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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10분의 9는 상위 10%가 낸다…불붙은 ‘징벌 과세’ 개편

종합부동산세 개편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1주택자 종부세 폐지’를 먼저 제시하자 국민의힘은 민생경제특위를 꾸리고 종부세 개편에 불을 붙였다. 구체적인 개편안을 마련할 정부는 몇 가지 안을 놓고 검토에 들어갔다.

종부세 납부자 줄었지만, 쏠림 심해져
이번 정부 들어 종부세 부담이 줄었다곤 하지만, 그만큼 종부세 편중은 극심해졌다. 종부세의 ‘징벌적 성격’이 되레 강화됐다는 풀이가 나온다. 3일 국세청이 발표한 2023년 귀속분 종부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종부세 납부인원은 49만5193명, 결정세액은 총 4조1951억원이다. 납세인원과 세액은 각각 전년보다 61.4%, 37.6% 감소했다.
차준홍 기자

지난해 종부세액 상위 10%는 3조7107억원의 종부세를 부담했다. 전체 종부세 결정액(4조200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8.5%에 달한다. 2022년만 해도 상위 10%가 전체 종부세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7.2%에 불과했다. 1년 새 20%포인트가 넘게 증가했다. 또 상위 10~20%가 지난해 종부세 납부세액의 5%, 20~30%가 2.6%를 차지했다. 전체 종부세의 96.1%는 상위 30%가 낸다는 의미다.

지난해 정부는 기본공제금액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1세대 1주택자는 11억원에서 12억원) 상향했다. 개편의 폭이 크지 않다 보니 종부세 부담이 일부 국민에 더욱 쏠렸다는 풀이가 나온다.



정부, 다주택자 세율 통합 검토
이 때문에 종부세 개편 작업에 나선 정부는 징벌적 성격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택 수가 아닌 가격에 따라 종부세를 부과하는 방안 등 다주택자의 중과세를 완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재는 3주택자 이상 다주택자에게는 최고 5%의 중과세율을 부과하는데 이를 기본세율(최고 2.7%)로 통합해 세율체계를 일원화하는 식이다.

이 경우 주택 수와 무관하게 보유 주택의 가격을 더해 세액을 결정한다. 지난 2022년 이번 정부 출범 첫해에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세제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야당에서 반대하면서 결국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이 유지됐다. 정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종부세 개편 논의가 먼저 시작된 만큼 이전 개편안을 다시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며 “이를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종부세 폐지까지 검토한다. 부동산에 대해 이미 재산세를 부과하는 만큼 종부세가 이중과세라는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다만 종부세 전면 폐지에 대해선 논란 여지가 큰 데다 지방정부 재정을 크게 위축할 수 있어 시간을 두고 검토하는 분위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종부세의 과도한 세 부담에 대해 우선 부분적 개편안을 마련하고, 근본적 폐지는 그다음 단계로 재산세와 통합 문제를 함께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주택자 종부세 폐지엔 신중
지난해 종부세 통계에 따르면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도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세대1주택자 중 종부세를 낸 인원은 11만1315명으로, 3주택 이상(5만7087명)보다 2배가량 많았다.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이 “1주택자 종부세 폐지”라는 주장을 들고나온 것도 실수요자의 부담이 여전한 탓이다. 소득이 충분치 않은데 사는 집 한 채로 종부세를 내는 게 과도하다는 취지다.
2일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어 있는 부동산 관련 세금 상담 안내문. 연합뉴스

다만 정부는 1주택자 종부세 폐지에 대해선 부작용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예컨대 서울 강남에 20억원 주택 한 채를 보유한 사람은 종부세를 내지 않는데 4억원 주택 3채를 보유한 사람은 다주택자라는 이유로 종부세를 과도하게 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세 형평성에 문제가 생기는 데다 ‘똘똘한 한 채’ 선호가 커져 특정 지역 쏠림 현상을 조장할 여지도 있다.

종부세 개편은 고차방정식이다. 중과세 폐지‧완화는 “다주택자 감세”라는 프레임에, 1주택자 종부세 폐지는 “조세 형평성 저해”라는 비판에 막힐 수 있어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어떤 식의 개편이든 제도를 살짝만 다듬는 식은 유·불리에 따라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본질적인 해법이 아닌 만큼 종부세와 재산세를 통합하고 재산세율을 올리는 게 보유세 정상화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진호(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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