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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기 창조인상] 가짜뉴스·범죄 분석하는 데이터 과학자

과학기술 부문
차미영
‘액셔너블(actionable) 기초과학’. 차미영(44) 기초과학연구원(IBS) CI단장 겸 KAIST 교수가 자신의 연구분야를 정의한 표현이다. 차 교수 연구의 바탕은 전산학이라는 기초과학이지만, 연구 결과가 사회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는 측면 때문이다. 그의 연구 대상은 허위 정보와 빈곤, 재난 탐지와 같은 사회 이슈다. 이 같은 문제를 분석하는 도구가 전산학과 인공지능(AI)이라는 그의 전공 분야다. 사회 현상과 그 변화의 분석은 최근까지 사회학자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정보기술(IT)의 발달로 데이터가 넘쳐나고 복잡해지면서 기존 사회학적 도구와 방법론으로 분석하는 데 한계가 뚜렷해졌다. 이 때문에 사회학자들은 컴퓨터를 이용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법을 쓰기 시작했다. 차 교수는 사회학자가 아닌 전산학 전공 학자라는 입장에서 AI를 이용해 연구 방법의 변화를 꾀한 드문 경우다.

‘액셔너블 기초과학’ 연구의 대표적 성과 중에는 그간 세계관세기구(WCO)와 함께 진행한 ‘바꾸다(BACUDA) 프로젝트’가 있다. 차 교수는 면세 범위 초과 물품과 위장반입, 원산지 조작 등 세관에서 벌어지는 불법 행위를 빈틈없이 적발하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나이지리아 세관에서 차 교수의 알고리즘을 시범 도입한 결과, 기존 통관 방법 대비 40배 이상 효율적으로 세관 사기를 적발할 수 있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위성영상 빅데이터 분석도 차 교수의 연구 분야다. 북한 등 빈곤국의 경제지표를 위성사진 속 6㎢ 단위에서 상세 추정하는 기술을 선보였고, 도심 녹지면적과 시민의 행복도 사이의 상관관계 분석 결과는 유니세프(국제연합아동기금) 보고서에 소개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세계 각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석을 통해 가짜뉴스가 여러 나라에서 같은 내용으로 재생산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루머를 앞선 팩트(Facts before Rumors)’ 국제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업적을 인정받아 지난해 말 세계적 기초과학연구소인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단장에 한국인 최초로 선임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차 교수는 IBS 박사후연구원 및 박사과정 학생 15명과 함께 팀을 꾸려 막스플랑크연구소로 간다.



차 교수는 “벌써부터 저를 통해 국제 공동연구를 하자는 제의가 많이 들어온다”며 “앞으로 한국과 독일 간 국제협력 연구를 위한 가교 역할을 본격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차 교수의 박사 지도교수였던 문수복 KAIST 전산학부 교수는 “차 교수는 전산학이란 학문이 사회 현상과 그 데이터를 다루는 데 아주 유용하고 이를 통해 융합학문으로서 인류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며 “제자이지만 기존 학문을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나가고 있는 자랑스러운 학문적 동지”라고 말했다.

차미영 기초과학연구원 CI연구단장 KAIST 교수
◦ 1979년생
◦ KAIST 전산학과 학·석·박사
◦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박사후연구원
◦ KAIST 교수(2010~)
◦ 페이스북 초빙교수(2015~2016)
◦ 기초과학연구원 수리 및 계산과학연구단 CI단장(2009~)
◦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단장(2023. 12~)

홍진기 창조인상은 대한민국 건국과 산업 발전기에 정부·기업·언론 분야에서 창조적인 삶을 실천하는 데 힘을 쏟았던 고(故) 유민(維民) 홍진기 중앙일보 회장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2010년 제정됐다. 열다섯 번째 영예를 안은 올해 수상자들은 시대를 선도하는 혁신적인 창의성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힘과 긍지를 세계에 떨치고 새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는 김명자 KAIST 이사장, 권오경 한양대 석좌교수, 유욱준 한림과학기술한림원장, 김은미 서울대 교수, 주완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이건용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이 맡았다. 김명자 심사위원장은 “돋보이는 창의성과 혁신성으로 우리 사회에 비전을 제시하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젊은 세대 리더를 발굴하면서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유민(維民) 홍진기(1917~86)한국 최초 민간 방송인 동양방송(TBC)을 설립하고 중앙일보를 창간해 한국의 대표 언론으로 키웠다.




최준호(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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