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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출신 변호사 "1년 이자만 650억, 최태원 이혼소송 말았어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3월 12일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관련 항소심 변론기일을 마치고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오른쪽은 항소심 변론기일에 출석하는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뉴스1

최태원(64) SK그룹 회장과 노소영(63)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에 대해 가정법원 판사 출신 이현곤(54·사법연수원 29기) 변호사가 “(최 회장이) 애초에 하지 말았어야 할 소송을 무대포로 밀어붙였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변호사는 “소송을 할 때는 1안이 안 될 경우 2안을 생각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김옥곤 이동현 부장판사)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2심 선고 공판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금 1조3808억17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22년 12월 1심이 인정한 재산분할액 665억원, 위자료 1억원을 사실상 정면으로 뒤집은 결과였다.

법무법인 새올 소속 이 변호사는 법원의 판단이 나온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태원 회장이 망한 이유’란 제목의 글을 통해 판결을 분석했다.




그는 “회사 오너는 이혼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트로이의) 파리스 왕자는 여자(스파르타 메넬라우스 왕의 부인 헬레네) 때문에 트로이 전쟁이 일어나는 원인을 제공했다"고 언급했다. “그만큼 책임 있는 자리”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최태원 회장이 먼저 이혼소송을 제기해 재산분할의 불씨를 스스로 만들고, 1심에서는 선방했지만 항소심에서는 무려 1조3000억원의 재산분할 판결을 받았다”며 “만약 주식이 재산분할 대상이 될 것을 예상했으면 2안으로 주식분할을 제안했어야 하나 그것도 안 했다”고 최 회장 측의 대응을 문제 삼았다.


또한 이 변호사는 “그래서 금전지급 판결이 났는데 1조가 넘는 현금이 있을 리 없으니 현금 마련을 위해 주식을 팔거나, 주식으로 대체 지급을 할 수밖에 없으니 추가로 양도세까지 내야 한다”며 “수천억원 이상의 추가 비용 지출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연 5% 이자도 내야 하는데 1조3000억원의 1년 이자는 650억원”이라며 “주식분할을 예비적으로라도 했으면 법원에서 받아주고 이자 비용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모든 비용을 합치면) 실제로는 2조 정도 지출되니 그냥 망했다고 봐야한다”고 단언했다. “무조건 엎드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보기 안타깝지만 자업자득”이라고도 말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 1일에도 이번 재판과 관련된 글을 올렸다.


그는 자신이 이미 2018년에 “이혼하면 큰일 난다”며 조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법이라고 하면서 혼자 독식하겠다고 하는 것은 자기모순이 되기 때문에 재산분할에는 재산형성 과정의 합법성 여부를 따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항소심 재판부가 “(노 관장의 선친인)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후광 속에 SK 그룹이 성장했다”며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도를 1심과 달리 폭넓게 인정한 점을 거론한 것이다.

이 변호사는 지난 2018년 7월 6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도 이날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그는 당시 “최 회장의 재산 형성과정에서 처가의 도움이 있었다면 그것이 합법이든 불법이든 상관없이 재산 기여 행위로 인정될 수 있다”며 “이론상으로는 절반까지도 가능해 세기의 재산분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은 3일 서울 SK서린사옥에서 열린 SK수펙스추구협의회 임시 회의에 참석, 노 관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 결과를 놓고 “개인적인 일로 SK 구성원과 이해 관계자 모두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다만 판결 내용을 두고서는 “SK가 성장해 온 역사를 부정한 판결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반드시 진실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그룹의 최고 협의기구로 매월 1회 모여 그룹 차원의 공동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최 회장은 “이번 판결로 지난 71년간 쌓아온 SK그룹의 가치와 그 가치를 만들어 온 구성원의 명예와 자부심에 큰 상처를 입어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유를 밝혔다.




조문규.조수진(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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