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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소액주주 헐값 축출 첫 제동…“최대주주가 손해배상하라”

정부가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주주보호 정책을 장려하는 가운데, 최대주주가 소액주주를 축출하는 이른바 ‘스퀴즈아웃(Squeeze Out)’ 관행에 법원이 첫 제동을 걸었다. 소액주주를 강제로 내보내기 위해 자진 상장폐지, 주식병합 등의 방법을 동원하는 건 투자자의 장기 투자를 저해하는 대표적인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3일 생고뱅코리아홀딩스(옛 한국유리공업) 소액주주 15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2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피고 생고뱅은 소액주주 주식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법원 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소액주주는 적정 가격에 밑도는 대가를 받아, 손해를 입었다”고 판시했다. 그동안 국내 자본시장에선 축출된 소액주주가 최대주주를 상대로 소송을 건 사례는 있었지만, 법원이 손해배상을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1호 유리 제조업체 생고뱅코리아홀딩스는 현재 LG계열 LX글라스에 사업 대부분을 매각하고 자동차용 유리 제조업 정도만 영위한다.

김주원 기자
스퀴즈아웃은 지배주주가 소액주주를 내보내고 100% 자회사를 만들려는 과정에서 주로 일어난다. 회사 지배를 효율화하기 위한 경영 목적에서 실행하기도 하지만, 현금성 자산이 많은 회사가 배당금을 독식하려고 악용하는 경우도 있다.

생고뱅 사례처럼 주식 병합과 단주(1주 미만의 주식) 처리 과정을 거치는 것도 스퀴즈아웃의 한 방식이다. 가령 발행주식이 1만주인 회사가 100대1 비율로 주식을 병합해 100주로 만들면, 기존 주식을 99주 이하로 가졌던 소액주주는 병합 이후엔 온전히 1주의 주식도 갖지 못한다. 1주도 구성하지 못한 단주는 상법상 강제로 매각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지난 2015년 상장폐지된 울트라건설은 회생절차 과정에서 호반산업에 인수됐다. 새 최대주주가 된 호반산업은 경영 개선을 위해 발행주식 1만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자본금을 줄여 누적 손실을 보전하는 조치)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1만주 미만의 주식을 보유한 소액주주는 강제 축출됐다. 소액주주는 즉각 소송했지만,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최근엔 에누리닷컴, 다나와 등을 운영하는 커넥트웨이브(코스닥) 소액주주들이 주주게시판 등을 통해 반발하고 있다. 커넥트웨이브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 중인 최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지난달 29일부터 상폐 요건(지분율 95% 이상)을 맞추기 위해 소액주주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소액주주들은 “제 값을 치르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도년(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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