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선거 D-7 "극우 정당들 약진, '연합' 성공하면 제2교섭단체 가능"
![지난 4월 한 여성이 프랑스 남서부 레섬의 아르상레에서 6월 9일 유럽의회 선거에 출마할 프랑스 후보들의 캠페인 포스터를 살펴보고 있다. AFP=연합뉴스](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5/30/eeb75804-29a3-45d7-81ae-903f68c9b7ee.jpg)
유럽연합(EU) 27개국 유권자 3억7000만 명의 투표로 의원 720명을 선출하는 유럽의회 선거가 다음 달 6~9일 나흘간 진행된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이번 선거에 EU 회원국은 물론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극우, 강경 우파의 약진 등 선거 결과에 따라 유럽 의회의 정치 지형이 재편되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안보 리스크, 미·중 경쟁 심화와 난민 문제에 대한 EU의 대응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여론조사기관 ‘유럽 일렉트’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럽의회에서 주류를 차지해온 중도 성향 정치그룹들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대신 강경 우파·극우 그룹은 캐스팅보트를 쥘 가능성이 커졌다.
제1그룹인 중도우파 성향 ‘유럽국민당’(EPP)은 720석 중 180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존 178석에서 2석 늘어나지만, 전체 의석수가 5년 전 선거보다 15석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향력은 다소 축소될 전망이다.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은 140→138석, 중도 성향 ‘리뉴유럽’(RE)은 102→86석으로 의석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극우 성향인 ‘정체성과민주주의’(ID), ‘유럽보수와개혁’(ECR)은 의석 수를 늘릴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ID는 59→68석, ECR은 68→75석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희 디자이너](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5/30/1e466e0d-173d-4795-9619-c7daa14ca631.jpg)
르펜·멜로니 연합하면 제2교섭단체 가능
때문에 ID에 속한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정치인 마린 르펜은 지난 26일 ECR에 속한 이탈리아형제들(FdI)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에게 “유럽의회에서 두 번째로 큰 정치그룹이 될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며 공개적으로 연대를 제안한 상태다.
한때 보다 강경한 색채인 ID는 러시아, ECR은 우크라이나에 친화적이란 점에서 양측이 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양측 모두 의회 영향력 확대를 원하기 때문에 성사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지난 24일 프랑스 북부에서 열린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유럽의회 선거 캠페인 회의에서 마린 르펜(왼쪽에서 두번째)이 유력 후보인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왼쪽에서 세번째) 옆에 서서 박수를 보내고 있다. AFP=연합뉴스](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5/30/fdf0b3b6-af99-4500-b974-c02e7aff776c.jpg)
이럴 경우 향후 EU는 한층 강경한 이민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이민자 유입과 일자리·주택 부족 문제를 결부시켜 선거 쟁점으로 부각하고 있는 극우 정당에 대한 유럽 젊은 층의 지지율이 높기 때문이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스의 18~24세 중 36%가 RN을 지지하고, 독일의 14~29세 중 22%가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지지한다는 조사 결과 등을 인용하며 원인으로 경제적 불안과 이민 정책, 정체성 결여 등을 꼽았다. 젊고 자신감 넘치는 남성미의 매력적인 이미지를 투영한 극우정당의 틱톡 등 소셜미디어 전략도 효과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는 유럽이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 속에 진행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원 등을 놓고 친러시아 국가들의 제동으로 EU의 단일대오가 흔들리고 있고, 11월 미국 대선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귀환할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란 ‘안보 우산’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래서 이번 선거 기간 정치 성향을 막론하고 유럽 방위산업 투자 확대 등 안보 강화 공약이 전면에 등장했다. 유럽 산업 경쟁력 제고도 주요 키워드다. 이를 두고 미·중 경쟁에 맞서는 보호주의가 심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선거 결과에 따라 행정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연임도 판가름날 전망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속한 EPP가 제1그룹 지위를 지키더라도, 그가 추진했던 환경규제 등에 대한 불만이 쌓여 의회 구성 후 치러질 인준투표에서 과반을 못 넘길 가능성도 있다.
![지난 24일 독일에서 열린 유럽의회 선거를 위한 기독민주당(CDU) 캠페인 중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5/30/da07f5c3-599d-40e4-bce8-25b6c91bd984.jpg)
백일현(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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