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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억 배럴 가능성”…영일만 앞바다 연말 첫 시추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3일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첫 국정브리핑을 열고 “국민 여러분께 보고드리고자 한다”며 동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직접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 들어와 지난해 2월 동해 가스전 주변에 더 많은 석유 가스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하에 물리탐사 심층분석을 맡겼다”며 “최근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고, 유수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의 검증도 거쳤다”고 전했다.

박경민 기자
윤 대통령은 “이는 19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라며 “심해 광구로는 금세기 최대 석유 개발사업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의 110억 배럴보다도 더 많은 탐사 자원량”이라고 말했다. 이어 석유·가스전 개발이 물리탐사→탐사시추→상업개발의 세 단계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탐사시추 계획을 승인한 윤 대통령은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하는데 1개당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간다”며 “세계 최고의 에너지 개발 기업들도 벌써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시추공 1번 뚫는데 1000억 최소 5번은 뚫어야 확인 가능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국정 브리핑에서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뉴시스]
이어 브리핑에 배석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어제(2일) 직접 대통령께 탐사 결과를 보고했다”며 “140억 배럴 중 가스가 4분의 3, 석유가 4분의 1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향후 구체적 일정은 2027년이나 2028년께 공사를 시작해 2035년 정도에 상업적 개발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안 장관의 설명이다. 안 장관은 매장 가치가 현시점에서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수준”이라고도 언급했다. 지난 주말 기준 삼성전자 시총을 440조원으로 계산했을 때 2200조원의 가치가 있다는 의미다.

다만 정부 고위관계자는 개발 성공률에 대해 “저희가 받은 자료에는 20% 정도로 나왔다”고 말했다. 여전히 실패할 확률이 80%에 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야당에선 비판이 나왔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석유·가스 매장량이나 사업성을 확인하기도 전에 대통령이 매장 추정치를 발표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비판은 시추 가능성과 경제성 때문이다. 3일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영일만 앞바다의 석유 확인매장량이 35억 배럴인 것으로 확인될 경우 한국을 포함한 23개의 주요 석유 생산국 가운데 한국은 20위를 차지한다. 19위인 베트남(44억 배럴)과 21위인 말레이시아(27억 배럴)와 비슷하다. 그 뒤로는 아르헨티나와 영국이 각각 25억 배럴이다.

영일만 앞바다에는 석유 35억 배럴뿐 아니라 천연가스 105억 배럴이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기체인 천연가스 매장량은 조사 방법에 따라 매장량이 크게 달라진다. 이날 윤 대통령은 “천연가스는 우리나라 전체가 29년간 쓸 수 있고, 석유는 4년간 쓸 수 있는 양”이라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그러나 축배를 들기에는 이르다. 이날 윤 대통령이 발표한 내용은 정부가 지난 15년가량 진행해 온 지질조사와 물리탐사(탄성파·중력·자력 등)에 대해 미국 심해 기술평가 전문기업 액트지오(Act-Geo)가 지난해 2월부터 같은 해 말까지 분석한 결과일 뿐이다. 그 이후 5개월가량 동안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의 검증을 수차례 거쳤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직접 땅을 파 확인해 봐야 실제로 유전과 가스전이 있는지, 있다면 정확한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은녕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사람 몸에 X선 찍듯이 물리탐사를 해보니 유전·가스전으로 추정되는 게 발견됐다는 의미”라며 “정확한 분석을 위해선 내시경을 넣어 조직 검사를 하듯이 탐사시추를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오는 12월 탐사시추를 시작해 2035년부터 석유·천연가스 생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탐사시추에 한정해 보면 1공당 1000억원가량이 들 것으로 분석된다. 깊이가 1㎞ 이상이어서다. 정부는 1공당 성공률을 20% 정도로 보고 있다. 약 5000억원을 들여 5번 정도 뚫어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올 연말 시작되는 첫 번째 탐사시추 결과는 3개월여 뒤 나올 전망이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채산성이 확보돼야 실제 상업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정부 발표가 증시에 전해지자 석유·에너지 관련 테마주 7개 종목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한국가스공사(29.87%), 한국석유(29.98%), 대성에너지(29.91%) 등이 상한가 행렬에 동참했다.





현일훈.김민중.오욱진(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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