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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책 주도권 잃고 허둥지둥…국민의힘 여당 맞는가

추경호(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금개혁 고삐 죈 야당에 “넋 놓고 당해” 자조
정책 혼선도 심각, 안이함과 태만 되돌아 봐야
연금개혁 등의 민생 이슈를 야당이 이끌고, 정작 이를 주도해야 할 여당은 끌려가는 모양새가 되풀이되고 있다. 공매도 문제를 놓고도 엇박자가 나오는 등 여권의 정책 혼선이 심각한 수준이다. 국민의힘이 집권 여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그럴 만한 능력은 되는지 의구심을 버릴 수 없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어제 회의에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한 뭉텅이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오는 22대 국회에서 진짜 연금개혁이 추진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했다. 기초연금과의 통합 등 구조개혁에 앞서 보험료율이나 소득대체율 같은 모수만 손봐선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나흘 전 ‘연금개혁 21대 국회 처리’ 제안에 이어 ‘소득대체율 44% 양보안’으로 연이어 선수를 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여당 주장은) 연금개혁을 하지 말자는 소리와 마찬가지”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정부·여당의 역사적 결단으로 남을 수 있는 연금개혁을 야당이 서두르고, 여당은 어깃장을 놓는 이상한 상황의 연속이다. 여당의 구조·모수 동반개혁 주장이 힘을 얻으려면 일정과 방법, 실행 계획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지도, 전략도 없었다는 흔적밖에는 안 된다. 무엇보다 야당 제안이 미심쩍다는 이유로 시급한 개혁을 늦춘다면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여당 일각에선 “넋 놓고 있다가 당한 것”이라는 한탄이 나온다고 한다. “첫 단추라도 끼워야 하는 것 아닌가”(나경원 당선인), “안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신지호 전 의원)며 전향적 접근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잇따른다.

국민의힘은 채 상병 특검법도 법리를 따지고 눈치만 보다 수세에 몰렸다. 지난 주말 야권의 서울역 앞 집회에는 보수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해병 군복 차림의 전역자가 다수 참가했다고 한다. 여당 의원 5명이 특검법에 찬성 입장을 밝히는 등 내부 균열도 생겼다. 전세사기특별법 제정이나 종합부동산세 폐지 등의 이슈도 야당이 논쟁을 주도하다시피 한다.



해외직구 정책 혼선은 공매도로 번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6월 중 일부 재개’ 언급에 대통령실이 “개인적 욕심”이라고 엇박자를 낸 것이다. 시스템 구축에 최소 10개월이 필요하다고도 한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발표한 금지 시한은 6월까지였다. 공매도 금지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아 외국인 투자 확대를 위해선 재개가 필요하다. 보완책 마련에 7개월이라는 시간은 충분했다. 이제 와서 ‘시스템 마련’ 운운한다면 여태 무엇을 하고 있었다는 말인가. 여기서도 여당의 쓴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시중엔 국민의힘이 ‘여의도 야당’이라는 우스개가 나돈다. 안이한 모습이 반복되면 국민은 진짜 어느 쪽이 여당이고, 야당인지 헷갈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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