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는 영원하다? 금값 치솟는데 다이아값 하락, 왜
국제다이아몬드거래소(IDEX)에 따르면 30일 기준 다이아몬드 가격지수는 105.94로 1년 전(123.46)에 비해 약 14% 내렸다. 지난 2022년 3월 사상 최고치인 158.69(2021년=100)과 비교하면 30% 이상 하락한 수치다. 반면 중국에서의 수요 급증, 안전자산 선호 등의 영향으로 금값은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30일 기준 트로이 온스(T.oz)당 금 가격은 2333.8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약 20% 올랐다.
공급 측면에서 다이아몬드 가격을 끌어내린 건 ‘랩그로운(Laboratory Grown) 다이아몬드’의 등장이다. 랩 다이아몬드는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다이아몬드로, 가격은 천연 다이아몬드의 5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성분·굴절률·경도 등 물리·화학적 특성이 천연 다이아몬드와 큰 차이가 없다. 중상급 기준 천연 다이아몬드는 1캐럿에 1500만원 수준이지만 랩 다이아몬드는 약 300만원 정도다. 또 천연 다이아몬드 채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파괴, 노동 착취 등 윤리적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랩 다이아몬드 전문 브랜드인 알로드는 “5월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500% 늘었다”고 밝혔다. 랩 다이아몬드 시장 규모는 지난해 80억달러(11조원) 규모에서 2030년엔 499억달러(68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결혼반지를 포기하거나 결혼 자체를 포기하는 연인들이 늘어난 것이 다이아몬드 수요를 감소시켰다는 주장도 있다. 또 코로나19 시기 외부 활동에 제한을 받던 사람들이 명품이나 보석에 소비하다가 코로나19가 잦아든 이후 여가 활동에 집중하면서 다이아몬드 수요가 감소, 가격이 내려갔다는 해석도 나온다.
랩 다이아몬드 인기와 소비자 수요 감소 등의 여파로 세계적인 영국의 다이아몬드 회사 ‘드비어스(De Beers)’는 매각 위기에 놓여 있다. 이코노미스트 보도에 따르면 한때 전 세계 다이아몬드 생산량의 90%를 유통할 정도로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드비어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분의 1 이상 감소하며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포브스는 “인공 다이아몬드가 인기를 끌 동안 천연 다이아몬드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들은 전통적인 다이아몬드의 수요 악화,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으로 흔들리고 있다”고 짚었다.
이아미(lee.ah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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