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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물∙GPS교란∙미사일 한꺼번에 공세…김정은, 위성 실패 히스테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 18일 서부지구 포병부대 초대형방사포 사격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오물 풍선’을 남쪽으로 대량 날려 보낸 데 이어 30일에는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 미사일 10여 발을 발사하며 연일 도발을 이어갔다.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전파 송출도 이날 새벽까지 이어졌다. 앞서 군사 정찰위성 발사 실패로 체면을 구긴 북한이 국면 전환을 노리는 동시에 이례적으로 많은 단거리 미사일을 쏴 한국의 방공망의 허점을 노릴 수 있다는 과시성 무력시위를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6시 14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비행체 10여 발을 포착했다”며 “미사일은 350여㎞를 날아가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국내 전문가들의 반응을 종합하면 이번 발사체는 북한이 600㎜ 초대형 방사포(KN-25)일 가능성이 크다. 군 역시 10여 발의 비행 항적이 유사하게 포착돼 단일 제원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3월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부지구 포병 사격을 현지 지도했다고 소개하며 초대형 방사포 부대의 일제 사격을 공개했다. 이동식발사대(TEL)에서 6발의 초대형 방사포가 동시에 발사되는 장면이었다. 4월 22일에도 "핵반격가상종합전술훈련을 실시했다"며 초대형 방사포 4발의 일제 사격 장면을 공개했다. 직접적으로 수도권을 겨냥한 것인데, 이번에도 이런 식의 무력 시위를 벌인 것일 수 있다.



北, 오물 풍선·GPS·미사일 섞어 쏘기 예행 연습
북한이 지난 28일 밤부터 내려보낸 ‘오물 풍선’이 29일 전국 곳곳에서 발견됐다. 이날 경기도 용인의 밭에서 발견된 풍선. 뉴스1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10여 발을 한꺼번에 퍼부은 것도 이례적이다. 통상 그간의 단거리 미사일 도발은 2~6발 수준이었다. 28~29일 오물 풍선 수백 개를 남쪽으로 보낸 데 데 이어 미사일 도발에서도 ‘물량 공세’에 나선 셈이다. 군사 도발에 테러 요소를 섞는 건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을 통해 두드러지고 있는 ‘하이브리드전’의 전형적인 방식이다. 오물 풍선으로 심리적 동요를 유발하고, 단거리 미사일로 우리 군의 방공망을 노린 셈이다.

앞서 북한이 28일 오후 11시쯤 투척하기 시작한 오물 풍선은 29일 오후 4시까지 계속됐다. 서울정부청사를 비롯한 전국 도심지와 민가, 학교 등에 떨어져 시민들의 불안을 야기했다. 북한은 이전에도 대남 전단 풍선을 종종 날려보내곤 했지만 하루 만에 수 백개를 밀어낸 건 처음이었다. 북한은 29~30일 남측을 향한 GPS 교란 전파도 네 차례에 걸쳐 발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 "위성 발사 실패 국면 전환용"
북한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8일 창립 60주년을 맞은 국방과학원 방문 연설에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이 지난 27일 정찰위성 2호기를 발사했지만 1단 추진체 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실패했다고 밝힌 내용을 29일 북한 주민들이 시청하는 조선중앙TV로 보도했다. 연합뉴스
군은 이를 위성 발사 실패에 대한 내부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대남 공세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한 시도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합참 관계자는 “북한 주장 군사 정찰위성이 실패한 것과 관련, 북한의 내부적인 갈등 사항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28일 국방과학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위성 발사의 실패를 인정했다. "이번 발사는 1계단(단계) 발동기(엔진)의 비정상으로 인한 '자폭체계'에 의해 실패했다"면서다. 이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논리를 내세우며 개발을 더욱 독려했지만, 스스로 제시한 중대 국방 과업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라 내부적 타격은 작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골몰하느라 경제난이 극심해지며 민심 이반이 우려되는 가운데 비난의 화살을 다른 곳으로 돌릴 필요가 있었던 셈이다. 또 김정은은 27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를 노려 이날 심야에 위성을 발사해 3국 간 협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려 했지만, 2분 만에 공중폭발한 데다 오히려 북·중 간 균열만 부각되자 보다 직접적이고 단순명료한 대남 공세로 선택지를 변경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실제 김정은은 북한 위성 발사에 대응한 군 당국의 공중 타격 훈련을 문제삼으며 “히스테리적 광기”, “용서 못할 불장난” 등으로 맹비난했다. 이어 “압도적인 단호한 행동으로써 자위권의 행사는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오물 풍선과 단거리 미사일 등으로 공언한 행동에 나선 셈이다. 추가 도발 가능성도 제기되는 이유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전날(1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의 시험발사를 지휘했다고 19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김 총비서가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 대답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김 총비서의 딸이 현장에 동행해 발사를 참관한 사실도 공개했다. 북한이 김 총비서의 자녀를 대외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스1

합참이 발사 지점을 평양의 ‘순안’으로 특정한 부분도 눈 여겨 볼만 하다. 북한이 접적 지역이 아니라 평양 순안비행장 등 일부러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미사일을 쐈다는 의미가 될 수 있어서다. 2022년 11월 김정은이 딸 주애를 처음 공개한 곳이 순안비행장이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이곳 활주로에서 발사했다. 같은 해 1월에도 이곳에서 TEL을 이용해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쏘기도 했다.

전직 군 관계자는 "순안에서 십여 발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건 다분히 주민 선전을 겨냥한 행보"라며 "위성 발사가 어그러지면서 대남용으로는 오물 풍선, 내부용으로는 단거리 미사일을 꺼내 들며 시선 돌리기를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이근평.김자명(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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