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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시위 35주년 '긴장감'…중국서는 금기·해외서는 추모(종합)

희생자 유족, 시진핑에 공개 서한…홍콩 기독신문은 1면 백지로 '작은 저항' 국가보안법 제정 홍콩, '추모 집회' 금지…'망명 홍콩인' 많은 英 등서 추모 행사

톈안먼 시위 35주년 '긴장감'…중국서는 금기·해외서는 추모(종합)
희생자 유족, 시진핑에 공개 서한…홍콩 기독신문은 1면 백지로 '작은 저항'
국가보안법 제정 홍콩, '추모 집회' 금지…'망명 홍콩인' 많은 英 등서 추모 행사

(베이징·서울=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윤고은 기자 = 톈안먼 민주화 시위 35주년을 앞두고 중국 안팎에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정치적 풍파'로 규정하며 언급을 아예 금지해버린 중국은 물론 급속한 중국화가 진행 중인 홍콩에서도 관련 검열이 더욱 강화됐다.
반면, 해외에서는 시위 정주년(5·10년을 단위로 의의 있게 맞는 주년)을 기념하는 추모 행사들이 펼쳐졌다.
◇ 국가보안법 공포…中 이어 홍콩서도 사라진 '톈안먼 시위 추모' 행사


1989년 발생한 중국 6·4 톈안먼(天安門) 시위 기념행사가 30여년간 열렸던 홍콩에서 최근 통과된 국가보안법 등 영향으로 앞으로는 촛불집회 같은 공개 추모 활동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행정장관 자문기구인 행정회의 레지나 입 의장은 "(국가보안법이 금지하는) '불만 조장'과 '선동 의도를 가진 행동'은 모두 체제(the establishment)에 대한 증오를 불러일으키는 것과 관련된다"고 말했다.
레지나 입 의장의 언급은 톈안먼 시위 35주년 기념일을 며칠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사실상 공개 추모 행사를 불법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홍콩에선 1990년부터 매년 6월 4일 코즈웨이베이 빅토리아파크에서 수만 명이 모인 톈안먼 사건 추모 행사가 열렸다. 그러나 2020년 중국이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한 후 홍콩에서도 더 이상 톈안먼 추모 행사가 열릴 수 없게 됐다.
당국의 추모 집회 불허 속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친중 단체들이 5월말부터 6월초까지 빅토리아파크 사용권을 선점해 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여기에 홍콩 당국은 국가보안법 체계 완성을 계기로 더 바짝 감시와 통제 고삐를 죄고 있다.
홍콩 경찰은 지난달 28일 국가보안법상 홍콩과 중국 정부에 대한 증오 조장 혐의로 홍콩인 6명을 체포했다.
이번 체포는 올해 3월 발효된 홍콩판 국가보안법이 처음으로 적용된 사례다. 일각에선 체포 시점과 초우 변호사 등이 공개 거명됐다는 점을 들어 홍콩 당국이 '톈안먼 35주년'을 앞두고 분위기 다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중국 본토에서는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6월 4일이 다가오면서 톈안먼 시위 희생자 유가족과 인권 운동가들에 대한 감시가 삼엄해졌다. 시위가 일어났던 톈안먼 광장의 주변 통제도 더욱 엄격해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톈안먼 시위 희생자 유가족 모임인 '톈안먼 어머니회'는 유가족과 톈안먼 시위에 참여했던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지난달부터 이동과 활동에 제한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언론 인터뷰도 금지된 걸로 알려졌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가 톈안먼 학살에 대한 논의와 추모를 더욱 탄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희생자 유족들, 시진핑에 공개서한…홍콩서도 '작은 저항'
이러한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도 희생자 유가족은 올해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6·4 시위 진압에 대한 당국의 공식 인정을 촉구했다.
시위 유혈 진압에 대한 당국의 공식적 책임 인정과 정확한 희생자 규모 공개, 유가족에 대한 보상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RFA에 따르면 '톈안먼 어머니회'는 지난달 말 시 주석 앞으로 보낸 공개서한에서 이같이 요구하며 "우리는 35년 전 6월 4일 잔인한 총탄에 목숨을 잃고 탱크에 짓밟힌 이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족은 "사라진 자들은, 친척들이 그 유해를 찾지 못해 피를 씻기고 작별 인사를 고할 수도 없었다"며 "이러한 일이 평화로운 시기 베이징 한복판에서 벌어진 것이 너무나 잔인하다"고 지적했다.
국가보안법이 서슬 퍼런 홍콩에서도 작은 저항이 벌어졌다.
AFP 통신에 따르면 홍콩 기독교 주간지 '크리스천 타임스'가 지난 1일자 1면 대부분을 백지로 내보내며 현지에서 더 이상 톈안먼 시위 희생자를 추모할 수 없게 된 상황에 대해 대응했다.
이 신문은 "지면을 텅 빈 사각형과 흰색 여백으로 바꾸는 것만이 현재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사회가 제한적으로 변했다"고 썼다.
신문은 또 별도의 사설을 통해 "최근 몇 년간 홍콩 사회는 극적으로 변화했고 더욱 제한적이 됐다"며 "역사적 기억에 기반한 기도조차 우려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AFP는 "홍콩에서 자유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매년 톈안먼 시위 기념일을 앞두고 관련 기사를 내보내온 크리스천 타임스가 올해는 문제가 있어 1면을 발간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 해외서는 추모 행사 이어져…'망명 홍콩인' 많은 런던 등서 개최
반면 해외에서는 추모 행사가 이어진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런던에서는 앰네스티 영국 지부와 '홍콩을 위한 민주주의·홍콩 노동권 모니터' 등 단체가 톈안먼 시위 35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또 가디언에 따르면 뉴욕, 타이베이, 도쿄 등 세계 다른 여러 도시에서도 관련 행사가 계획돼 있다.
이와 함께 AP 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런던 극장에서는 톈안먼 시위를 다룬 연극 '5월 35일'이 공연됐다. 국가보안법 제정 후 영국으로 도피한 홍콩인이 제작했다.
'5월 35'일은 '6월 4일'을 검열하는 중국의 만리방화벽을 우회하기 위한 표현이다.
AP는 "홍콩에서 톈안먼 시위 추모 행사가 탄압당한 후 해외에서 (추모) 횃불이 꺼지지 않도록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미국, 영국, 캐나다 등지에서 톈안먼 시위를 알리는 이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xing@yna.co.kr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윤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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