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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주도 '뉴 스페이스 시대' 연다…오늘 사천서 'KASA' 출범 [팩플]

한국판 NASA(미국 항공우주국)를 목표로 하는 우주항공청(KASA)이 27일 출범한다. 민간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new Space) 시대 한국의 우주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27일 우주항공청 출범을 앞두고 경남 사천시 청사에서 현판식이 열렸다. 사진 우주항공청

무슨 일이야
우주청은 그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흩어져 있던 우주항공 분야 정책·조직을 일원화 했다. 우주항공 연구개발부터 산업육성, 국제협력까지 전반을 담당한다. 초대 청장은 윤영빈(61)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가 맡았다.




이게 왜 중요해
‘발사체, 위성’ 우주경제 출사표: 국내 우주산업은 국가가 주도하는 ‘올드 스페이스’에 머물러 있다. 대표 성과인 ‘누리호’ 발사도 가성비를 신경 쓰지 않고 정부 예산을 투입해 성공한 사례다. 우주항공청은 앞으로 민간 업계에 산업 주도권을 넘겨 경제성이 중요한 ‘뉴 스페이스’ 경쟁에 뛰어들 계획이다.



우주경제는 상업·국방용 데이터를 수집하는 인공위성, 로켓을 제작해 우주로 쏘아 올리는 발사체가 중심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우주 선진국도 두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우주항공청도 실무형 조직으로 꾸려졌다. 연구개발을 지휘하는 우주항공임무본부장 밑에 우주수송, 인공위성, 과학탐사, 항공혁신 등 4개 부문장이 있다. ‘재사용 발사체 개발’과 ‘한국형위성항법(GPS) 개발’을 각각 발사체와 위성 관련 핵심 프로그램으로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윤영빈 초대 우주항공청장 내정자는 지난 2일 간담회에서 “기존 정부 주도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과 역할분담을 재정립하겠다”면서 “비용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민간에 어느 사업부터 힘을 실어줘야 할지, 언제 무엇을 누구에게 맡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재민 기자

국제 프로젝트 참여: NASA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처럼 전 세계가 참여하는 대형 미션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전망이다. 그간 우주 관련 정책이 기관마다 나뉘어 국제협력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우주항공청이 총괄한다.

국내 우주 스타트업 관계자는 “그간 NASA와 협력은 국산위성을 싣기만 하는 수준이었다.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개발한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을 활용하는 등 국제 프로젝트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제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2032년 자체 무인 달 착륙선 발사 계획을 세워 놓은 상태다.

메가 프로젝트 발굴: 우주항공청은 개청 실무가 완료되는 대로 약 10개의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한다. 재사용발사체, 해상발사 플랫폼, 초고해상도 위성, 위성정보 인공지능(AI) 등이 거론되고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전문가 30여명이 400개 넘는 우주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국가적 중요도와 산업 성장성을 고려해 최종 프로젝트를 선정한다.

사천, '한국판 툴루즈'로
윤영빈 초대 우주항공청장 내정자가 16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우주항공청은 인구 11만의 중소도시 경남 사천시에 자리를 잡았다. 사천은 자체 공항을 보유하고 있고 국내 유일 항공기 제작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경남으로 범위를 넓히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우주 사업에 뛰어든 대기업과 방산 제조업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사천시가 꼽는 롤모델은 프랑스 툴루즈다. 프랑스 국립우주센터, 나토우주센터, 에어버스 본사가 위치한 세계적인 우주항공 도시다. 툴루즈가 인구, 경제력 규모에서 프랑스 4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천과 격차가 있지만, 수도권과 거리가 멀어도 우주산업 자체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본받을 만한 점이 많다는 평가다.

툴루즈는 국립고등항공우주학교(ISAE), 국립항공대학(ENAC), 툴루즈 대학교 등 우주항공에 특화된 대학이 모여 있다. 관련 산업을 이끌 인재가 끊임없이 나온다는 얘기다. 사천의 경우, 인근에 경상국립대와 국립창원대 등이 있지만 우주항공 전문 인력풀을 더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급 인재들이 머무를 환경 개선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한 민간업체 관계자는 “우주항공청에 합류하고 싶은 인력이 꽤 있었는데 위치가 걸려 포기한 경우가 많았다. 직원에 대한 대우뿐 아니라 자녀들이 다닐 학교, 대중교통 등 전반적인 정주여건이 크게 좋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주항공청 측은 “주말 수도권 통근버스, 이주지원비나 숙소 실비 제공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책을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우주항공 분야 외국 인재를 얼마나 더 영입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과기정통부는 우주항공청 설립 준비 때부터 외국인재 영입에 공을 들여왔다. 존 리 NASA 전 임원이 임무본부장으로 합류했지만, 당초 기대보다는 NASA 출신 숫자가 적다는 평가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단순히 이름값 때문이 아니라 국제적 기관에서 일해 본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적임자를 계속 찾고 있다”고 밝혔다. 존 리 본부장 내정자도 NASA 후배들에게 적극적으로 합류를 권하고 있다고 한다.



김철웅.김한솔(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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