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 유행 지면 끝?…"케첩 봐라, 소스는 남는다"
K푸드의 저변을 넓힐 대표 주자는 ‘소스’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소스를 우리나라의 수출 일등공신인 반도체에 비유한다. 그는 “반도체를 수출하면 그걸 또 다른 회사가 사서 완제품 안에 집어넣어 완성하지 않느냐”며 “K푸드의 반도체는 식재료로 쓰일 수 있는 소스”라고 말했다.
불닭·핫소스 등 '매운맛' 소스 진출
삼양 불닭 소스는 미국, 중국, 일본 등 44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지난해 이 회사 소스 매출은 전년 대비 31% 증가한 381억원으로, 이 중 42%(161억원)가 수출액이다. 올해 1분기 삼양 미국법인 매출(5650만 달러)의 대부분은 면류 매출(5350만 달러)지만 소스 매출(160만 달러)도 직전 분기 대비 33%(40만 달러) 늘었다.
소스를 해외에서 먼저 출시한 기업도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미래 성장사업 키워드 중 하나로 ‘소스’를 꼽고 지난 1월 미국 아마존에 K1 핫소스 3종을 출시했다.
간장·고추장 등 전통장류로 현지 레시피 노려
샘표는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세계 최초 요리과학연구소 알리시아와 장의 활용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해 고추장의 매운맛은 줄이고, 짠맛은 낮췄다. 또 유기농·글루텐프리 제품으로도 개발했다. 샘표의 고추장 매출은 연평균 25%씩 성장하고 있다. 미국에는 연두 컬리너리 스튜디오를 열어 연두·고추장·김치앳홈(양념) 등을 활용한 요리수업을 진행한다.
대상은 김치, 김, 간편식에 이어 소스를 글로벌 4대 전략 제품으로 정했다. 지난해 미국, 영국, 중국 등 40여개 국가에 소스를 수출했다.전체 수출액(약 580억원)으로 2018년(약 320억원)보다 77% 성장했다. 걸쭉한 고추장은 서구 식단에 맞춰 농도를 묽게 하고, 용기를 튜브형으로 바꿨다. 샐러드처럼 김치를 만들도록 김치 양념을 ‘DIY 김치 페이스트’로 출시하거나 빵에 발라먹도록 스프레드 타입으로 판매한다. 문정훈 교수는 “우리나라 소스가 해외에서 그들의 방식으로 소비되는 성공이 필요하다”며 “동양의 감칠맛을 올릴 때 일본의 기꼬망 간장을 떠올리듯 K소스도 그 정도 파급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마존이 만든 고추장도 팔린다
이수정(lee.sujeong1@joongang.co.kr)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