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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우의 시시각각]윤석열-한동훈의 정치적 공생

최민우 정치부장
여권이 총선 참패 후 두 달이 다 돼 가는데도 변화의 기운 없이 무기력에 빠진 건 왜일까. 패배주의? 책임 떠넘기기? 이런저런 이유를 댈 수 있지만 핵심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냉기류다. 여권 내 사실상 권력 서열 1, 2위가 계속 껄끄러운데 무슨 쇄신 바람이 일겠는가. 총선 백서를 둘러싼 잡음도, 전당대회 시기·방식과 관련한 신경전도, 심지어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탈당설도 따지고 보면 윤석열-한동훈 갈등의 다양한 변주였다. 앞으로도 근본 문제의 해결 없이는 용산 대통령실이나 국민의힘 모두 삐걱댈 공산이 크다.

윤석열 대통령이 3월 22일 경기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을 마치고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그래도 둘은 여전히 화해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윤 대통령은 총선 이후 그토록 꺼리던 이재명 대표에겐 직접 전화 걸어 만나면서도 ‘후배 한동훈’을 품으려 하지 않았고, 한 전 위원장 역시 가수 김흥국씨와는 만찬을 하면서도 ‘선배 윤석열’과의 식사는 피하고 있다.

총선 이후에도 '윤-한' 냉기류 계속
감정싸움 격화 땐 양측 다 치명상
'프로 정치인'답게 타협점 찾아야
왜 이토록 멀어졌을까. 지난해 말, 김기현 대표를 내치고 서둘러 ‘구원투수 한동훈’을 픽업한 건 윤 대통령 아니던가. 일각에선 한 전 위원장 등판 초기 제기된 ‘총선 후 김건희 특검’ 보도가 용산을 자극했다고 한다. 김경율 전 비대위원의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이 김건희 여사를 격분케 했다는 설도 파다하다. 이관섭 전 비서실장을 통한 사퇴 압박에 한 전 위원장이 독하게 반격을 가한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최근 검찰 인사는 한 전 위원장과 친한 인사를 좌천시키는 게 포인트였다는 분석도 있다. 이제 두 사람이 사실상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악화됐다는 건 주변의 대체적인 전언이다.

각별했기에 더 배신감이 컸던 것일까. 냉혹한 권력의 속성일지 모른다. 그렇다 해도 둘은 단순한 사적 관계가 아니다. 보수 우파와 자유진영을 상징하는 인사다. 무엇보다 개인적 감정싸움을 벌이기엔 현재 국면이 심상치 않다. 지난 주말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서울 도심 곳곳에서 열렸다. 이제 야당은 탄핵, 임기 단축 등의 용어를 거리낌 없이 내던지고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1%까지 떨어졌다. 야당은 5개의 특검 법안을 내밀며 ‘탄핵 빌드업’에 돌입했다. 그야말로 전방위 공세다. 이를 막아낼 수 있을까. 108석의 국민의힘이 있다고? 조변석개하는 국회의원을 어떻게 믿나. 결국 윤 대통령은 미래권력이자 실질적 2인자인 한 전 위원장을 인정해야 한다. 한 전 위원장의 우파 내 영향력을 저버린 채 ‘여의도 대통령’과 맞서겠다는 건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굳이 고립을 자초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윤석열 대통령이 1월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한 전 위원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7월말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 몸풀기에 나선 듯싶다. 설사 당권을 잡는다 해도 임기가 절반가량 남았고 그립이 센 윤 대통령과 적절한 관계를 유지할지 의문이다. 용산 대통령실을 압박해 여당이 정국을 주도해 나가겠다? 글쎄, 총선 때 보여준 한 전 위원장의 정치력으론 그런 고도의 정치 밀당은 요원하지 않을까. 벌써 야당은 ”한동훈이 ‘반윤’의 길을 걸을 테니 특검에도 동조할 것”이라며 갈라치기에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가 실패로 끝나면 한 전 위원장의 차기 대선도 사실상 물 건너간다는 점이다. 아무리 반윤을 강조한들 한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같은 검사 출신 아닌가.

앞서 윤 대통령은 2주년 기자회견에서 “한 전 위원장은 정치인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을 했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도 최근 주변에 “대통령과 나는 역사적 관계”라고 말했다고 한다. 해당 발언이 둘의 거리감을 나타낸다고 하지만, 철천지원수와도 대화하는 게 정치 아닌가. 묵은 감정을 다 털어내고 극적인 화해? 둘의 스타일상 그럴 리도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 적으로 돌아서면 서로 치명상을 입으니 정치적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거다. 어쩌면 진정한 ‘프로 정치인’으로서의 시험대는 지금부터일지 모른다. 이제 둘은 다른 차원에서 한배를 타게 됐다.




최민우(choi.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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