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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망디·G7·나토 서방 정상회의 잇따라…시험대 오른 '동맹'

우크라·가자 전쟁 단합 기회…'트럼프 그림자' 못 피해 유럽 우경화·中부상도 분열 요인…"바이든의 동맹 강조, 문제 씨앗 심는 셈"

노르망디·G7·나토 서방 정상회의 잇따라…시험대 오른 '동맹'
우크라·가자 전쟁 단합 기회…'트럼프 그림자' 못 피해
유럽 우경화·中부상도 분열 요인…"바이든의 동맹 강조, 문제 씨앗 심는 셈"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이번 주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행사를 시작으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등 내달까지 서방 정상들이 참석하는 굵직한 외교 행사가 줄줄이 열린다.
연쇄 정상회의는 서방의 단결을 다지고 이를 대외적으로 알릴 흔치 않은 기회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 중국의 부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으로 인한 미국의 불투명한 미래와 같은 분열 요인으로 서방 정상들에겐 동맹의 의미와 미래를 묻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는 6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행사를 시작으로 서방 정상들이 잇따라 한자리에 모인다.


이달 13∼15일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15∼16일에는 스위스에서 '우크라이나 평화 회의', 7월 9∼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나토 75주년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다.
노르망디 기념행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 맞서 연합군이 승리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 작전을 되새기는 자리로 서방에 의미가 깊다. 2차대전 잿더미 속에서 일어선 서방 군사동맹의 75주년을 기념하는 정상회의 역시 뜻깊은 자리다.
바이든 대통령은 스위스 우크라이나 평화회의를 제외한 일정에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화려하고 자부심 넘치는 이면에는 미국 정책에 대한 유럽의 의구심이 자리하고 있다. 나토 탈퇴까지 시사한 바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맞붙는 만큼, 이들 회의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그림자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NYT의 진단이다.
특히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7월 11일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 관련 형량이 선고되는 날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서방의 단결을 강조하겠지만, 유럽 지도자들은 미국 정치의 '기능장애'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조지타운대 찰스 A. 쿱찬 교수는 "우리는 서방 동맹의 부활과 갱신의 시대를 겪고 있다"며 "다양한 정상회의가 이를 잘 포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쿱찬 교수는 "그러나 우리는 모두가 다음 미국 선거를 걱정하는 바로 그 순간을 축하하고 있다"며 "2차 대전 후 처음으로 서방 내부 위협이 외부 위협보다 더 심각해졌다"고 덧붙였다.
미국에만 불안 요소가 있는 건 아니다.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전역에서 극우 정치세력이 지지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6일 시작되는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극우 세력이 제2의 교섭단체(정치그룹)를 형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나토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월엔 "그들(러시아)이 원하는 것을 내키는 대로 모조리 하라고 격려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서방에선 우크라이나 전쟁 다음 단계는 어떻게 할지, 푸틴 대통령을 어떻게 대하느냐를 두고 논쟁이 제기된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유럽에 더 많은 방위 부담을 지도록 설득하는 것도 과제다.
주미 영국대사를 지낸 피터 웨스트마콧은 "유럽인들은 유럽의 더 큰 노력이 없다면 미국이 동맹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며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할 경우엔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느 시점엔 전쟁을 끝내기 위해 협상을 할 가능성이 크다"며 "내 걱정은 우크라이나 지지자들이 더 많은 조치를 하지 않으면 곧 그 협상이 항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푸틴 대통령에게 자신의 행운을 더 밀어붙이도록 할 뿐"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부상 속에서 유럽 국가들은 중국에 미국보다는 유화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홍콩 탄압, 대립적인 '늑대전사'(전랑) 외교, 영국과 독일 등지에서의 '스파이 사건' 등으로 유럽 안에서도 중국에 대한 강경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자 전쟁에 있어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유럽과 차이가 있다. 아일랜드, 노르웨이, 스페인은 최근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에서도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금까지 보여온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의 '동맹 강조'가 문제의 씨앗을 심은 셈이라고 지적한다.
동맹국들을 지나치게 미국에 의존하게 했고, 이번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망령'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유럽외교위원회(ECRF) 제러미 샤피로 연구이사는 "바이든 전략의 중심은 동맹과 동맹국이고, 그는 이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트럼프는 기본적으로 동맹국을 당신 집에 찾아와 돈 빌리고 수영장을 이용하는 친척처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며 "트럼프로 인해 세계가 미국에 의존해서는 안 되는 바로 그 순간에, 미국에 더 많이 의존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noma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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