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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필향만리’] 丘之禱 久矣(구지도 구의)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공자가 병에 걸렸다. 제자 자로(子路)가 기도를 하자고 했다. 그러자 공자는 “병을 낫게 해달라고 기도한 사례가 있는가?”하고 물었다. 자로가 “옛 제문(祭文)에 하늘과 땅의 신에게 빌었다는 말이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공자는 “기실, 나의 기도는 오래되었다”고 말했다. 기도란 평소 선하게 살도록 도와달라고 빎으로써 신의 가호를 받는 것이지, 병이 난 후에야 부랴부랴 병을 낫게 해달라고 비는 게 아니라고 공자는 생각했다. 공자는 ‘선하게 살게 해 달라’는 기도는 진즉부터 해왔다는 뜻으로 “나의 기도는 오래되었다”고 말한 것이다.

丘:언덕 구, 공자의 이름 구, 禱:빌 도, 久:오래 구. 나(공자)의 기도는 오래되었다. 23x64㎝.
중국 속담에 ‘평시불소향, 임시포불각(平時不燒香, 臨時抱佛脚)’이라는 말이 있다. “평소에는 향을 피우지도 않다가 일을 당하면 부처님 다리 붙잡고 사정한다”는 뜻이다. 일을 당해서야 부랴부랴 하는 기도는 진정한 기도가 아니다. 자연이나 사람을 상대로 차마 해서는 안 될 짓을 안 하는 게 선하게 사는 것이고, 차마 못 할 짓을 혹시라도 저지르지 않게 해달라고 하늘을 향해 늘 비는 게 진정한 기도이다. 공자는 이런 기도를 진즉부터 해 온 것이다. 오늘날 국민을 갈라치기 하며 마이크에 대고 죽일 듯이 소리 지르는 일부 종파의 기도가 과연 기도일까.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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