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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싱크탱크 대표 "한·중·일 정상회의, 전면적 교류 물꼬 틀 것"

지난 16일 런리보(任力波·46) 궈관즈쿠(國觀智庫·Grand View Institution) 대표가 중앙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한·중 관계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경진 특파원



" “중국 정부는 한반도 위기관리를 위한 중국·한국·미국 간의, 또는 남·북·중국·미국 간의 다자 협의를 지지하고, 참여하려 할 것이다.” "

중국 민간 싱크탱크 궈관즈쿠(國觀智庫·Grand View Institution)의 런리보(任力波·46) 대표는 "중국 외교는 위기를 해결할 때 다자 방식을 중시한다"며 이렇게 내다봤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사의 평양 특파원 출신으로 13년 전 궈관즈쿠를 설립했던 런 대표는 지난해 12월 한국 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을 받아 발간한 연구 보고서에 한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한반도 위기관리를 위한 '소다자 대화 메커니즘'을 제안했다.



런 대표는 한·일·중 정상회의 이후 양국 관계가 개선되면 한·중이 함께 북핵 문제를 공동 관리하는 메커니즘에 대한 논의도 시작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인터뷰는 16일 베이징 궈관즈쿠 사무실에서 진행하고 22일 추가 답변을 받았다.
지난 13일 조태열(오른쪽 두번째) 외교장관이 왕이(왼쪽 두번째) 중국 외교부장과 산책하며 환담하고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 위챗 캡처
중국의 2트랙 싱크탱크인 궈관즈쿠가 지난해 한국국제교류재단 지원으로 수행한 '한·중 안보위기 관리 연구' 보고서 표지. 보고서는 다음 링크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https://www.grandviewcn.com/yanjiubaogao/912.html

Q : 5년 만에 한·일·중 정상회의가 열리는데.
“중·일·한 고위층의 직접 소통은 코로나19, 러시아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 이후 쌓여온 오해와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전면적인 교류의 물꼬를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틀 수 있다고 본다. 안보상 동북아 긴장을 완화하고, 경제적으로는 공급망을 보호하는 협력을 강화한다는 신호다.”


Q : 지난해 ‘한·중 안보위기 관리 연구’를 수행한 이유는.
A : "한반도 핵위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위기를 거치면서 중국 싱크탱크들이 교훈을 제대로 얻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국제 관계가 갈수록 복잡해지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이럴 때일수록 위기관리를 위한 계획과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한·중 간의 많은 위기는 북한 문제로 촉발됐다. 중국과 한국은 북핵 위기를 더욱 연구하면서 양국 관계에 '가드레일'을 세우고, 위기 방지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Q : 한반도 위기관리를 위한 3·4자 대화 메커니즘의 실현 가능성은.
A : "중국의 외교정책은 다자 방식을 통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거나, 위기 해결의 평화적 방식을 찾는 데 중점을 둔다. 참여자들이 모두 대화 의지를 갖는다면 3자, 4자 협의에 중국은 기꺼이 참여를 원할 것이다. 북한·동북아 문제는 현재 북·러 협력으로 한층 복잡해졌다. 남·북, 북·미 관계가 악화하면서 북핵 위기의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미국·한국·일본 모두 중국이 더 많은 역할을 발휘하고 협상을 촉진하기를 희망한다. 올해 북·중 친선의 해를 맞은 중국은 북한과 합리적인 협의를 원한다. 문제는 한·미·일이 참여를 원하는가다. 미국의 전문가는 미·중이 한반도 문제에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펜타닐, 기후변화뿐 아니라 동북아 협력도 미·중 안보 영역에서 중요한 문제다."
지난해 11월 런리보(任力波·46, 왼쪽 세번째) 궈관즈쿠(國觀智庫·Grand View Institution) 대표가 문재인(오른쪽 다섯번째) 전 대통령 접견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궈관즈쿠 위챗 캡처

A : 앞서 한국의 유화정책에도 북한 비핵화는 진전 없었다.
A : "미국의 많은 전문가들은 북·미 간 직접 협상을 '실패'가 아니라 '결렬'로 판단한다. 양 측이 많은 문제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일부 문제에서 합의도 이뤘다. 북한은 미국과 직접 대화를 포기하지 않았다. 만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돌아온다면 북·미가 빨리 대화를 재개할 수도 있다."


Q : 앞서 조태열 외교장관의 중국 방문을 평가하면.
A : "중국 매체나 우리가 파악한 중국 정부 측 반응이나 모두 매우 긍정적이었다. 한·중 관계가 복잡한 상황에서 조 장관이 방중할 수 있게 된 점, 3국 정상회의 준비, 대화의 분위기·주제·성의 등 모든 면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조 장관의 중국 방문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 로드맵과도 일치한다고 본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한·미 동맹 강화, 한·일 관계의 개선, 한·미·일 사이의 협력 강화를 마쳤다. 네 번째 단계가 한·중 관계 개선이다. 한·중은 이사할 수 없는 이웃이다. 이웃 사이가 지나치게 나빠져선 안 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7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JCC)에서 열린 한중 회담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Q : 26일 리창(李强) 중국 총리가 한국을 방문한다. 중국 총리의 방한은 9년 만이다.
A : "현재 중·한 관계, 중·일 관계의 공통점은 국민 여론의 대중 우호도가 낮다는 점이다. 민간 여론이 정부 활동을 막을 정도다. 국가 지도자가 상호 방문해 교류를 촉진하는 활동이 시급하다. 리 총리의 방한으로 최고위층 사이에 중요한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
중국 베이징의 한 아파트 단지에 붙은 K-POP 아이돌 게시물. 런리보 제공

Q : 보고서에서 '한한령'(限韓令, 한국 콘텐트 수입 제한)의 해제를 전망했는데. (※보고서는 '중국의 자국 문화시장 정화·시정 작업 때문에 외국 콘텐트의 진출에 제한이 있다며 정화 작업이 완료되면 다시 진입이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A : "최근 베이징 주택 단지의 광고 게시판, 일부 뉴미디어에 한국 콘텐트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중, 중·일 간 문화 교류도 점차 회복하고 있다. 중국의 문화 산업 발전도 매우 빠르다. 미국 할리우드, 인도 발리우드, 한국의 'K 무비' 등을 받아들여야 중국 국민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
지난 16일 베이징 중심 첸먼(前門) 인근에 위치한 궈관즈쿠(國觀智庫·Grand View Institution) 연구실에서 런리보(任力波·46, 오른쪽) 대표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최근 한·중 관계 등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Q : '중국의 생산능력은 세계의 30%이지만, 소비능력은 10%에 불과하다'는 과잉생산론이 확산하고 있다.
A :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중국의 생산능력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생산능력·기술역량·인재보유 모두 완전한 세계화를 상정해 설계했다. 그런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 세계화됐던 시장이 분할됐다. 현재는 과도기다. 과거에 비하면 중국이 과잉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가 창출할 커다란 시장과 수요를 보면 중국의 생산 능력은 과잉이 아닐 수 있다. 또 미·중 관계, 중국과 유럽 관계가 개선되고, 나아가 중·일, 중·한 관계까지 나아지면 중국의 생산능력은 미국·유럽·일본·한국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될 것이다."


Q : 7월 열릴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 대한 관심이 많다.
A : "중국은 현재 국제적 압력과 국내 압력이 증가하는 '이중 압력'을 받고 있다. 공급 측면의 개혁, 혁신 구조의 조정, 제조업과 금융업 분야 등 기존과 다른 차원의 개방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 면에서는 첨단 기술 산업을 포함해 미래 전략적 신흥산업에 더 중점을 둘 것이다. 미·중 경쟁 프레임 아래에서 지속적인 혁신과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Q : 한국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 "중국과 한국이 갈등과 차이에 머문 채 서로 탓만 하며 관계를 조정하지 못한다면 탈출구는 없다. 모순과 갈등을 뛰어넘어 동북아·아시아·세계적 범위에서 한·중 양국이 어떤 공통의 이익을 갖고 있고, 어떤 공동 행동을 취할 수 있으며, 어떤 공동의 가치를 추출할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양국 정치인들이 지혜를 발휘해 기존의 패턴에서 벗어나 더 큰 범위에서 공통의 이익 공간을 찾아내야 한다. '좁은 운동장, 높은 가드레일'에 가둬서는 안 된다."

☞런리보(任力波·46)=2013년 중국의 신흥 싱크탱크인 궈관즈쿠를 설럽했다. 2년간 신화사 평양 특파원으로 근무했고, 귀국 후 당정 고위지도자에게 보고하는 내부용 소식지 작성 부서에서 근무해 중국의 의사결정 시스템에 밝다. 궈관즈쿠 설립 이후 중국의 해양전략과 일대일로, 주변국 안보, 디지털 거버넌스 등의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신경진(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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