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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6만원?…9월 온다는 ‘필리핀 이모님’ 실효성 논란

외국인 가사도우미 딜레마
정부가 오는 9월 본격 배치하겠다고 밝힌 필리핀 가사관리사(가사도우미)와 관련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당초 월 100만원 수준의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최저임금 적용으로 월 이용료가 206만원으로 오르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어서다.

26일 고용노동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최근 한국에서 일할 가사도우미 선발 절차를 시작했다. 만24~38세 이하 지원자 중 경력·어학 능력·범죄 이력 등을 검증해 선발한다. 7월 말부터 고용허가제(E-9) 비자를 통해 입국한 뒤 4주간의 문화교육을 거쳐 9월부터 내년 2월까지 6개월간 실전 배치된다.

김영옥 기자
외국인 가사·육아도우미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우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사 및 육아 도우미 취업자 수는 2014년 하반기 22만6000명에서 지난해 하반기 10만5000명으로 반 토막 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아이돌봄서비스 평균 대기기간은 1주에서 3개월에 달한다.

공급이 줄다 보니 비용은 상승세다. 지난해 가사도우미 이용료는 전년보다 5.7% 상승했다. 현재 기준 돌봄 서비스 비용은 통근형은 시간당 1만5000원 이상, 입주형은 월 350만~450만원(중국 동포 월 250~350만원) 선이다. 지난달 아이를 낳고 아이돌보미를 고용하고 있는 윤모(29)씨는 “오전 9시~저녁 6시까지 15일간 이용하는 비용이 206만4000원이다. 정부 지원으로 실제로 내는 건 57만원인데 만약 돈을 우리가 다 내야 했다면 엄두를 못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이 급물살을 탄 것도 ‘저렴한 가격’ 때문이었다. 홍콩·싱가포르 모델처럼 월 100만원 수준의 이용료를 내게 해 가계의 돌봄 부담을 덜자는 취지였다. 김현철 홍콩과학기술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7월 열린 토론회에서 “중산층 가정 30대 여성의 중위소득이 320만원인 점을 고려할 때 이용료가 월 100만원 수준이 돼야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콩·싱가포르와 달리 한국이 국제노동기구(ILO)의 ‘차별금지 조약’에 비준한 국가라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ILO 협약 111호에 따르면 인종이나 피부색, 출신국에 따라 고용제도를 구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영옥 기자
결국 정부가 최저임금에 따라 월급을 206만원(주 40시간 근로 시)으로 책정하자 부모들 사이에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불판이 나오고 있다. 4살과 2살 아이를 키우는 권모(32)씨는 “그나마 저렴한 이용료가 메리트라고 생각했는데 그마저도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5살 딸아이를 키우는 조모(35)씨는 “저 정도 가격이면 근로 시간을 조금 줄여 한국인 가사도우미를 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단 시범 도입을 한 뒤 가격을 낮추는 방향을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숙식 제공을 하는 대신 월급을 감액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 부담 완화 방안’ 보고서에서 돌봄서비스업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다만 이런 정부 움직임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크다. 건강돌봄시민행동과 민주노총 등은 “돌봄서비스를 최저임금 차등 적용의 우선 사례로 만드는 것은 우리나라 돌봄정책의 향후 방향에 큰 문제를 발생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12월 아이를 출산할 예정인 김모(33)씨는 “지금도 내국인 시터와 비교하면 100만~150만원 정도 저렴한 것 같다. 아이에게 영어도 가르칠 수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신청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우림(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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