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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스토리] 자체 브랜드 중소 제조사 적극 지원 … 5년간 1조2000억원 투자

쿠팡

품질·공정관리 컨설팅 등 지원
배송·마케팅·고객 응대도 전담
고물가 속에 소비자가 크게 낮춰

쿠팡이 자체 브랜드(PB) 중소 제조사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 및 지원으로 다양한 PB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쿠팡]
쿠팡은 고객이 양질의 신선식품을 새벽에 배송받을 수 있도록 로켓프레시를 운영하고 있다.
전북 부안군에서 젓갈을 만드는 ‘곰소천년의젓갈영어조합법인’은 지난 2019년 쿠팡의 자체 브랜드(PB) 제조 자회사 씨피엘비(CPLB)를 만나기 전까진 직원 4명의 영세업체였다. 그런 이들에게 새로운 성장의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은 바로 쿠팡이었다. 2019년 탐사 브랜드에 자사 상품을 납품하면서 매출은 2018년 5억원에서 지난해 5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후 대기업의 러브콜이 줄을 이었고, 지금은 농협·홈플러스·롯데마트 등에 젓갈을 납품하고 있다. 박진성 조합법인 대표는 “쿠팡 납품을 계기로 젓갈 품질과 사업장의 생산 능력이 크게 뛰었고, 회사는 터닝포인트를 맞게 됐다”고 말했다.



공정개선에 스마트팩토리 도입
쿠팡이 PB 중소 제조사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 및 지원으로 다양한 PB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대기업 제품 대비 30~40% 저렴한 가격으로 크게 주목을 받으면서 중소 제조사들의 판로 역시 대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씨피엘비는 곰곰(식료품), 코멧(공산품), 비타할로 등 10개가 넘는 PB상품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전체 PB상품의 90%를 중소 제조사에서 만드는데, 현재 550곳에 이른다. 업체 수는 2019년 말과 비교해 3배 이상 급증했다. 이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20%가량 늘어났다. 이는 성장이 뒷걸음질 치고 있는 국내 일반 중소기업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우리금융연구소가 비금융 상장 중소기업 650개사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마이너스 1.5% 역성장했다.

유통업계에선 쿠팡 PB상품 중소 제조사들의 성장 비결로 쿠팡의 철저한 품질관리와 투자를 꼽는다. 중소 파트너업체에 R&D 투자를 확대해 고품질 상품을 만든 점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사업장 제조 공정 개선은 물론 1~2인 가구 맞춤형 상품 개발, 최첨단 시설 투자 지원 등으로 반품·파손을 줄이고 품질은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이다.

곰소천년의젓갈영어조합법인 역시 씨피엘비과 손잡고 기존의 ‘재래식 공정’을 탈피했다. 최근 스마트팩토리 프로그램을 도입해 생산 방식을 자동화하고 품질을 개선했다. 박진성 대표는 “쿠팡을 통해 설비 재투자가 가능해지면서 작은 건어물업체에서 어엿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며 “부적합 상품은 물론 수량 등을 철저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산품 분야에선 이 같은 ‘품질 컨설팅’이 더욱 활발하다. 업계 관계자는 “배송 중 휴지통이 파손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뚜껑을 휴지통 안에 넣어 포장하는 포장법, 직접 만드는 DIY(Do it yourself) 인테리어 소품·가구의 경우 부품 누락을 막는 공정관리 컨설팅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애드웰스 김풍승 대표는 “쿠팡과 지속적인 연구와 품질개선 과정을 통해 위생·이물관리 절차가 크게 개선되면서 매출이 2022년 40억원에서 지난해 60억원으로 상승했다”며 “이 덕분에 현재 롯데백화점과 홈쇼핑 등 대기업으로 판로도 확대됐다”고 말했다.

쿠팡은 지난 5년간 PB 중소 제조사에 1조2000억원을 투자했다. 쿠팡 측은 “중소 제조사들의 품질개선과 판매 지원에 크게 투자하면서 고물가 상황에서 PB상품의 소비자가를 크게 낮춰왔다”며 “웬만한 제조업체의 R&D 투자에 못지않은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팬데믹 기간처럼 공급보다 수요가 큰 특수상황에선 큰 손실을 보기도 했다. 당시 대기업 등 인기 브랜드 마스크 가격은 개당 1만원 이상으로 폭등했는데, 쿠팡은 마스크 소비자가를 1000원 전후로 동결해 50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쿠팡에 따르면 지난해 씨피엘비의 매출 대비 원가율은 86.6%로 쿠팡의 지난해 매출 원가율(74.6%)보다 12% 포인트 이상 높다. PB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투자하는 원가 비용이 비싸다는 뜻이다.

쿠팡은 또한 식료품 및 생필품 분야 중소기업의 경쟁 활로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쿠팡 탐사에 납품 중인 큐원 관계자는 “벽지만 만들던 회사가 쿠팡을 통해 성장하면서 매트 등 다양한 신제품 개발도 가능한 기업으로 변모했다”고 말했다.

전국 30개 지역에 100개 이상 물류망을 운영 중인 쿠팡은 중소 제조사들의 배송과 마케팅, 고객 응대를 전담한다. 전체 중소 제조사의 80%는 서울 외곽에 있지만, 전국으로 판로 확대가 가능하다.

품질 개선한 중소 제조사들 수출도 늘어
품질을 크게 개선한 중소 제조사들은 최근 수출도 늘리고 있다. 케이에프한국자연농산이 만든 양배추즙, 호박즙 등 쿠팡 PB상품 10종은 최근 국내는 물론 대만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케이에프한국자연농산 김용학 대표는 “쿠팡을 통해 R&D와 설비 등 상품 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고객의 눈높이를 꾸준히 맞추면서 가격 대비 상품 퀄리티를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쿠팡의 PB 매출이 확대될수록 중소 제조사들의 성장 폭도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알디(78%), 미국 트레이더 조(59%), 미국 코스트코(34%) 등 글로벌 유통체인의 PB상품 비중은 국내 주요 편의점과 대형마트(20~30%), 쿠팡(5%) 등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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