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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세자∙초짜' 연일 한동훈 때리기…홍준표는 계획이 있었다? [정치 who&why]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이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하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발언이 심상치 않다. 4·10총선 직후 ‘문재인의 사냥개’부터 시작해 최근 ‘폐세자’ ‘초짜’ ‘총선 말아먹은 애’까지 거친 표현 일색이다. 홍 시장은 27일엔 “총선 참패 책임자를 다시 불러들이는 건 레밍(lemming·나그네쥐)주의”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도전을 지지하는 움직임을 우두머리 쥐를 따라 벼랑 끝으로 몸을 던지는 맹목적인 레밍에 빗대어 비판한 것이다.

그런데 한 전 위원장의 움직임은 홍 시장의 주장과는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패배 책임론에 진로가 불투명했던 한 전 위원장은 최근 당권 도전을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 친한계 의원은 통화에서 “한 전 위원장이 몸만들기에 들어갔다”며 “지지자와 당의 요청이 있으면 출마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일각에선 홍 시장의 ‘한동훈 때리기’가 출마 명분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한 전 위원장이 불출마하면 마치 총선 책임을 인정하는 것처럼 돼 버렸다”며 “만약 출마한다면 8할은 홍 시장이 역할한 것”이라고 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이달 초까지만 해도 당에선 “홍 시장이 너무 성정(性情)대로 한다” “총기(聰氣)를 잃은 거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때릴수록 커진다”는 건 정가에서 통하는 정설인데 홍 시장이 비판에 몰두하면서 잠재적 경쟁자에게 득이 될 일을 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색다른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홍 시장이 철저한 계획 하에 한 전 위원장과 친한계를 도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전 위원장을 다시 현실 정치 무대에 끌어들여 흠집을 내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근거는 다음과 같다.

①총선 패배 책임론 부각이다.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당장 경쟁자들이 면전에서 ‘책임 있는 사람이 왜 나왔느냐’는 공세에 시달릴 수 있다는 거다. 달변가 면모의 한 전 위원장으로선 어떤 답변을 하건, ‘책임론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②대표가 되더라도 한 전 위원장을 기다리는 건 192석 범야권의 포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 조국혁신당은 ‘한동훈 특검법’ 등 으름장을 놓고 있다. “범야권이 친 거미줄을 헤쳐나가기에는 국민의힘의 108석도 너무 적고, 한 전 위원장의 정치경력도 부족하다”(당직자)는 평가가 나온다. 나경원 당선인도 27일 토론회에서 “대표 자리는 리스크가 너무 높은 반면 특별히 얻을 수 없는 자리”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③뇌관은 대통령과의 관계다. 윤 대통령과 두 차례 갈등을 빚은 한 전 위원장은 총선 직후에도 윤 대통령의 오찬 초청을 거절했다. ‘반윤’을 표방해 ‘윤·한 갈등’도 더 깊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결국 한 전 위원장이 재등판해 설사 당 대표가 돼도 홍 시장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는 게 홍 시장 주변의 시각이다. 특히 2021년 대선 경선에서 민심에서 이기고, 당심에서 밀려 패배했던 홍 시장으로선 친윤 주자로 거듭나면 차기 대선 경선에서 당심을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28일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홍 시장은 “대통령을 보호하지 못하고 지리멸렬하면 대통령이 중대결심을 할 것”(26일)이라며 연일 윤 대통령 옹위에 나서고 있다.

홍 시장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홍준표 대 한동훈’ 일대일 구도라는 관측도 있다. 홍 시장과 가까운 인사는 “최근 행보는 차기 대선 경선을 위한 전략적 포석 성격이 강하다”며 “전당대회 국면에서도 한 전 위원장을 계속해서 때릴 것”이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잠재적 경쟁자인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끼어들 틈을 만들지 않기 위한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효성(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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