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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더 틀어달라" "기침한다" 민원 빗발…규정 없는 대중교통 실내온도

지하철 9호선 김포공항역에서 승객들이 줄 서 있는 모습. 사진 중앙일보DB
지난 21일 오후 6시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지하철이 잠시 멈추자 내리고 타는 사람들로 뒤엉켜 승객들 사이에서 한숨이 터져 나왔다. 은평구로 퇴근하던 이모(33)씨 얼굴도 땀으로 범벅이 됐다. 참다 못한 이씨는 서울교통공사 지하철 앱을 통해 ‘온도조절’ 민원을 넣었다. 이씨는 “창문이 없어 문도 못 열고 숨이 막혀 고통스러웠다”며 “사람들이 붐비는 출퇴근길이라도 쾌적하게 온도를 유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름철 대중교통에서 벌어지는 ‘온도전쟁’이 시작됐다. 낮 기온이 28도까지 오르는 등 더위가 시작되자 에어컨 온도조절을 두고 승객들 간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윤모(22)씨는 서울 강남으로 가는 광역버스로 퇴근하던 중 에어컨 바람이 너무 세 기사에게 항의했지만, 몇분 지나 다시 에어컨이 켜졌다. 승객들의 각기 다른 요구에 애꿎은 기사들만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마을버스를 운전하는 김모(46)씨는 “어떤 손님은 에어컨을 꺼달라 하고, 누군가는 켜달라고 하면 난감하다”며 “한여름에는 온도를 낮춰달라, 올려달라 미세조정까지 해야한다”고 말했다.

24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하철에 접수된 고객센터 불편민원 114만4889건 중 냉·난방 민원(88만 853건)이 76.9%로 가장 많은 유형을 차지했다. 대중교통 회사들이 가장 많이 받는 요구가 온도 조절 요구인 셈이다. 공사는 여름철 지하철 실내온도 규정을 일반칸 25℃, 약냉방칸 26℃ 이상으로, 겨울철은 18~20℃로 유지하고 있지만 민원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만원 지하철 속 승객들의 체감 온도가 높아 출·퇴근 길에 민원이 가장 많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올라온 온도 관련 민원글

에어컨 민원은 워낙 단골민원이다 보니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2018년 만든 지하철 앱 ‘또타’에 온도조절 카테고리를 만들어 대응하고 있다. 민원신고 버튼을 누르고 지하철 노선, 칸 번호를 입력하면 민원이 접수된다. 일부 승객들은 응급환자 발생시 써야할 비상통화장치를 통해 온도조절을 요구하기도 한다.



문제는 하루에도 수십건이 접수되는 민원을 모두 들어주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환절기에는 ‘춥다’와 ‘덥다’ 민원이 동시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승무원은 냉난방 가동 강도를 높이거나 낮춰 적정온도에 더 빨리 도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며 “환절기에는 외부온도 외에도 승객들 수, 시간대, 개인 컨디션에 따라 같은 느끼는 온도가 달라 공사는 약난방칸을 운영해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스는 실내온도 권고 규정이 없다시피 해 기사들이 더 곤란해하고 있다. 버스 안에서 승객들이 직접 소통하기도 쉬워 버스 기사들은 민원에 정면으로 대응하다 보니 더욱 곤욕을 치를 수밖에 없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민원이 들어오면 최대한 쾌적하게 만들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권고 온도와 현재 실내 온도 등을 안내한다면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사람마다 체감하는 온도가 달라서 모두를 만족시키긴 어렵겠지만, 현재 적정 온도로 관리되고 있다는 사인이 있으면 시민들이 덜 불만을 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조적으로는 승객수에 따라 체감 온도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갖춘다면 상황별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세희(jeong.sae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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