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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해도 지방선거 지휘"…민주 의총, 이재명 일극체제 선포식 방불

22대 국회 임기 첫날인 30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 총회는 ‘이재명 대표 일극 체제’ 선포식을 방불케 했다. 1시간 15분간 진행된 의총이 끝난 뒤 당 관계자는 “반대 토론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22대 국회 개원 첫날인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첫 의원총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비공개 의총에서 장경태 최고위원이 의원들에게 설명한 당헌·당규 개정 시안부터가 이 대표 맞춤형이라는 평가다. 현행 당헌은 당대표가 대선에 출마하면 선거일 1년 전까지 사퇴할 것을 규정하고 있지만, 개정안은 전국단위 선거 등 사유가 있으면 당무위원회 의결로 사퇴 시한을 변경하는 예외 조항을 뒀다.

당초 이 대표는 연임하더라도 대선 1년 전인 2026년 3월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하지만 당헌이 개정되면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이유로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민주당 중진의원은 “왼손에는 당권, 오른손에는 대권을 쥐고 대선 가도를 달릴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뇌물과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 행위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자동 정지하는 당헌 문구도 삭제키로 했다. “정치검찰 독재정권 하에서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다. 이 역시 각종 사법리스크에 시달리는 이 대표를 염두에 둔 개정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시안에는 ‘현행 당헌은 대통령 궐위 등 국가 비상상황 발생에 대해 규정하고 있지 않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윤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과 이 대표의 조기 대선 등판까지 염두에 뒀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의원들이 22대 국회 첫 날인 30일 오후 국회 본청계단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당권·대권 분리, 부패 연루자의 당직 배제 등 그간 민주당이 지향하던 가치를 일순간에 뒤집는 내용이 포함됐음에도, 의총에서 반론을 제기한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의총 뒤 “선수별 당대표 간담회를 하는 등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대표에게 반기를 들 의원이 있겠나. 사실상 요식 행위”(재선 의원)라는 반응이 나왔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보편적 윤리·도덕 기준을 정당이 스스로 무너뜨리는 모양새”라며 “새 민주당 의원들이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동조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개정안에는 추미애 의원의 국회의장 경선 탈락 뒤 불거진 강성 당원 반발을 달래는 ‘당원권 강화’도 담겼다. 국회의장 후보, 원내대표 선출 시 권리당원 투표를 20% 반영하도록 했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김용민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더불어민주당 제22대 국회 민생-개혁 1호 법안(민생위기 특별조치법, 해병대원 특검법)을 접수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강정현 기자
이날 당헌·당규 개정안이 이 대표의 일극 체제를 알렸다면, 당론 법안 채택은 거야(巨野)의 입법 드라이브 예고편이었다. 의총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민생회복지원금법, 채상병 특검법을 각각 민생·개혁 1호 당론 법안으로 채택했다. 이 대표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개원 즉시 몽골 기병 같은 자세로 민생입법과 개혁입법 속도전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소득수준에 따라 전 국민에게 25만~35만원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차등 지급하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두고 이날 정치권이 크게 술렁댔다.

당초 민주당은 전 국민에게 25만원을 보편 지원하자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전날 “차등 지원도 수용하겠다”며 “반드시 똑같이 지급하라는 주장을 더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이 대표가 한발 물러섰다”, “유연해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이날 민주당의 민생회복지원급법 내용이 공개되자 여당에서는 “국민을 우롱하는 말장난”이라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쉽게 말해 소득 수준이 높은 국민은 25만원, 낮은 국민에게는 35만원을 주라는 것”이라며 “전 국민 25만원보다 예산 부담이 더 큰데, 이 대표는 선심 쓰듯 차등 지원으로 물러섰다고 국민을 속였다”고 비판했다. 이날 민주당 비공개 의총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차등 지원이 25만~35만원 지급을 의미하는 거였나”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고 한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정부가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면 대안부터 제시하고 합리적으로 타협하면 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제22대 국회 개원 첫날인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첫 의원총회를 마친 뒤 비공개 의총을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한편 민주당은 이날 국회 상임위원회 16곳의 간사를 발표하고, 소속 의원의 상임위 배정안도 공개했다. 다만 여야 대치 상태인 상임위원장은 공란으로 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는 판사 출신 김승원 의원이 맡는다. 박지원·서영교·정청래·김용민·장경태 의원 등도 법사위에 전진 배치됐다. 국방위 간사는 김병주, 행안위는 윤건영, 운영위는 박성준 의원이 맡는다. 이날 오전 민주당 초선 의원 59명은 성명서를 내고 “노골적인 지연 전술을 끊어내기 위해 6월 7일 원 구성 시한을 못 박아야 한다”고 여당을 압박했다.



손국희.강보현.김하나(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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