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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김정숙 여사 수사 달렸다…이르면 오늘 檢간부인사

이르면 27일 검찰 중간 간부 인사 이후 전·현직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김정숙 여사 관련 사건 수사가 변곡점을 맞을지 주목된다. 검찰 안팎에선 수사를 실질적으로 지휘·담당하는 차장·부장검사가 누구로 바뀌느냐에 따라 수사 속도와 향방도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2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희망을 그리는 아이들: 우크라이나 아동 그림전'에 참석해 아이들과 메시지를 보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명품백·도이치 의혹…김건희 수사… 어디까지 왔나
법무부는 지난 24일 검찰인사위원회(인사위)를 열고 고검 검사급(차·부장검사) 인사를 논의했다. 지난 13일 중앙지검장과 휘하의 1·2·3·4차장을 포함한 39명의 대검 검사급(고검장·검사장) 인사를 단행한 지 20여 일 만의 후속 인사다. 이번 주초 인사 발표를 하고 공식 부임일은 6월 3일로 예상된다.

단연 관심사는 서울중앙지검 수사 상황이다. 1차장 산하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4차장 산하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인사위가 “조직 안정 및 업무 연속성을 고려해 전진 인사는 가급적 최소화한다”고 밝힌 만큼 이목이 집중된 김 여사 수사팀 부장들은 유임될 가능성이 있다.

명품백 수수 의혹은 2022년 9월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에게 300만원 상당 디올 가방을 주면서 몰래 촬영한 영상을 지난해 11월 서울의소리가 보도하고, 12월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가 윤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해 수사가 시작됐다. 별다른 진척이 없다가 지난 2일 이원석 검찰총장이 중앙지검에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검찰은 최 목사(13일), 백 대표(20일)를 잇달아 소환해 소환 대상은 김 여사밖에 남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백 가방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명품백보다 예민한 사건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이다.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3년간 권오수 당시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임직원이 주가 조작을 한 혐의에 김 여사도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인 2020년 4월 김 여사에 대한 고발이 접수되며 수사가 시작됐고 4년간 한차례 서면조사가 이뤄졌다.

검찰은 2022년 12월 권오수 전 회장을 구속기소했고, 1심 법원이 지난해 2월 권 전 회장에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억원을 선고하면서 김 여사 명의 계좌 3개가 시세조종에 쓰였다고 판단했다. 이에 야당을 중심으로 김 여사 수사 촉구가 빗발쳤지만, 검찰은 “권 전 회장 항소심 결과를 지켜본 후 수사방향을 결정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권 전 회장 등 2심은 오는 7월 재판 절차를 마치고 8월께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반부패수사2부장 교체 여부와 관계없이 당장은 김 여사 수사가 속도를 낼 가능성은 적다. 다만 권 전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받을 경우, 김 여사 소환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올 가능성이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창수 지검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성역 없는 엄정 대응’은 도이치 사건이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김정숙·문다혜 등 文 일가 수사도 급물살 가능성
김정숙 여사 등 문재인 전 대통령 일가와 관련된 수사도 이번 인사에 따라 진행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중앙지검 형사1부는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호화 출장 의혹을 맡고 있다. 2018년 11월, 3박 4일간 단독으로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인도를 방문한 과정에서 횡령·배임·직권남용을 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12월 고발됐다.

그간 수사 진척이 없다가 문 전 대통령이 지난 17일 낸 회고록에서 “영부인의 첫 단독 외교”라고 쓰면서 다시 불이 붙었다. “인도 모디 총리가 허황후 기념공원 개장 때 꼭 다시 와달라고 초청했다. (중략) 고사했더니 ‘그렇다면 아내를 대신 보내달라’고 초청해 아내가 나 대신으로 개장행사에 참석했다”라고 쓴 대목 때문이었다. 이에 외교부가 “인도 측은 당초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초청했는데 우리 측에서 영부인이 함께 방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히면서 ‘셀프 초청’ 논란까지 번졌다.

2018년 11월 7일(현지시간) 김정숙 여사가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 아그라의 타지마할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타지마할은 무굴 제국의 황제 샤 자한이 자신이 총애하였던 부인 뭄타즈 마할을 기리기 위한 묘지로 22년간 지은 건축물로서 아름다운 건축 양식을 자랑한다. 신 7대 불가사의로 지정된 타지마할은 198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중앙지검 1차장과 형사1부장 등 수사 라인이 재정비되면 수사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형사1부에는 김 여사가 과거 청와대 여성 경호관으로부터 1년 이상 수영 강습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고발된 사건도 배당돼 있다. 수장인 이창수 지검장은 전주지검장,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재임 때 굵직한 야권 수사를 다수 지휘한 전력이 있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승학)의 ‘문 전 대통령 전 사위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채용 비리 및 자녀 이주 지원 의혹’ 사건도 중간 간부 인사 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최근 수사팀은 문 전 대통령 딸이자 서씨의 전처인 다혜씨의 태국 이주 과정 중 석연찮은 금전 거래 현황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여사의 단골 의상실 디자이너 딸이 출국 금지됐고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전 행정관 A씨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현재 야당 당직자인 A씨는 2018년 6~7월 문 전 대통령 딸 다혜씨 가족의 태국 이주를 도왔다고 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딸 다혜(오른쪽)씨. 사진은 2017년 5월 8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제19대 대통령 선거 마지막 유세에서 다혜씨와 손자로부터 카네이션을 선물받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뉴시스
법조계 관계자는 “4·10 총선 참패 후 용산이 검찰 고위 간부 물갈이로 시그널을 줬고, 이번 인사는 그 마무리 단계”라며 “새 진용이 완성되면 지금까지의 수사와는 확실히 다른 수사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고 타깃은 야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야권 수사만 드라이브를 걸 경우 민심 역풍이 날 수 있고, 외려 검찰이 여권 수사를 본격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전망했다.



김준영(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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