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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3E 12단 ‘블랙웰 울트라’ 깜짝공개…젠슨황 “대만, 이미 AI 중심”

젠슨황 엔비디아 CEO가 2일 대만 타이베이 국립대만대 스포츠센터에서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4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타이베이=이희권 기자
2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에 있는 국립대만대학교 스포츠센터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5000여 명이 비옷을 입고 우산을 쓴 채 몰려들었다. 아시아 최대규모 IT 박람회인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4’의 첫 번째 기조연설을 듣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몰린 인파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인물은 인공지능(AI) 황태자로 불리는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최고경영자(CEO)다.

열띤 환호 속에 검은색 가죽 재킷을 입고 무대에 등장한 황 대표는 AI가 주도할 차세대 산업혁명이 시작됐음을, 그 중심에는 엔비디아와 대만이 있음을 알렸다. 황 대표는 “대만은 우리의 소중한 파트너가 있는 본거지”라며 “대만과 우리의 파트너십이 세계의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AI 중심에 선 대만
2일 대만 국립대만대 스포츠센터 앞에서 엔비디아 젠슨황 CEO의 기조연설을 보기 위한 사람들이 입장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 타이베이=이희권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만계 미국인인 황 대표는 컴퓨텍스 타이베이의 기조연설을 맡았다. 엔비디아는 대만을 대표하는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TSMC와 깊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이날 황 대표는 “단순히 엔비디아가 반도체 제조를 대만에 위탁하는 기존의 관계를 넘어 다양한 대만의 IT기업과 협력해 AI 혁명을 이끌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황 대표는 “엔비디아의 포괄적인 파트너 에코 시스템에는 세계 최고 반도체 파운드리 TSMC를 비롯해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핵심 구성요소를 제공하는 다양한 전자제품 제조업체가 포함된다”며 “서버·네트워킹·인프라 제조업체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자에 이르기까지 업계 전체가 엔비디아 신제품 ‘블랙웰’을 통해 모든 분야에서 AI 기반 혁신을 가속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오른쪽)와 모리스창 TSMC 창업자(가운데)가 지난달 29일 대만 타이베이의 닝샤 야시장에 있는 한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함께 나오고 있다. AFP연합뉴스

애플 공급업체로 알려진 폭스콘은 엔비디아의 중앙처리장치(CPU)인 ‘그레이스’와 괴물 칩이라 불리는 신제품 ‘블랙웰’을 사용해 AI 기반 전기차·로봇을 위한 스마트 솔루션 플랫폼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대만의 대표적인 의료기관인 창궁기념병원도 엔비디아 신제품을 사용해 생물 의학 연구와 임상 시험을 할 것으로 이날 밝혔다. 이외에도 에이수스·슈퍼마이크로 등 대만 기업들도 협력을 알리며 엔비디아 중심의 AI 생태계 구축에 힘을 보탰다.
김경진 기자

지난 26일 대만에 입국한 황 대표는 가는 곳마다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황 대표는 지난 29일 TSMC 창업자 모리스 창과 린바이리 퀀타그룹 회장, 차이밍중 타이완모바일 회장, 차이밍제 미디어텍 회장 등 대만 과학기술업계 대표 인사들과 만찬을 가졌다. 만찬 후 황 대표의 제안으로 창 창업자와 함께 대만의 한 야시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90대인 창 창업자가 야시장 방문 제안에 흔쾌히 응했다는 사실에 대만 현지 언론은 ‘TSMC와 엔비디아 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황 대표는 이날 대만 현지 언론에 “대만은 이미 AI의 중심에 있고 이런 절호의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의 시구에 나섰다. AFP=연합뉴스
HBM3E 12단 ‘블랙웰 울트라’ 깜짝 공개
대만이 AI 중심의 한 축으로 떠오르며 올해로 43회를 맞은 컴퓨텍스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컴퓨텍스는 대만이 반도체·컴퓨터 등을 전략산업으로 점찍은 1981년 처음 개최한 박람회다. 한동안 세계 PC 시장이 위축되며 컴퓨텍스의 위상도 한풀 꺾였지만, AI 붐을 타고 대만이 AI를 구현하는 반도체·서버 등 하드웨어 중심지로 거듭나자 글로벌 기업들이 몰리며 세계 주요 행사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올해 기조연설 무대 연사들의 면면에서도 드러난다. 대만계 미국인인 리사 수 AMD CEO는 3일 기조연설을 맡았다. 지난해 부사장급이 참석한 퀄컴은 이번에는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가 직접 출동했으며, 한국 방문을 계획했던 팻 겔싱어 CEO는 방한을 취소하고 대만에 머문다. 전 세계 반도체 스타들이 대만 섬에 모두 모이는 셈이다.

황 대표는 이날 기조연설 막바지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을 탑재한 엔비디아 ‘블랙웰 울트라’가 내년에 출시 예정이라는 사실과 6세대 HBM4가 장착될 블랙웰 이후의 차세대 AI 칩 ‘루빈’의 로드맵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최신 AI 칩 블랙웰 발표 이후 3개월만에 깜짝 발표를 또 내놓은 것이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가 2일 대만 타이베이 국립대만대 스포츠센터에서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4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타이베이=이희권 기자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내 HBM3E 12단 제품 양산을 선언한 상황에서 해당 HBM을 탑재하는 슈퍼 칩 출시가 미칠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역시 12단 HBM3E 양산을 준비 중이다. 황 대표는 “지금 (이 내용을) 공개한 것을 후회할지도 모르겠다”면서 “블랙웰 울트라에는 12단 HBM3E이, 새로운 루빈에는 6세대 HBM4 8개가, 루빈 울트라 칩에는 HBM4 12개가 탑재될 예정”이라 말했다.

새로운 설계를 적용한 신형 GPU(그래픽처리장치) 플랫폼 ‘루빈’은 2026년 출시된다. 이와 함께 Arm 기반 새 CPU ‘베라’도 출격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는 이날 단순히 칩을 팔던 회사를 벗어나 GPU는 물론 CPU와 AI 서버, 소프트웨어 전체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을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는 2일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을 탑재한 엔비디아 블랙웰 울트라가 내년에 출시 예정(사진 왼쪽)이라는 계획과 6세대 HBM4가 처음으로 장착될 블랙웰 이후의 차세대 GPU 플랫폼, 루빈의 전체 로드맵(사진 오른쪽)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타이베이=이희권 기자



박해리.이희권(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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