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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라파 지상전 본격화…반대목소리 낮춘 바이든 곤혹

민간인대피 진전 ㅡ속 공개반대 자제하던 터에 난민촌 폭격 참사 유대인-친팔레스타인 표심 두루 의식한 줄타기 행보 시험대

이스라엘 라파 지상전 본격화…반대목소리 낮춘 바이든 곤혹
민간인대피 진전 ㅡ속 공개반대 자제하던 터에 난민촌 폭격 참사
유대인-친팔레스타인 표심 두루 의식한 줄타기 행보 시험대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이스라엘이 미국의 우려와 반대 속에 미뤄온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의 지상전을 본격화함에 따라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는 곤혹스럽게 됐다.
11월 미 대선 표심에도 영향을 주게 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해 미묘한 '줄타기'를 이어온 바이든 대통령의 대중동 정책이 또 한차례 결정적인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로이터 통신은 28일(현지시간) 목격자를 인용해 다수의 이스라엘군 탱크가 라파 중심가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라파에서의 대규모 지상전은 한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그어 놓은 '레드라인'이나 다름없었다. 한때 140만 명 이상의 가자지구 피난민들이 대피중이던 라파에서 민간인 보호 대책 없는 대규모 지상전은 반대한다고 미국 정부는 한동안 분명히 밝혀왔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8일 CNN 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라파에 대한 대규모 공격에 나설 경우 공격 무기와 포탄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직접 경고한 바 있다.
그랬던 미국은 최근 라파의 민간인들이 상당수 대피한 상황에서 라파 지상전에 대한 입장을 누그러뜨렸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통계상 최근 3주간 약 100만명의 민간인이 라파에서 대피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미국 군사·안보 당국자들 입에서 점점 라파 지상전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잦아들었던 것이다.
지난 22일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은 한 대담에서 '이스라엘의 라파 군사작전이 안전하고 책임 있게 이뤄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보고에 따르면 많은 민간인이 라파에서 빠져나왔다"고 답했다.
같은 날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이스라엘 측으로부터 라파 민간인 피해를 고려해가며 군사 목표를 달성할 계획에 대해 브리핑 받았다고 소개하며 "우리는 여기서 어떤 일이 펼쳐질지 봐야 한다. 이스라엘 정부와 계속 긴밀히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미국이 라파 문제와 관련한 '레드라인'을 뒤로 물린 듯한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라파 공세의 고삐를 당겼는데, 이스라엘의 26일 라파 난민촌 폭격으로 민간인 최소 45명이 숨지고 249명이 목숨을 잃은 참사가 발생하면서 미국은 당혹스럽게 됐다.
라파 지상전에 대한 미국 정부의 변화된 기류가 감지되던 상황에서 라파에서 이뤄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중대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미국도 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 것이다. 앞으로 이스라엘의 지상전 본격 전개 과정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민간인들의 피해가 늘어날 경우 미국은 더욱 어려운 입장이 될 수 있다.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원·지지하되, 11월 대선을 앞두고 표출된 지지층 내부의 반발 속에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도 곁들여온 바이든 행정부의 줄타기 행보도 위태로운 형국이다.
민간인 피해 최소화를 강조하면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은 계속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이스라엘 정책은 중요한 선거 자금 공급원인 유대계와, 경합주 승부에 영향을 주는 이슬람계의 표심을 두루 의식한 것으로 보이지만 '갈 지(之) 자' 행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근래 미국 대학가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퍼지는 동안 홀로코스트의 비극을 만든 반유대주의에 대한 경계심을 강조했지만 지지층 내부의 이견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대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반발과 연결된 '지지후보 없음' 표가 잦아들지 않고 있는 것이 지지층 내부의 분열을 말해준다.
지난 2월 경선이 치러진, 대표적 대선 경합주인 미시간주, 3월 경선이 실시된 신흥 대선 격전지로 꼽히는 미네소타주에서 '지지후보 없음' 표는 각각 13%와 19%에 달했고, 21일 켄터키주 경선에서도 약 18%에 이르렀다.
일단 백악관은 라파 지상전과 관련, 이스라엘의 대하마스 공격 권리를 인정하되, 민간인 피해 방지를 강조하는 원론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27일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공격할 권리가 있다"며 "하지만 우리가 분명히 해왔듯이 이스라엘은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의 라파 난민촌 폭격에 대해 모종의 '페널티'를 부과할지 주목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일 미국 시민을 포함한 7명의 구호단체 직원 사망으로 연결된 이스라엘군의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차량 오폭 사건 직후 이스라엘 측에 민간인 보호 등을 강화하지 않으면 정책을 전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이달초 라파 지상전 반대 목소리를 높이며 고폭발성 탄약(high payload munitions) 1회분 수송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조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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