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피팅룸에서 춤 추고 인증샷 찰칵…확 달라진 요즘 쇼핑 [비크닉]

b.플레이스

“거기 가봤어?” 요즘 공간은 브랜드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장소를 넘어 브랜드를 설명하고, 태도와 세계관을 녹여내니까요. 온라인 홍수 시대에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감각할 수 있는 공간은 좋은 마케팅 도구가 되기도 하죠. 비크닉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이끄는 매력적인 공간을 탐색합니다. 화제의 공간을 만든 기획의 디테일을 들여다봅니다.

H&M이 5월 31일, 새로운 컨셉의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사진=H&M

사방에 거울이 달린 방으로 들어서자 문을 닫았다. 이내 화려한 조명이 켜지고 BTS 음악이 흘러나왔다. ‘여기가 어디지’ 싶게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이곳은 다름 아닌 피팅룸. 패션 브랜드 H&M(에이치앤엠)이 지난 달 31일 서울 명동점에 선보인 아시아 최초 ‘이머시브 피팅룸(Immersive Fitting Room)’이다.
이 매장은 H&M이 2020년 명동1호점을 문 닫은 이후 다시 명동을 핵심 지역으로 삼아 문 연 국내 첫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다. 첨단기술이 접목된 ‘체험적 쇼핑’ 공간이라는 점이 특징으로, 앞서 이머시브 피팅룸 외에도 터치 하나로 원하는 옷을 주문하는 ‘스마트 피팅룸’ ‘셀프 결제 서비스’ 등을 마련했다. 손가락 터치만으로도 시공간 제약 없이 구매가 가능한 요즘, 오프라인 매장의 남다른 차이점 역시 ‘테크’에서 찾은 시도다. 지난달 31일 이곳을 찾아 신개념 쇼핑을 경험해 봤다.

거울방에서 인증샷 찍는 피팅룸
이번 플래그십 매장에서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이머시브 피팅룸’부터 찾았다. 기술을 이용한 ‘몰입형 탈의실’이라는 생소한 표현이 호기심을 자아낸다. 가장 꼭대기인 5층에 자리하며 한 명 혹은 한 팀 단위로 입장이 가능하다.
방은 사방은 물론 천장과 바닥까지 거울로 도배돼 있다. 문을 닫자 바로 조명이 바뀌면서 분위기를 압도한다. 몇 해 전 ‘인증샷 성지’로 위력을 떨친 쿠사마 야요이 작가의 ‘무한 거울의 방’이 연상되는 순간이다. 전면에 설치된 패널을 통해 공연장, 여름 컬렉션(Summer 2024), 페스티벌, 제주 여행, 브런치, 클럽 등 6개의 선택지 중 나만의 배경을 고르면 디지털 영상과 함께 음악이 흘러나온다. 요즘 유행하는 즉석 사진 촬영을 하듯 친구들끼리 마음에 드는 옷으로 갈아입고 인증샷이나 동영상을 남기며 잠시 ‘패션 놀이’를 할 만하다. 이 몰입형 콘텐트에는 K-POP에서 영감을 받은 스테이지는 물론 제주도 풍경을 추가해 한국의 지역색을 반영해 두기도 했다.



터치 하나로 공간의 무드와 음악이 바뀌는 이머시브 피팅룸. 사진 H&M
다양한 무드의 몰입형 콘텐츠가 시선을 잡아끈다. 사진 H&M

스마트 피팅룸에서 내게 꼭 맞는 옷 찾기
쇼핑할 때 흔한 경험 중 하나가 피팅룸에 갖고 간 옷의 사이즈가 맞지 않는 경우다. 마음 같아서는 한 치수 크거나 작은 옷을 입어보고 싶지만 다시 가지러 나가자니 귀찮고, 안 입어보고 사자니 망설여질 수밖에 없다. H&M이 이번에 도입한 ‘스마트 피팅룸’은 그 점을 정확히 간파한 서비스다.
지하 1층에 마련된 네 개의 스마트 피팅룸에는 제품 추적 기능이 있는 ‘스마트 거울’이 달려 있다. 입어보려고 가져간 옷을 근처에 대면, 동일한 모델의 사이즈는 물론 다른 색상까지 보여준다. 또 입어보고 싶은 옷에 버튼을 누르면 실시간으로 매장에 전달되어 직원이 피팅룸까지 옷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아예 피팅룸 안에서 공식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옷을 구매할 수도 있다.

H&M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 스마트 피팅룸. 사진 H&M
스마트 미러를 통해 옷을 스캔하고 원하는 사이즈 및 컬러의 제품을 매장에 실시간 요청할 수 있다. 재고가 없다면 온라인으로도 주문 가능한 원스톱 쇼핑 환경을 구현했다. 사진 H&M

매장에 적용된 디지털 기술은 이뿐 아니다. 직원과의 대면 없이 고객 스스로 상품을 스캔해 결제하는 셀프 체크 아웃 서비스도 운영한다. 또 1층 매장 입구에서 보이는 LED 디지털 월의 컨트롤 타워도 눈여겨 볼만하다. H&M 스웨덴 본사에서 송출하는 영상으로, 24시간 전 세계 고객에게 브랜드의 메시지를 동일하게 전달한다.

2024 썸머 컬렉션으로 꾸려진 H&M 명동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 1층 전경. 매장 중앙 미디어 파사드는 전 세계 매장 어디서든 동일한 영상을 24시간 송출한다. 사진 H&M
사용했던 빈티지 가구를 놓았다. 왼쪽은 까시나, 오른쪽은 커넥토리얼 라운지 소파. 사진 이소진 기자

쇼핑을 놀이로 만드는 매장
효율과 기능을 강조하는 ‘디지털’을 내세운 것과 달리, 매장의 전반적 분위기는 차분하고 여유롭다. 원목을 계단 인테리어에 적용한다거나 벽체를 돌 질감으로 꾸미는 식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휴식 공간이다. 곳곳에 까시나의 LC1 의자, 프레이머의 스툴, 일바의 미쉐린체이스 소파 등 디자인 가구들을 배치했다. 흔히 ‘패스트 패션’ 매장에서 경험하는 전투적이고 진 빠지는 쇼핑이 아니라, 여유롭고 쾌적한 경험을 해 보라는 취지에서다.

명동 하늘이 올려다보이는 테라스. 사진 H&M

실내를 벗어나 꼭대기 층에는 야외 테라스도 있다. H&M을 상징하는 빨간색 벤치와 조형물이 포인트이자 포토존이다. H&M 관계자는 “명동은 지역 특성상 옷만 구매하려 매장을 방문하기보다 가볍게 아이쇼핑을 한다든가, 쇼핑 자체를 여가 활동처럼 즐기려는 고객들이 많다”면서 “단지 물건을 고르고, 사는 공간이 아닌 패션에 대한 영감을 얻고 즐거움과 추억을 얻는 경험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명동은 디지털+새로움+해외고객 모두 갖춘 곳”
아네타 포쿠친스카 H&M 동아시아 지역 매니저

H&M 동아시아 리저널 매니저 아네타 포쿠친스카. 사진 H&M

-‘플래그십 스토어’는 한 브랜드의 철학과 정체성을 뚜렷이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이다. H&M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로 명동을 점찍은 이유가 궁금하다.
“이번 매장은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험과 기술을 집약한 공간이다. 현재 한국은 패션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외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또 혁신적인 디지털 환경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들이 끊임없이 생겨나는 곳이다. 명동은 국내는 물론 해외 고객도 많은 지역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H&M의 새로운 매장과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늘로 국내 40번째 매장을 오픈했는데 평소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해서 본다. 쇼핑의 물리적인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온라인에서는 얻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니까. 반면 온라인은 언제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고 편리하다. H&M은 매장에서 옷을 입어보고 그 자리에서 주문은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두 채널을 잇는 ‘심리스(seamless)한’ 경험이다.”

-‘H&M 컬렉션’은 매년 발망, 겐조 등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는 한국 디자이너 최초로 황록 디자이너와 ‘rokh H&M 컬렉션’을 선보였다.
“지난 4월, DDP에서 열린 패션쇼에 800여 명이 모인 걸 보고 컬렉션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스톡홀름·런던·뉴욕 등 다른 나라에서 일하는 몇몇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이번 컬렉션을 사랑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는 것도 알게 됐다. 한국 패션이 얼마나 두각을 드러내고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H&M은 2004년 샤넬의 수장이었던 칼 라거펠트와의 협업을 시작하며 최고의 디자인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누릴 수 있도록 했다. 패션의 민주화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프로젝트다.”

-폴란드 H&M에서 파트타이머로 일한 지 18년 만에 ‘최연소 동아시아 지역 매니저’가 되었다. 비결이 있다면.
“본질에 집중하려고 한다. ‘패션과 품질을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비전은 H&M의 신념이고, 이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두 번째, 개인뿐만 아니라 팀 전체가 명확한 방향과 목적을 가지고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내 힘을 집중시킨 뒤 이를 연결하면 정말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다. 마지막으로는 새로움에 대한 유연함이다. 18년 동안 매달 새로운 일이 일어났고, 어떤 순간도 똑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았다. 이번 명동점 역시 새로운 도전들이 있었지만 계속 밀고 나갈 수 있었다.”

-동아시아 지역을 총괄하고 있는데, 한국 패션 시장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가.
“다른 6개 나라 모두 사업적으로 중요하지만 한국은 분명 패션 영향력이 강한 나라다. 케이팝 문화 역시 한국을 꽤 특별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나는 한국에 올 때마다 거리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신기하다. 디테일을 세심하게 챙길 뿐만 아니라 조화로움까지 갖춘 스타일링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이소진(lee.sojin2@joongang.co.kr)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