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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독일보다 더 낫네"…한국 수출 '반도체 쏠림'의 진실

지난 9일 경기 평택항 야적장. 수출을 앞둔 제품들이 컨테이너에 담긴 채 쌓여 있다. 뉴스1
한국 수출의 ‘반도체 쏠림’ 현상이 반도체 라이벌 국가인 대만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주요 경쟁국인 일본이나 독일 등과 비교해도 한국의 수출 품목 포트폴리오는 균형 잡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중앙일보가 국제무역센터(ITC) 국가별 무역통계(HS 6단위 기준)와 한국무역협회 수출통계(MTI 기준) 등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지난해 수출 6332억 달러 중 반도체가 986억 달러로 15.6%를 차지하며 반도체 쏠림이 분명했다.

하지만 비교 대상을 한국의 경쟁국으로 한정하면 정도가 심하진 않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가장 강력한 경쟁국인 대만은 지난해 반도체 수출 비중이 43.2%(1868억 달러)에 달했다. 한국보 약 3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한국 수출의 특징이 반도체 쏠림이라면 대만은 ‘반도체 올인(all in)’인 셈이다.
차준홍 기자

한국의 특정 품목 쏠림 현상도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었다. 우선 일본을 보면 지난해 자동차의 수출 비중이 17.2%로 ‘자동차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한국의 반도체 쏠림(15.6%)보다 1.6%포인트 높았다. 다른 경쟁국인 독일은 ‘일반기계 쏠림’(16.8%)이, 이탈리아도 일반기계 쏠림(18.3%)이 심했다.



다만 프랑스는 한국보다 특정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낮았다. 지난해 프랑스의 1위 수출 품목인 일반기계 비중은 12.3%에 그쳤다. 한국 반도체 비중(15.6%)보다 3.3%포인트 낮다.

지난해 한국의 수출 실적을 보면 반도체에 이어 자동차(11.2%), 일반기계(8.5%), 석유제품(8.2%), 석유화학(7.3%) 철강(5.6%), 자동차부품(3.6%), 선박(3.4%), 디스플레이(2.9%), 무선통신(2.4%) 순으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조익노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은 “한국 수출은 경쟁국들과 비교해 품목 포트폴리오가 다채로운 게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2차전지 생산이 대부분 국내에서 이뤄지고 그대로 수출 실적으로 잡혔다면 한국의 반도체 쏠림은 지금보다 완화된 수치를 보였으리라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지난해 2차전지 수출 실적은 98억3000만 달러로 비중이 1.6%였는데, 해외생산 비중이 90%를 넘어 해당 생산분은 수출 실적에서 제외돼 있다.
김경진 기자

그럼에도 절대적인 반도체 쏠림을 완화할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반도체는 세계 경기 변동에 특히 민감한 품목이다. 반도체의 한국 경제 기여도가 큰 만큼, 반도체 시장이 침체하면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이 커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호황일 경우에는 반도체 착시에 가려 다른 산업의 경쟁력 실상을 제대로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반도체는 경기 흐름에 민감하기 때문에 수출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다른 품목 수출을 더욱 독려해야 한다”며 “일반기계나 자동차 등 다른 품목 쏠림보다 반도체 쏠림이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단순히 반도체 외 품목의 수출액을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부가가치를 높여 무역수지(수출-수입)까지 개선해야 한다고 장 실장은 강조했다. 한국의 반도체를 제외한 무역수지는 2018년부터 올해(1분기)까지 매년 적자를 나타냈다. 전체 무역수지가 올해 플러스로 전환된 것과 상반된다.

반도체 쏠림뿐만 아니라 수출 대상 국가가 미국과 중국 등으로 편중된 점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해 수출의 대미국·중국 비중은 42%에 달한다. 이날(26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수출 경기 회복력의 강화-하반기 수출 리스크 요인과 전망’ 보고서를 내고 “미국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확산이 가져올 규제 변화와 미·중 갈등 격화에 따른 경제 블록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중(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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