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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재산 대부분이 SK주식…그룹 지배구조 바뀌나 촉각 [최태원·노소영 이혼 2심]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결과가 SK그룹의 지배구조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서울고등법원이 ‘위자료 1억원, 재산분할 665억원’이라는 원심을 깨고 위자료 20억원에 재산분할 1조3808억17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선고해서다. 재판부는 두 사람의 순재산 합을 4조115억원으로 산정했는데, 이중 노 관장 몫이 약 35%라고 봤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뉴스1
재판부에서 산정한 최 회장의 재산은 대부분 주식이다. SK그룹 지주사인 상장사 ㈜SK의 최 회장 보유 주식(17.73%, 1297만주)을 2조760억원으로 평가했다. 이 외에 재판부는 비상장사 SK실트론 주식을 약 7500억원 가치의 자산으로 포함했고, SK텔레콤·SK디스커버리·SK케미칼 등 계열사 주식 보유 분은 수십억 원으로 평가했다. 이들 회사에서 받은 배당금도 공동 재산에 포함됐으며, 부동산이나 예술품 등 다른 자산도 약 600억원 가량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난 2018년 최 회장이 과거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등 친족 23명에게 증여한 ㈜SK 지분(약 1조원)도 재산으로 산정했다는 점이다. 또 티앤씨재단 출연금,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 그 가족에게 이체된 금액 및 대여금 등도 포함됐다. 재판부는 1988년부터 현재까지 혼인기간 취득한 모든 주식을 이혼시 분할해야할 부부 공동 재산으로 본 것이다.

최 회장이 항소심 결과를 따른다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역대 최대 규모의 이혼 재산 분할금을 마련하려면 주식 매각을 검토해야할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최 회장의 ㈜SK 지분이 줄어 그룹 지배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최 회장은 ㈜SK 최대주주다. 국민연금(7.39%)과 최 회장의 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6.58%)이 그 뒤를 잇고 있고, 노 관장도 0.01%를 보유하고 있다. ㈜SK는 SK텔레콤(30.57%), SK이노베이션(36.22%), SK스퀘어(30.55%), SKC(40.6%)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 계열사는 각각 또 다른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다. 예컨대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20.0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 회장이 ㈜SK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인 것. 때문에 최 회장이 주식을 매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만 최 회장이 위자료 등으로 지급해야 할 1조3828억원을 주식 매도 외에 다른 방식으로 마련한다면, SK그룹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는 있다. 노 관장이 주식 분할을 요구한 1심 때와는 달리 항소심에선 현금 정산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2019년 노 관장은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식 50%를 요구했는데 이번 항소심에서 주식 대신 현금 2조원을 분할 재산으로 요구했다. 노 관장도 1심 판결 직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내가 요구한 것은 재산 분할이지 회사 분할이 아니다”고 말했다.
신재민 기자
문제는 최 회장이 1조3828억원의 현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다. 크게 주식담보대출, 보유 주식 매도, 부동산 매각 등이 거론된다. 가장 유력한 방법은 최 회장의 보유 주식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현금을 빌리는 주식담보대출인데 최 회장은 약 3000억원 정도 대출을 받은 상태다.

현재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 가치는 30일 종가(15만8100원)를 기준으로 약 2조505억원 수준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개 주식담보대출의 한도는 시세 대비 50~60%로, 최 회장은 최대 1조2303억원까지 주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9000억원 정도 추가 대출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주식담보대출을 활용할 경우 이자 부담은 감수해야 한다. 현재 주식담보대출 이자는 연 6~10% 수준이다. 예컨대 1조원의 주식담보대출을 받는다면 한 달 이자만 최소 50억원이다.

비상장사인 SK실트론 지분(29.4%)을 매각하는 방법도 있다. 최 회장은 2017년 ㈜SK가 LG에서 실트론을 인수할 당시 개인적으로 지분을 인수했다. 인수 당시 최 회장 몫의 지분 가치는 2600억원 정도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 재판 과정에서 3배인 7500억원으로 인정됐다. 이런 방법을 활용하고도 부족한 금액은 부동산 등 다른 자산을 매각해 마련해야 한다.

최 회장은 변호인단을 통해 대법원 상고 의사를 밝혔다. 최 회장의 변호인단은 이날 선고 이후 “항소심 재판부는 이미 결론을 정해놓은 듯 그간 편향적이고 독단적으로 재판을 진행했다”며 “아무런 증거도 없이 편견과 예단에 기반해 기업의 역사와 미래를 흔드는 판결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6공(共) 비자금 유입 및 각종 유무형의 혜택은 전혀 입증된 바 없으며 오로지 모호한 추측만을 근거로 이루어진 판단이라 전혀 납득할 수가 없고 상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반드시 바로잡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현주.최선을(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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