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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도 손흥민도 맛봤다…'세계 최고' 리그의 달달한 돈맛

레드재민의 ‘빨간 맛 축구’
유럽 최고의 축구 제전인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6월2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립니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과 도르트문트(독일)가 단판 승부를 벌이는 거지요. 그런데 챔피언스리그는 언제, 어떻게 시작됐을까요. 축구 칼럼니스트 ‘레드재민’이 챔피언스리그의 유래와 역사를 알려드립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일보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The JoongAng Plus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세계 챔피언? 영국 친구들은 허풍이 심하군.”

프랑스 스포츠 전문 일간지 레퀴프의 가브리엘 아노 국장이 신문 한 부를 책상 위로 툭 던졌다. 영국 지역지 버밍엄 가제트의 1954년 12월 14일자 1면 기사에서 ‘세계 챔피언 울버햄프턴’이라는 제목을 발견한 직후였다. 영국 축구팀이 당대 유럽 최강으로 손꼽히던 헝가리의 혼베드를 꺾은 것에 대한 영국 언론의 만족감이 아노 국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책상 앞에 있던 자크 페란 축구 담당 기자가 신문을 집어 들어 재빨리 내용을 살핀 뒤 이렇게 말했다.

“서둘러야겠네요. 연맹 쪽을 다시 재촉하겠습니다.”

신재민 기자
두 사람의 목표는 ‘유럽 챔피언 클럽컵’(European Champion Clubs Cup·이하 유러피언컵)이라는 타이틀의 클럽 축구 대회를 창설하는 것이었다. 그에 앞서 6년 전 ‘남미 챔피언 선수권대회’(코파 리베르타도레스의 전신)가 개최됐다는 소식이 두 사람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페란 기자는 “전 세계 클럽 축구를 선도한다고 자부하는 유럽이 어찌 남미도 성사시킨 축구 대회를 개최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우리도 이런 선례를 따라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페란 기자는 유럽 최고 클럽을 가리는 축구 대회의 세부 운영안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의욕과는 달리 진행은 느렸다. 실무를 도맡을 주체가 없다 보니 그럴싸한 계획을 마련하고도 좀처럼 실행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그런데 1954년 유럽축구연맹(UEFA) 창립으로 대회 운영 관련 고민을 해결했는데, 때마침 영국 언론이 ‘세계챔피언’ 운운하면서 호들갑을 떤 게 일처리 속도를 높여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신재민 기자
우여곡절 끝에 1955~56시즌 프랑스 파리에서 유럽 챔피언스리그의 시초인 유러피언컵 원년 대회가 개최됐다. 주관사 레퀴프가 초청한 유럽 명문 16개 클럽이 출전했다. 첫 대회였던 만큼 진행은 매끄럽지 못했다. 잉글랜드를 대표해 파리로 건너오려던 첼시는 ‘풋볼리그’(잉글랜드 1~4부를 관장하는 단체)의 반대로 출전을 포기했다. 소련(러시아의 전신) 챔피언 디나모 모스크바는 날씨와 이동 거리 문제로 참가하지 못했다.

신재민 기자
대회는 16강부터 결승까지 홈&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졌다. 경기 일정은 각국 리그가 개최되는 주말을 피해 주중 저녁 시간대로 잡혔다. 긴 여정 끝에 1956년 6월 13일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현 파리생제르맹 홈구장)에서 결승전이 열렸는데 레알 마드리드가 랭스(프랑스)를 4-3으로 꺾고 원년 챔피언에 등극했다.

유럽 축구의 근간은 국가대표팀이 아니라 클럽이다. 유럽의 일상 또한 클럽 축구와 함께 한다. 매 주말에는 자국 리그 경기가, 주중에는 유러피언컵이 개최되는 패턴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1955~56시즌 출범 이후 유럽 클럽 축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유러피언컵은 자연스레 유럽인의 일상이자 최대 관심사가 됐다.

신재민 기자
1992~93시즌 유러피언컵은 현재 명칭인 ‘챔피언스리그’로 브랜드를 바꿨다. 레나르트 요한손 당시 UEFA 회장은 빅 클럽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유러피언컵 혁신안을 발표했다. 가장 큰 변화는 조별리그 도입이다. 이전까지는 모든 일정을 녹아웃(knock-out)으로 진행했다. 두 팀이 맞붙어 지는 쪽은 곧장 탈락하는 방식이다. 아무리 강한 팀이라도 방심하다간 1·2라운드에서 곧장 짐을 싸야 하는 리스크가 상존했다. 대회에서 조기 탈락하는 클럽은 티켓 판매와 스폰서십 계약 등에서 큰 손해를 봤다.

신재민 기자
조별리그는 빅 클럽들에 최소한의 경기 수를 보장하는 묘안이었다. 당시엔 녹아웃으로 먼저 출발한 뒤 8강에 진출한 8개 팀이 2개 조로 나뉘어 풀 리그를 치르는 방식이었다. 이후 양쪽 조 1위가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이렇게 각국 리그 챔피언들이 모여 풀 리그를 진행한다는 의미로 ‘챔피언스리그’라는 명칭이 탄생했다.

챔피언스리그는 2024~2025시즌부터는 본선 참가팀 규모를 현재의 32개 팀에서 36개 팀으로 늘릴 예정이다. 조별리그에 참가하는 모든 팀이 보장받은 일정은 현재는 홈 3경기 포함 6경기인데 다음 시즌부터 8경기(홈 4경기 포함)로 늘어난다. 덩치를 키운 덕분에 UEFA는 내년 예산을 44억 유로(약 6조5300억원)로 확대했고, 이에 맞춰 참가 팀에 돌아가는 분배금도 늘린다.

홍재민 축구칼럼니스트
올 시즌 8강 중 여섯 자리가 전 세계 매출 톱10 클럽(레알, 맨 시티, PSG,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아스널)에 돌아갔다. 돈이 많은 클럽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으로 돈을 더 많이 벌어가는 구조가 바로 현재 유럽 축구 시장이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국인들까지 소중한 새벽 잠을 포기해가며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실시간으로 즐길 줄은 69년 전 이 대회를 기획한 레퀴프 소속 기자 2인도 미처 몰랐을 것 같다.





홍재민(sport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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