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병원만 갔다하면 수십만원인데…펫보험 가입 1%대인 이유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여객터미널 동편 녹지대에 조성된 펫파크에서 반려견들이 뛰놀고 있다. 뉴스1

직장인 오모(33)씨는 최근 6살짜리 반려견을 위한 펫보험(반려동물보험)을 알아보다가 포기했다. 보험료로 월 9만원 정도 내야 하지만, 정작 보장 범위와 수준이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고민끝에 보험 대신 월 10만원짜리 적금을 택했다. 오씨는 “예를 들어 소형견에 흔한 슬개골 탈구는 수술 시 보장비율이 30%에 그치는 등 실효성을 느끼기 어려웠다”며 “보험 종류는 다양해졌지만, 보장 범위나 혜택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밝혔다.

한국의 반려동물 문화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펫보험 상품은 한층 다양해졌지만, 가입률은 여전히 1%대에 머물고 있다. 반려인들이 아직 보험 가입에 이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서다.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진료비에 대한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보험 비교 서비스 등을 통한 경쟁 유도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韓 넷 중 하나 ‘반려가구’…펫보험 가입률은 1.4%
2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의 ‘반려동물보험 활성화를 위한 선결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펫보험 가입률은 올 3월 기준 10만9088건을 기록했다. 전년(7만1896건) 대비 51.7%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전체 국내 반려동물 수 대비 가입률은 1.4%에 그쳤다.
2022년 기준 한국 반려동물 가구 현황. KB경영연구소 제공.

펫보험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크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2022년 기준 552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5.7%를 차지했다. 특히 반려동물이 없는 가구의 78.7%도 ‘향후 반려동물 양육 의향이 있다’고 밝혀, 그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반려 가구 확대에 맞춰 지난해 기준 11개 보험사에서 펫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고, 개 뿐만 아니라 고양이 전용 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10세까지만 가입 가능…‘年55만원’ 보험료도 장벽
그럼에도 활성화를 막는 걸림돌로 농경연은 ▶낮은 보장 수준 ▶협소한 보장 범위 등을 꼽았다. 현재 판매되는 펫보험은 질병·상해 발생 시 수술비나 입·통원비 부담을 줄여주는 실손의료보험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보장 금액을 연·일 단위로 제한하고, 특히 큰 비용을 필요로 하는 수술비는 보장 횟수를 연 2회 정도로 두는 많은 제약이 걸려있다.

김영희 디자이너

보장 범위도 여전히 좁다. 중성화 수술, 제왕절개, 치과 치료, 예방접종, 점기검진 등 반려동물 치료비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제외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엇보다 본격적으로 병원비 부담이 늘어나는 10세 이후부턴 보험 가입 자체가 안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한 보험사에 펫보험 가입이 가능한 연령대를 문의를 해보니 ‘0세부터 10세까지만 가입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11살 된 반려견을 키우는 이모(30)씨는 “나이가 들수록 보험 필요성이 커지는데, 10살이 넘었다고 아예 받아주지도 않는다고 해서 황당했다”고 말했다.

절대적인 보험료 부담도 크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연평균 펫보험료는 2022년 기준 55만2000원이다. 반려동물 종류와 나이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많게는 월 8만~9만원까지 부담해야 한다. 김수련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40세 남성 기준 월평균 실손보험료가 1만~4만원대에 분해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진료 정보 격차 해소 필요”…표준수가제 재도입 요구도
전문가들은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선 진료 정보 격차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반려동물 진료비 체계는 표준화돼 있지 않은 탓에 예측이 어렵고, 병원마다 비용 편차도 커서 합리적인 보험 설계부터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 아현동의 한 동물병원에 게시된 병원비 진료비 안내물. 정세희 기자

앞서 농식품부는 수의사법을 개정해 올해부터 모든 동물병원은 홈페이지나 접수창구 등에 책자·벽보 형태로 진료비를 소비자에게 안내해야 한다. 하지만, 제도 초기 단계다 보니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 부연구위원은 “제도 도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온라인상에 지역별로 진료비를 사전 공시하는 등 정보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물병원 진료비 표준화(표준수가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웅종 연암대 교수는 “보험사 입장에서도 진료비 기준이 확실해야 적정선에서 보험 수가를 설정할 수 있다”며 “반려가구를 위해 표준수가제 도입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각종 펫보험을 손쉽게 비교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도 있다. 반려인들의 정보 접근성을 높여 보험사 간 상품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현재 카카오페이가 이르면 오는 6월 펫보험 비교·추천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지금은 자기부담률, 가입금액, 보상한도 등에서 보험사간 차별화가 충분하지 않다”며 “비교 분석이 용이하다면 보험료 인하, 보험사 상품 다양화 등 효과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령화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노인 가구가 점점 늘고, 이에 따른 동물 의료비 부담도 점점 커질 것”이라며 “정부와 반려가구, 보험업계, 수의업계 등 4자가 모여 지속가능한 펫보험 확대를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상현(na.sanghyeon@joongang.co.kr)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