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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구리 몸값 폭등…ETF 괴리율 10% 육박 “투자주의보”

인공지능(AI) 붐으로 구리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에 구리 값이 치솟으면서 최근 구리 실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의 괴리율이 10%대까지 높아졌다. 구리 품귀 현상에 구리의 실제 가치보다 10% 정도 비싼 가격에 ETF가 거래됐다는 의미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앵글로아메리칸社의 칠레 구리 광산 시설. 로이터-연합뉴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유일의 구리 실물 ETF인 ‘TIGER 구리실물’은 지난 20일부터 28일까지 7거래일 연속으로 괴리율이 2%를 초과했다. 특히 22일에는 괴리율이 11.4%까지 올랐고, 27일에도 9.74%를 기록하는 등 지난 주 내내 7% 이상 괴리율을 보였다.

괴리율은 ETF가 따르는 기초지수의 순자산가치(NAV)와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 간의 차이를 뜻하는 지표다. 괴리율이 0보다 크면 자산가치보다 가격이 고평가됐다는 의미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해외 자산을 담은 ETF의 괴리율이 2%를 넘을 경우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구리 가격은 최근 급등세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구리값은 올해 3월까지만 해도 1t당 8000달러 대에 거래됐지만, 지난달부터 급등해 이달 20일에는 사상 최고치인 1만857달러까지 올랐고, 28일엔 1만331달러(호가 기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TIGER 구리실물 ETF 가격도 3월 1만원대에서 지난 22일 1만5025원까지 올랐다.



정근영 디자이너
국내 구리실물 ETF는 미국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GSCI 구리 현금 지수를 기초지수로 한다. 기초지수와 국내 ETF의 가격 사이 괴리율이 커진 것은 구리 선물 가격의 움직임 때문이다. 미국 증시가 마감되면 기초지수는 고정되는데, 국내 증시 거래 시간 동 선물 가격이 반영돼 ETF 가격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도선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매니저는 “최근 구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가격이 고평가됐고, 투기적 매수세까지 나타나면서 선물 가격이 뛰어올랐다”며 “다만 구리 값이 다소 떨어지면서 28일 괴리율은 2.4%로 안정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구리 수요와 가격은 앞으로 더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P글로벌은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 구리 수요가 현재 연간 2500만t에서 2035년엔 5000만t으로 향후 10년 동안 두 배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AI 열풍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확대에도 전력 기기인 구리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헤지펀드 매니저 피에르 안두랑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기차, 태양광, 풍력 발전, 데이터센터 등 전세계의 전기화로 1t당 구리 가격이 4년 뒤엔 4만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너무 많이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구리 투자는 낙관적이지만, 최근 가격 급등세는 과열로 본다”며 “t당 9000~1만1000달러 사이에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선물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 구리실물 ETF의 괴리율은 다시 치솟을 수 있다. 이도선 매니저는 “실시간 괴리율을 확인하면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윤서(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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