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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기다리던 AMD, 삼성전자 3나노 손짓…절대강자 균열?

CES 개막을 하루 앞둔 2023년 1월 4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 주 베네시안 엑스포에서 리사 수 AMD 회장 최고경영자(CEO)가 개막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절대강자’ TSMC의 독주 체제이던 첨단 공정 경쟁에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 팹리스(설계전문) AMD가 TSMC 고객사 중 처음으로 자사의 주력 칩 생산 파트너를 삼성전자로 바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다. 삼성전자와 TSMC는 지난해 테스트 성격이 강했던 3나노미터(㎚·1㎚=10억분의 1m) 1세대 공정을 넘어 올해 주력이 될 2세대 공정을 띄우며 수주 전쟁에 돌입했다.

리사 수 '3나노 GAA' 언급에 업계 뒤집혔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서니베일에 위치한 AMD 본사. AP=연합뉴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21일(현지시간) 벨기에 안트베르펜에서 열린 IMEC 기술포럼(ITF)에서 자사 칩의 전력 효율과 성능을 높일 핵심 기술로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법을 콕 집어 언급했다. GAA는 기존 반도체 업계에서 사용했던 핀펫 방식보다 성능은 높이고 전력 효율은 개선한 고난도 제조 신기술이다.

현재 3나노 공정에 GAA를 쓰는 곳은 전 세계에서 삼성전자 뿐이다. TSMC와 미국 인텔은 다음 단계인 2나노 공정에서부터 GAA를 적용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도체 업계 일각에서는 “AMD가 차세대 CPU(중앙처리장치) 생산에 삼성 파운드리를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AMD는 전 세계 CPU·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에서 각각 인텔과 엔비디아에 이은 2위다. 최근에는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는 AI 칩 시장에도 진출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21일(현지시간) 벨기에 안트베르펜에서 열린 IMEC 기술포럼(ITF)에서 자사 칩의 전력 효율과 성능을 높일 핵심 기술로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법을 지목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3나노 공정에 GAA를 쓰는 곳은 삼성전자뿐이다. 사진 AMD
AMD가 실제 생산 물량 일부를 삼성으로 돌린다면 파운드리 시장 내 파장이 적지 않을 수 있다. 애플·엔비디아·AMD·퀄컴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5나노 이하 공정 물량을 독차지한 TSMC 체제에 균열이 생긴단 의미라서다. AMD는 TSMC의 상위 10개 고객사 중 하나다.

포화상태 TSMC…기다리다 지친 기업들
김영희 디자이너
앞서 삼성과 AMD 간 동맹설은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AMD는 이미 자사 AI 칩에 삼성의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쓰고 있어 양사 협력의 가능성도 큰 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애플이 TSMC의 3나노 라인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그외 고객사들의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다리다 못한 AMD가 삼성에 손을 내민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AMD는 최근까지도 4나노급 공정에서 협력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삼성전자와 AMD는 이에 대해 “현재 확정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다. AMD는 다음달 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컴퓨텍스 2024’에서 주력 제품인 CPU를 포함한 신제품 계획을 공개한다.

이에 대해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삼성 파운드리가 최근 수주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AMD의 차세대 CPU 칩셋 중 프로세서 코어가 아닌, 다른 특정 부분을 삼성이 맡아 생산하는 방향으로 결정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 3나노 실력 시험대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이 지난해 6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을 양산 라인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지만 아직 주요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했다. 당시 삼성의 3나노 1세대 공정으로는 CPU·모바일 AP 등 주요 제품을 만들기 어려워 ‘반쪽짜리 공정’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에 삼성은 최근 3나노 공정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총력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3나노 2세대 공정 제품도 첫 양산을 시작했다. 오는 7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 워치7 시리즈에 탑재되는 ‘엑시노스 W1000’ 칩이다. 전작 대비 성능과 전력 효율이 20% 개선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어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갤럭시S25 시리즈용 ‘엑시노스 2500’이 3나노 2세대 공정에서 하반기 출격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개선된 3나노 공정의 경쟁력을 입증한다면 엔비디아·퀄컴 등 다른 고객사들도 포화상태에 이른 TSMC를 이탈해 삼성에 일부 물량을 맡길 수 있다”면서 “올해 파운드리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 말했다.



이희권(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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