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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2단계 협상 재개…尹 "中, 평화 보루 역할 해달라"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중국 2인자인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에게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평화의 보루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차 한ㆍ일ㆍ중 정상회의’ 서울 개최를 계기로 가진 회담에서 “북한이 핵 개발을 지속하는 등 유엔안보리를 지속적으로 위반하는 상황”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리 총리는 2015년 당시 리커창(李克强) 총리 방한 이후 9년 만에 한국을 찾은 중국의 최고위급 인사다. 윤 대통령은 리 총리에게 한ㆍ중 협력의 필요성을 잇달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최근 양국 간에 다양한 분야에서 장관급 대화가 재개되고 지방 정부 간 교류도 활성화되고 있다”며 “양국이 앞으로도 계속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서로 존중하며 공동이익을 추구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언급하며 “지난 30여년간 한중 양국이 여러 난관을 함께 극복하며 서로 발전과 성장에 기여해 왔듯이 오늘날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도 양국 간 협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중국 측은 한국 측과 함께 노력해 서로에게 믿음직한 좋은 이웃, 또한 서로가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파트너로 되고 싶다”며 “양국 수교 30여년 역사를 돌이켜보면 양국 관계는 신속한 발전을 이룩했고, 특히 경제ㆍ무역 분야에서 풍부한 성과를 거두어 양국 인민에게 커다란 혜택을 가져다주었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소중한 경험을 함께 소중히 여기고 오래도록 견지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가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한ㆍ중 외교ㆍ안보 대화’를 신설하고, 다음달 중순에 첫 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외교부와 국방부가 참여하는 ‘2+2’ 대화 협의체로 외교부에서는 차관이, 국방부에서는 국장급 관료가 참석한다. 안보 대화체 출범을 계기로 그간 양국이 구축했으니 유명무실했던 다른 외교ㆍ안보 대화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한ㆍ중 반관반민 1.5트랙 전략대화, 2021년 11월 화상회의 후 중단된 한ㆍ중 외교차관전략대화도 하반기부터 다시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제 분야에서도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이 안심하고 기업활동을 펼 수 있게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경제, 투자 지원 정책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하자 리 총리는 “법치에 기반한 시장화를 계속 추진하겠다. 국제화를 더욱 높여 나가겠다”고 화답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양국은 한ㆍ중 FTA(자유무역협정) 2단계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김 차장은 “한ㆍ중 FTA는 2015년 12월 발효됐는데, 그동안 추진된 상품교역 분야의 시장 개방을 넘어 앞으로는 서비스 분야, 특히 문화ㆍ관광ㆍ법률 분야에 이르기까지 교류와 개방을 확대하는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공급망 분야에서는 한국 산업부와 중국 상무부 간 대화체인 ‘한ㆍ중 수출 통제 대화체’를 출범키로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 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상대국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조처를 하기 전에 관련 내용을 통보하고 협의하자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동시에 양국은 13년째 중단된 산업부와 상무부 간 장관급 협의체인 한ㆍ중 투자협력위원회도 재개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중국 지린성에서 제1차 회의를 한 한ㆍ중경제협력교류회 2차 회의를 하반기 중 열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리창 중국 총리와의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회ㆍ문화 분야와 관련해 양국은 “다양성을 보장하면서 교류를 넓혀가고, 창의적인 문화 콘텐트가 생산되고 경제효과를 자아내는 방식으로 사회 분화 교류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마약이나 불법도박, 사기 등과 관련한 초국경 범죄 대응을 위해 양국 경찰 기관 간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이나 윤 대통령의 방중에 대해선 구체적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27일 한ㆍ일ㆍ중 정상회의 후 채택될 공동 선언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문구가 포함될 것이 유력한 가운데 3국은 표현 수위와 강도를 놓고 협의를 이어갔다.




현일훈(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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