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스벅 등 '다회용컵' 사라진다…"물류·인건비 부담 커"
1000원 컵, 반납 후 돈 돌려받는 시스템
제주도는 29일 “지역에서 쓰이는 다회용컵을 공급하고 수거·세척·재공급을 맡아온 ‘행복커넥트’가 이 사업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행복커넥트는 SK행복나눔재단이 출연한 사회적 기업이다. 이 회사는 다회용컵 순환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다회용컵(친환경 플라스틱 용기)은 70회 정도 사용한 뒤 다른 용품으로 재활용한다. 제주 시내에서 가동되던 다회용컵 세척 시설인 ‘행복커넥트 에코제주센터’에선 직원 24명이 근무했다. 하루 약 8000개~1만개 컵을 매장에서 받아와 세척하고 다시 매장으로 배달해 왔다.
행복커넥트 관계자는 “물류비와 인건비 등 재정 부담 때문에 사업 유지가 힘들어 지난달 말부터 세척공장 가동을 멈췄고, 모아둔 컵을 육지로 보내고 있다”며 “8
월 3일까지 컵 수거 장비를 매장에서 빼고, 그 이후 반환되는 컵은 해당 매장 카운터 등을 통해 현금 등으로 바꿔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 등 50곳서 사라져...우도는 유지
제주에서 다회용컵 보증금제를 하는 매장은 모두 62곳이다. 이 중 다회용컵이 사라지는 것은 제주도 내 커피전문점 등 주로 음료를 파는 50곳이다. 스타벅스가 30곳으로 가장 많다. 제주도에 있는 모든 스타벅스 매장은 이 제도를 시행했다고 한다. 나머지 20곳은 제주도청과 제주도의회 등 관공서와 공공장소 내 카페 등이다. 다만 제주도 부속섬 '우도' 안 에 있는 카페 등 12곳에선 다회용컵 보증금제가 그대로 유지된다. 우도에 따로 세척 시설을 갖췄기 때문이다.
행복커넥트가 사업을 중단함에 따라 제주에선 연간 약 400만개의 일회용 컵이 더 쓰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제주 62개 다회용컵 매장서 사용된 다회용컵은 399만 7000여개다. 우도에서 사용하는 다회용컵(2만여개)을 제외하더라도 397만개가 넘는다.
300원 일회용컵 보증금제 매장으로 전환
“민간 사업이라 철회 막기는 어려워”
제주도 관계자는 “국비로 세척시설을 만든 우도에선 다회용컵 사용이 그대로 이어진다”며 “민간에서 다회용컵 사업을 주도했기 때문에 사업 철회를 막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충일(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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