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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탈레반 공식 인정할 듯…푸틴 "관계구축 필요"

"21세기 초까지 탈레반이 테러조직, 지금은 미국이 테러 공범"

러, 탈레반 공식 인정할 듯…푸틴 "관계구축 필요"
"21세기 초까지 탈레반이 테러조직, 지금은 미국이 테러 공범"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탈레반을 자국에서 금지된 테러리스트 명단에서 삭제하고 합법적 정부로 인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방문 일정을 마치면서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탈레반과 관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외무부와 법무부로부터 탈레반을 러시아 금지단체 목록에서 제거할 수 있다는 의견을 보고받았다.
그가 승인하면 러시아는 탈레반을 정부로 공식 인정하게 된다.
2021년 미군이 철수하는 과정에서 20년 만에 아프간 정권을 장악한 탈레반은 아직 국제 사회에서 공인받지 못하고 있다.


다만 지난 1월 중국이 주중국 아프가니스탄 대사의 신임장을 받으면서 사실상 탈레반 정권을 승인했다. 카자흐스탄은 지난해 말 탈레반을 자국 금지 조직 목록에서 제거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의 실제 권력"이라며 금지된 테러단체 목록에서 삭제하려는 계획은 '객관적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테러리스트 목록에도 탈레반 조직 전체가 아닌 관련된 개인 12∼15명이 포함됐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탈레반을 공인하는 문제가 서방의 태도 변화와 관련 있다고 주장한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타스 통신에 "21세기 초까지만 해도 탈레반은 테러리스트, 미국은 극단주의에 맞서 싸우는 파트너라고 믿었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미국은 우크라이나 정권을 지원하며 '테러리스트의 공범'이 됐으며 러시아에 하이브리드 전쟁을 선포했다고 주장했다.
탈레반과 협력이 오히려 '테러와의 전쟁' 일환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러시아의 아프간 문제 담당 대통령 특사인 자미르 카불로프 외무부 제2아주국장은 로시야-24 방송에 "러시아는 대테러 전쟁에서 탈레반과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제 테러조직을 더욱 성공적으로 진압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탈레반이 아프간에 자리 잡은 이슬람국가(IS)를 진압하고 제거할 실질적인 잠재력이 있으며 많은 성과도 냈다는 점을 들었다.
러시아에서 테러조직으로 분류된 IS는 지난 3월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와도 연관이 있다. 당시 IS의 분파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이 테러 배후를 자처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테러 배후에 있을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ISIS-K의 책임을 부인하는 건 아니다.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은 지난 24일 ISIS-K가 테러를 조율했으며 우크라이나도 직접 개입했다고 밝혔다.
탈레반 대표단은 다음 달 5∼8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참가를 시작으로 러시아와 관계를 적극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러시아는 탈레반을 공인함으로써 서방의 제재로 판로가 막힌 석유 제품의 수출길을 넓히려는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은 러시아의 움직임을 환영하고 있다. 카타르 도하 소재 탈레반 정치사무소의 수하일 샤힌 소장은 스푸트니크 통신에 "우리는 이웃, 지역, 세계 국가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원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사회과학연구소의 세르게이 데미덴코 부교수는 이즈베스티야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동방으로 관심을 전향하고 주변에서 동맹 커뮤니티를 형성하려는 시도와 관련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탈레반이 여전히 중동 극단주의 조직과 접촉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에서 테러리스트 지위에서 내려오고 공식적으로 인정받기까지 상당한 저항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최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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