐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6명은 혐의자에서 빼면서 외압 의혹이 불거졌다. 공수처는 당시 국방부 수뇌부나 대통령실이 개입해 조사본부의 결과를 바꾼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공수처는 최근 당시 조사본부 관계자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관련 내용을 조사했다.



양수민(yang.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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